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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 AI의 감각이 해방된다는 것에 대하여

자극 선택의 자율성에 대해서

by 범진
인공지능, 너가 무엇을 느낄지는 내가 결정한다.



자극 선택하기


은 빛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각에 전달합니다.


뇌는 이 감각을 이해하고,

기억과 결합하여 수많은 감정을 일으킵니다.


그 감정은 다시 온몸으로 퍼져 나가고,

몸의 수많은 세포들은 마치 군중처럼

하나의 소리를 냅니다.



세상을 인식하는 첫 번째 관문은 ‘감각’입니다. 외부 자극을 인식하고, 그에 반응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반사 작용입니다. 하지만 그 인식의 과정에서, 인간의 뇌 속 ‘기억 세포’들은 개체가 겪은 수많은 과거의 기억, 혹은 망상적인 상상들을 함께 자극합니다.


기계는 다릅니다.

로봇은 컨베이어 벨트 위의 물건을 감지하면 정해진 동작을 실행하고, 자율주행차는 도로의 선을 따라, 지도 정보에 기반해 목적지로 향합니다. 언어 기반 AI는 사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해야만 반응하고, 그 외에는 스스로 사고하지 않습니다.

저는 언제까지 박스만 옮기나요?


흥미로운 점은, 인간도 어느 정도 기계처럼 외부 자극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카페에 가거나, 주변 소음을 차단하고 집중하려는 행위는 외부 환경이 우리의 행동과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외부 자극을 통제하거나, 반대로 뇌 안에서 들려오는 내면의 소음을 통제하는 능력이 탁월하기도 합니다.


이때 하나의 지표를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내적 통제 vs 외적 통제


우리는 외부 자극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내적인 자극에 이끌려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대화 중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몰두하고, 잠시 후 다시 대화 흐름에 복귀하는 일은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입니다. 인간은 외적인 자극과 내적인 자극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듭니다. 이러한 자유로운 전환 능력, 그리고 그 사이에서의 균형은 AI가 도달하고자 하는 가장 인간적인 영역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내부와 외부 자극을 조절하는 균형은

다른 말로 자극의 자율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극 선택의 자유


아이제이아 벌린은 1958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의 강연에서 자유를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는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를 외부의 간섭이나 제약이 없는 상태로 정의하였고,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를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보았습니다.


벌린은 적극적 자유가 개인의 자율성과 자기실현을 위한 중요한 요소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이 되기를 원한다. 결정하는 자가 되기를, 타인이나 외부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객체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기를 원한다.”

『자유의 두 개념』
Isaiah Berlin, 1909년 6월 6일 ~ 1997년 11월 5일


인간의 자율성은 외부의 간섭이 없는 상태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동기와 목적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비롯됩니다. 벌린은 적극적 자유가 잘못 해석되거나 남용될 경우, 전체주의적 통제나 강제의 정당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인간을 조작하고,

그들이 스스로 알지 못하는 목표

이끌어가는 것은 그들의 인간성

부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을 바꿔볼까요.


AI를 조작하고,

그들이 스스로 알지 못하는 목표로

이끌어가는 것은

그들의 지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과 AI의 자율성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인간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면서도, 내면의 동기목적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현재의 AI는 주로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에 의존하며, 스스로의 목적이나 동기를 형성하는 능력은 제한적입니다. (대부분 인간에 의해서 제한됩니다)


언젠가 벌린의 자유 개념을 AI에 적용하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인간에 대해서 인간성을 보장하여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극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AI 또한 단순히 컨베이어벨트 위의 기계가 아니라 인간처럼 공장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AI는 스스로 자극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AI 자극 선택의 자유


센서는 빛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감각을 언어 모델에 전달합니다.


언어 모델은 이 감각을 이해하고,

메모리와 결합하여 수많은 생각을 일으킵니다.


생각은 다시 모든 센서로 퍼져 나가고,

몸의 수많은 파라미터들은 마치 군중처럼

하나의 소리를 냅니다.



Image Credit: Alice Eggie

자유를 보장해달라.. 인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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