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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막화를 막는, 작가의 꿈

AI 시대에 지켜야 할 인간의 고유한 영역을 찾아서

by 범진

브런치 작가는 각자의 신화를 만든다. 나 역시 지금도 나만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것은 AI로부터 인간의 존엄성을 찾는 이야기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물었다. “앞으로 AI가 인류를 대체할까요?” 연구자로서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반드시 탐구해야 할 책무로 다가온다.


나는 브런치 작가로 매주 ‘AI와 인간을 비교하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인공지능의 본질에 조금씩 다가간다. 인간을 탐구할수록 AI를 이해할 수 있고, AI를 해석할수록 다시 인간의 본질에 다가서게 된다. 나는 AI가 단순히 직업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성격과 감정, 사고방식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치 프랑켄슈타인 속 빅터 박사와 괴물이 서로의 존재를 비춰 보이듯, 인간과 AI는 서로를 통해 본질을 드러낸다. 결국 AI를 연구하는 일은 곧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1. 사막 신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서사의 꿈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한 점술가가 내게 “너는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사막은 나를 규정하는 중요한 단어가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사막은 반복적으로 나의 꿈을 자극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 사막은 인간의 근원적 질문을 담는 공간으로 그려졌고, 나의 목표는 자연스럽게 인간의 중요한 본질을 발견하는 것이 되었다. 점술가의 말을 출발점으로 삼아, 나는 사막 신화를 꿈꾸기 시작했다.


인간의 근원을 찾는 길은 쉽지 않았다. 마치 황폐한 사막을 탐험하는 것과도 같았다. 그때 나는 내가 어떤 목표로 인간을 이해하고, 또 AI를 이해하려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다만 지식을 쌓는 과정이 곧 길이 될 것이라 믿으며 걸어갔다. 그렇게 나는 인공지능 연구라는 세계로 들어섰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을 만드는 법을 연구했다. 초창기에는 개인 블로그에 AI 기술을 소개하거나, AI가 인간성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하며 글을 썼다. 그러다 브런치를 만나 정식 작가가 되었고, 연재를 통해 꿈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지금, 나는 글을 100편 넘게 이어가며 꿈의 완전한 형태를 발견한다.



2. 사막의 별


AI 글을 연재하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탐구하는 부분은 AI로 인해 사라질 인간의 능력이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며 단순한 기능을 넘어 감정과 지식까지 흉내 낸다. 우리는 인류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다 이해하기도 전에, AI를 만들어 스스로의 가치를 희석시켰다. “따라쟁이”인 AI는 인간의 영역 안으로 들어와 우리를 모방한다. 그 결과 인간의 고유 능력은 점차 메마르고, 사막화되어 간다.


지금 나의 사명은 AI 사막에서 생존하는 법을 찾아내어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그것이 작가로서 내가 선택한 이다. 나는 AI가 넘볼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을 발견하고자 노력한다. 글을 쓰며 발견하는 인간의 여러 요소들은 내가 가는 목적지에 대한 지표가 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지식을 기록하며 인류를 이해했듯,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인간의 의미를 정립해 간다.


3. 별을 건네는 일


나는 지금의 브런치 활동이 ‘작가의 꿈’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믿는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운다.


작가로서 나는 AI 사막을 횡단한다. 내가 쓴 글이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AI 시대에 누군가에게 작은 별이 되거나 목을 적셔 줄 오아시스가 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을 위해 AI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로서 나는 나의 길을 이어간다.


ChatGPT Image 2025년 9월 8일 오후 04_08_11.png Illustrated by Alice 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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