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을 다시 봤다.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를 살리기 위해 남들과 다른 전략을 택하는 빌리 빈.
‘야구는 숫자 가지고 하는 게 아니야.' 수많은 사람의 비웃음만 산다. 팀 코치도 말을 듣지 않는다. 7연패를 하고 바닥을 친다.
그런데 빌리 빈 단장은 오히려 그나마 있던 유망주를 방출해버린다. 배수진을 친다.
모두가 비웃고, 심지어 지금 성과도 안 나오는 자신의 전략에 풀 베팅을 건다. 나라면 못했을 거 같다.
그 장면을 인상 깊게 봐서인가. 요즘 이상하게 이 질문이 자주 떠오른다.
"남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남들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강하게 믿고,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빌리 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을 강하게 믿었다. 그랬기에 빌리 빈은 야유를 받으면서도 힘든 결정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그 믿음이 돈도 없고, 스타도 없는, 오클랜드의 유일한 강점이었다.
10년, 20년이 지나면, 분명히 과거의 믿음과 행동이 우스워 보이는 일이 있다. 바보 같아 보이지만, 그 시절엔 모두 그랬기 때문에 알아차리기는 매우 힘들다.
이건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일이다. 늘 그랬다. 이전 시대 사람들은 후대 사람들이 봤을 땐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을 강력하게 믿었다. 그리고 거기에 반하는 믿음을 말하면 싫어했다.
그렇다면, 사실 지금 나도 그러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내가 지금 강하게 믿고 있는 무엇을 미래의 사람들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