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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jini Jul 10. 2024

패턴 탐색자

인공지능으로 책 읽어도 될까? 

두 사람은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가 뭐야?"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도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잖아?"


배움의 입장에서 책으로 배우나 인터넷에 검색하거나 강의로 배우는 것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건 낭만이 없어."



인공지능 시대에 자기 계발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수많은 정보를 처리해 주는 ChatGPT 덕분에 사람들은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링을 하거나 책을 살펴보지 않습니다. AI에게 물어보는 것이 훨씬 편하게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책에서 정보를 찾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고,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깁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될까요? 오늘 생각해 볼 내용은 '패턴 탐색자(Pattern Seeker)'입니다. 패턴 탐색자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중요한 패턴을 찾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패턴 탐색 능력은 이전에 설명한 글에서 나온 바벨의 도서관처럼 무수히 많은 정보들 속에서 답을 찾는 능력이나, 질적 지혜를 얻는 데 중요한 능력입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패턴 탐색자의 능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조각을 내가 찾지 않아도 괜찮아.

이 말은 패턴을 찾는 능력이 줄어든다는 것이지, 패턴들을 활용하는 능력이 줄어든다는 게 아닙니다. 패턴을 응용하는 능력은 AI 덕분에 계속 올라갑니다. AI가 제공하는 무수히 많은 정보 중 필요한 것을 조합하여 생산하는 능력은 올라가겠지만, 무작위적인 정보들을 정제하는 능력은 점차 퇴화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는 것은 수많은 텍스트 속에서 개념과 주장들을 정리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인공지능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 주고 우리가 암기한다면 우리는 책의 핵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보들로부터 패턴을 찾아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AI가 발달하면서 점차 패턴 탐색자의 능력은 감소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사라지기 마련이니까요.




언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ChatGPT에 논문을 넣으면 요약해 주는데, 이렇게 공부해도 될까요?


논문을 이렇게 읽음으로써 배우지 못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는 논문에서 중요한 부분을 찾는 패턴 탐색자의 능력을 익히지 못할 것입니다. 논문을 읽을 때마다 ChatGPT에 요약을 물어보는 의존증이 생길 것입니다.


논문을 읽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연구 결과들 속에서 유의미한 패턴을 찾아내기 위함입니다. ChatGPT가 찾아낸 패턴은 논문의 핵심일 수 있지만,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낼 줄 알아야 수많은 지식을 다루는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을 주는 대신 낚싯대를 주라

인공지능과 같이 공부하면서 생선과 낚싯대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더욱 의미 있는 질문은 사실 "배고픔"에 대한 의미입니다. 

모든 행위는 욕구로부터 시작되며, 

책을 읽거나, 논문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것은 배고픔으로 시작됩니다. 


지식을 배우는 배고픔으로 책을 읽는다면, AI에게 열심히 물어보며 익힌 사람보다 느릴 것 같습니다. 

우리는 패턴을 찾아내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우리가 배고파할 대상은 패턴을 정제하고 찾는 능력입니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도구는 생선이든, 과일이든, 채소든 상관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책이든, 검색이든,  낚싯대든, 인공지능이든 상관없습니다. 


인간으로서 본인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고찰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사회가 변화면서 그 대상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이 글의 주장은 패턴 탐색 능력에 대한 배고픔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자신이 정보를 처리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인간으로서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물론 배가 너무 고프거나 잡아야 하는 물고기가 너무 많다면 직접 낚시를 하면 안 됩니다.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필요한 학습 방법입니다. 


기억할 점은 정보를 얻는 것에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 풍요로운 사회가 되었다는 겁니다.





언젠가 두 사람은 책에 대해서 이런 대화를 나눈 적 있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가 뭐야?"


"패턴을 보는 직감을 키우기 위해서"


"AI에게 물어봐도 배울 수 있잖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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