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는 '오리지널리티'
우리 모두는 오리지널이 되고 싶어한다. 사람이든, 회사든, 제품이든.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되고 싶어 온갖 노력을 한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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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자본주의 사회에서 차별화가 없으면 노답이다. 사람, 회사, 제품 다 마찬가지다. 전세계가 연결됐다. '남들과 같지만, 더 나음'은 무한 경쟁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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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오리지널리티엔 고유한 즐거움이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 나오는, 인간의 상위 욕구랄까. '내 것'을 만들어간다는 즐거움. 이미 번듯한 직장 다니는 사람도, 얘기 들어보면 이런 욕구가 마음속에 다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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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리티-정체성-브랜드.. 뭐라고 표현하든, 자기다움이 있는 사람은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고, 윈윈 게임을 만든다. 끌어당기는 매력과 모종의 질투감이 섞인 묘한 아우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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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리지널리티는 어디서 나올까.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철학을 말하는 챕터가 있다. ⠀
하루키는 오리지널리티는 '나에게 무엇인가를 더해서' 만드는 게 아니라고 한다. 반대로 '불필요한 무언가를 마이너스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자기 표현을 하려고 하면, 머릿속에 너무 많은 선택지와 정보가 있어 충돌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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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만일 당신이 뭔가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그런 본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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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같은 질문으로 시작하면 얘기는 무거워진다. 풋워크는 둔해진다.반면 '추구하지 않는 나'는 나비처럼 가볍다. 하늘하늘 자유롭다. 그 나비를 날려주기만 하면 된다. 그 문맥속에서 사람은 '본모습'을 마주하는 거라고 하루키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