1. 좀처럼 잠에 푹 들지 못한다. 두세번씩 깨기 일쑤고 누군가가 발끝에서부터 쫓아오는 기분에 식은땀을 흘리며 뒤척거린다. 곧게 누워 자던 몸은 새우잠을 자기 일쑤인데 아침에 말린 등을 필 때면 저릿하게 느껴지는 불편함이 곧 하루의 기분이 될 때도 있고.
2. 나의 선택으로 가지게 된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다 내 욕심이었던 걸 여실히 깨달았을 때부터였던 걸까. 무너졌다. 놓아야 할 인연들에 내 시간과 마음을 써가며 질질 끌기도 하고 내가 끌리기도 하고.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내가 잘 산다고 하는데. 나중에는 산처럼 불어버려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나는 또 후회하고. 식은 커피잔만 매만지는 게 나의 일. 겨울을 보내주고 싶지 않은 미련이 벌써부터 생긴다. 헤어지는 모든 것들 앞에서 나는 무력해진다. 잃어버릴 준비와 잘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내 안의 그늘을 등불로 삼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빛으로 사라져서 모든 게 없었던 것처럼 바람을 떠다니고. 가만히 그 마음이 되어 헤아려 보고도 싶은데 지금은 어둠이 장막처럼 깔려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분이다. 사랑이 되어가는 모든 것을 멀리서 지켜볼 수 있는 힘을 마음 안에 쌓아야 한다. 내가 갖지 못하는 것들은 소연히 놔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