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듦에 대하여

수국을 바라보며

by 버미

행복한 하루에 받은 꽃다발이 시들었다.

촉촉함을 머금고 있던 그 수국은 말라 가고 있었다.

바스락 바스락 꽃잎 하나가 내 책상 위로 떨어진다.

그렇게 시들어가고 있었다.


사실 시들어 가는지를 몰랐다.

그 날엔 아주 예뻐서 품 안에서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김없이 하루를 마무리 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나는 어여쁜 수국을 나에게서 가장 잘 보이는 책상 위 선반에 두었다.


다음날은 평범한 하루였다.

수국은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했다.

수국은 시들어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저를 봐주라는 듯이 꽃잎을 하나 둘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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