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떠나는 사람

즐거움과 슬픔은 동시에 오는가 봐요

by 행복한남자
친구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제일 친한 친구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았다. 우리는 4명이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부터 인연을 시작해서 싸우고 넘어지고 울고 웃으며 그렇게 30년이 넘었다.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없다. 몰라도 그러려니 한다. 어색함이 없다. 싸워도 사과하고 자연스럽게 푼다.


그런 친구 중 하나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단다. 12월 23일 우리가 송년회를 하자고 약속한 날이다. 그날 오전에 연락이 왔다. 사실 며칠 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녀석 할머니 잘 계신가? 날도 추운데 걱정이네'

그 친구에게 할머니는 특별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사정상 거의 혼자 모셨다고 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고민해 봤는데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발인이 25일이라고 했다. 나머지 친구들 3명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휴대폰을 통해 이야기하며 서둘러 시간을 맞춰 장례식장에 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결혼식보다 장례식장에 더 많이 가는 나이가 들었나라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추억과 생각 그리고 이 날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 사이에 이렇게 떠나는 사람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내 주변에도 있다. 이렇게 말이다.


헤어짐은 계획된 것도 있지만 아무런 인사 없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할머니는 주무시다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올해 96세가 되신 할머니와의 헤어짐을 친구는 언제든지 예견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슬픔은 지금보다 장례를 치르고 혹은 문득 할머니와의 추억과 기억에 그 먹먹함을 삭이리라.


아직까지 직접 장례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 언젠가는 겪어야 하지만 아직 겪어본 적이 없기에 그 슬픔을 크게 느껴보지 못했지만 생각하기 두려울 정도로 그 아픔이 보이지 않게 큰 것은 자명하리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도착한 성당 장례식장에서 친구를 보았다. 혼자 조문객을 받는 든든한 모습이 세월이 많이 지났음을 느꼈다. 나머지가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되어 각자의 집과 일터로 헤어지는 우리지만 이 친구들이 있기에 마음이 든든함을 다시 느끼고 또 느끼며 이렇게 그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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