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타는 방법
한 사람이 매일 아침 신문을 본다.
자세히 보니 신문에는 한 달 전 날짜가 쓰여 있다.
다음 날도 그는 신문을 보는데,
그날로부터 한 달 전 날짜의 소식을 접한다.
이 얼마나 멍청한 일이란 말인가?
뉴스라는 것은 자고로
현시점을 파악하기 위해서 읽는 거기에
한 달 전 소식 같은 것은 현재 쓸모없다.
AI에 대해서 나오는 수많은 연구들이
지금 이런 상황이다. 매주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내가 읽겠다고 모아둔 연구들은 읽을 가치가 줄어든다.
누군가는 연구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할지 모르겠다.
“진짜 값진 연구는 시간을 타지 않아.
사람들이 결국은 알아줄 거야.”
나는 이 말이 AI 시대에 틀렸다고 생각한다.
값어치가 미래에도 유지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볼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현재의 것을 다 읽으면
과거의 작품도 찾아볼 시간이 남으니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인류가 지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가치 저하의 속도가 증가하였다.
이건 사람들이 더 열심히,
바쁘게 살아서 그런 게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더 많은 지식과 효용을
제공하기에 사람들이 생산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단위시간당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가짜 정보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그 여파로 단순히 정보 양이 늘어난 게 아니라
지식의 가치는 0으로 떨어지고 있고
저작권이라고 부르는 것은 더 쉽게 침해된다.
그리고 이 가속화는 인간의 뇌가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왜냐하면, AI는 지금도 학습하고
성능이 높아지고 있으니까.
서비스는 많아지고, 비용은 감소하고 있으니까.
나는 이 속도를 맞춰서 따라가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 속도를 맞춰서 가니까 불안하다.
그럼에도 흐름을 따라가고
적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생존을 위해서 옳다는 것도 이해한다.
자 이제 속도를 늦춰 보자.
...
...
인간은 분명 적응의 동물이다.
이렇게 빨라지는 것도 적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신의 효율성을 깨닫고
흐름에 압도되기보다 이해하고
자신에 맞춰서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파도에 저항하지 않는 것.
거꾸로 헤엄치거나
몸에 힘을 꽉 주지 않는 것.
긴장을 푸는 것.
AI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높고 빠른 파도에 서핑을 하는 것 같다.
파도가 일렁인다.
다 같이 서핑을 하러 가자.
그리고 쉴 때는 따뜻한 해변 위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시원한 바람을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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