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에 특화한다면 클립스튜디오/포토샵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웹툰 제작 세계에 발을 담그면서 느낀 점인데, 웹툰 제작을 위한 협업 툴을 만들면 잘 될 것 같다. 웹툰계의 구글 독스랄까? 재미 삼아 생각해보는 아이디어.
웹툰 산업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업의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제작/공급 생태계 쪽엔 비효율이나 불편이 크다고 본다.
전문가를 위한 소프트웨어 분야를 보면, 예전에는 엑셀, 포토샵을 이기기 위해 '강력/특화 기능'을 내세웠다. 하지만 구글 독스, 노션, 피그마 같은 요즘 힙한 애들은 좀 다르다.
포커스가 '협업'이다. 웹 기술을 적극 사용해서 브라우저만 있으면 쓸 수 있다. 실시간 동기화와 링크 공유를 지원한다. '협업' 기능으로 치고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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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써본 사람이라면 엑셀 데스크톱 앱보다 성능이나 기능은 딸릴지 몰라도, 협업이 너무 편리하단 걸 느꼈을 거다.
웹툰 쪽은 어떨까? 웹툰 제작 툴은 클립스튜디오 & 포토샵이 널리 쓰인다. 각자 .CLIP 파일이나 .PSD 파일에 작업한다. 이메일, 메신저, 웹하드, 구글드라이브(드롭박스) 등을 통해서 작업 파일을 넘기는 방식으로 대부분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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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독스나 노션에 익숙한 나는 이런 업무 프로세스가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버전 관리와 피드백 주고받기가 너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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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1~2명이 만들면 크게 상관없다. 하지만 콘티, 작화, 채색, 배경, 편집, 번역 등등 수많은 사람이 한 작품에 같이 참여하는 경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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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로컬에 파일 다운받고, 수정해서 올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후반 단계에 초반 단계 작업자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도 번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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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들이 깃 사용하거나, 디자이너가 피그마를 사용하듯이.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주고,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작업할 수 있고, 자동으로 버전 관리가 되는 툴이 있다면 어떨까. 훨씬 더 제작이 유연하고 민첩해지지 않을까?
웹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개인 창작이 대부분이었다. '협업'의 니즈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다.
웹툰 수요 대폭발로 스튜디오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중이다. 개인 창작 시스템이 아닌, 프로세스에 의한 집단 창작 시스템을 추구하는 곳이 늘어난다.
단순 스토리-그림 분업 정도가 아니라, 4~7명의 파트 전문가들이 나눠서 만들어낸다. 제작사들은 어떻게 하면 개인 역량에 의존하지 않는 '제작 프로세스'를 만들어낼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협업에 초점을 둔 툴의 수요는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재미 삼아 이 아이템의 장점을 하나 더 생각해본다면, 지역이 주는 경쟁 우위가 있다.
전통적으로 업무용 소프트웨어(or SaaS)는 글로벌 사업이다. 그러다 보니 소프트웨어 개발의 초강국인 미국회사들이 꽉 잡고 있다. MS, 어도비, 구글독스, 세일즈포스, 슬랙, 노션... 뭐 다 미국 거잖아?
하지만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은 웹툰을 모른다.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웹툰의 본진은 한국이고, 웹툰 제작사가 다 한국에 있으니까. 일본 회사가 만든 클립스튜디오가 만화계를 제패한 이유도 마찬가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