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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남자 May 29. 2021

버스 타고 시카고 가기

시카고 여행 1일 차

시카고? 내게 있어 시카고 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마이클? 마이클조던? 프리드로우 라인에서부터 하늘을 날아오르며 한 손으로 농구공을 림에 꽂아 넣는 우리 시대(80년대생)의 최고의 아이콘이었던 마이클 조던이 떠올랐다. 이와 더불어 그의 팀 시카고 불스가 자리잡 있는 시카고.

시카고 역사박물관에 있던 시카고불스 유니폼......우리에게 마이클조던은 영웅이다.

시카고는 뉴욕, 로스앤젤레스와 함께 미국의 3대 도시를 이루는 중요한 축 중에 하나이다. 일리노이주에 속해 있으며 미국 중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로 그 인구는 270만 명이다. 경제, 무역, 산업, 과학, 통신, 교통의 국제적인 중심지이며,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은 세계에서 2번째로 혼잡한 공항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고속도로가 지나간다고 하는 도시이다.(출처:위키백과 ‘시카고’).

레스토랑 한켠에 있던 미국지도

시카고로 향하는 여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도시인지 주변의 가본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물어보았다. 생각보다 그렇게 좋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이 코로나 19 이기 때문에 본래의 매력을 많이 느끼지 못했을 경우도 있다. 날씨와도 관련이 있을 듯했다. 시카고의 날씨는 5월까지 생각보다 서늘하기 때문에 가벼운 외투를 꼭 챙겨야 할 정도의 날씨이다. 비도 종종 온다고 하니 파란 하늘보다는 흐린 구름과 회색 빛깔의 도시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수도 있다.  


여행 혹은 출장 그리고 우연히 이곳저곳을 방문하게 되며 느낀 점은 그 날의 느낌과 생각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한 가지는 날씨라는 점이다. 날씨가 우중충하다면 그 날의 기분도 그에 따라 처지고 하늘이 파랗고 지금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의 선명한 색을 느낄 수 있는 화창한 날에는 그에 걸맞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시카고 겨울 날씨는 그렇게 화창한 날이 많지 않았다. 특히 겨울에는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먼저 다녀온 지인들의 평이 그렇게 좋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본다.

아침산책간에 바라본 시카고의 모습 

어쨌거나 날을 정해서 시카고로 향하는 여정에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부디 그 예보가 변하기를 바래보았다. 처음에는 항공기를 이용할까도 생각했지만 항공기 경비의 약 1/3 만을 들여 시카고로 갈 수 있는 편이 있었다. 그것은 그레이하운드 버스(greyhound bus)이다. 우선 버스를 타고 가서 현지에서 렌트를 할 일정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레이하운드 버스 웹사이트......버스 도착 지연은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지금 있는 곳에서 시카고까지는 자동차를 운전해서 간다면 약 7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반해 버스 운행시간으로는 12시간 정도가 걸리는 여정이다. 정상 적으로라면 말이다. 중간중간 도시마다 정차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자동차에 비해 더 걸리는데 다녀오고 나서여하는 이야기지만 정말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처음에는 버스 하나로 12시간 정도를 가는 줄 알았던 무식쟁이(?)의 단순한 생각이었지만 도시마다 정차하면서 버스를 갈아타기 때문에 세이트루이스에서는 1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는 3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일정이었다.

기다림에 지쳐 시계만 보았다. 

또, 예상치 못한 날씨로 인한 지연도착이라는 결과가 누적되었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현재 거주하는 도시에서 가는데 18시간, 오는데 14시간이 걸렸다. 왕복 32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된 것이었다. 교통비를 아낀다고 시간과 체력을 더해 영혼까지 갈아 넣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필이면 비는 또 그렇게 오는지?

시카고 다운타운의 브런치카페

또, 버스 정류장마다 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사람들을 보며 아 여기가 미국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옆 자리의 한 흑인 여성이 쪽지를 건네었다. 쪽지에는 “May I use your phone?” 이렇게 쓰여 있었고 영화를 보고 있던 차라 생각 없이 “OK” 하고 빌려주었는데 빌려주자 마자 후회를 했다. 코로나 19 이기도 하고 요즘 하도 이상한 일이 많아 찝찝하였는데 간단한 통화를 하고 줄 거라 생각했던 내게 핸드폰은 20여분이 지다도 돌아오지 않았다. 슬쩍 보니 본인 핸드폰이 있었다. 와우...... 30분 정도나 지났을까 통화를 끊고 핸드폰을 돌려준 후 잠시 뒤에 다시 빌려달라는 그녀..


그저 “No”라는 대답과 함께 내 시선을 노트북 모니터를 향했다.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리려는 시도를 하였지만 다른 미국인들은 핸드폰을 빌려주지 않았다. 속으로 쓰게 웃으며 ‘내가 만만하게 보였나?’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전화기를 단순히 빌려주고 빌리는 상황이었지만 요즘 휴대폰에는 모든 금융관계를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이 다 들어가 있고 나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혹시 모를 위험이나 물건의 분실에 도움을 쉽지 받지 못한다는 점을 되내었다.

시카고 극장......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타고 시카고에 도착을 했다. 기다긴 여정 끝에 다운타운 숙소에 짐을 풀고 시내를 구경했다. 워낙 시골에서만 있었던지라 오랜만에 보는 고층빌딩이 생소하면서도 반가웠다. 물론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고 있는 터줏대감인 홈리스들이 돈을 달라고 할 때마다 흠칫했지만 이 또한 미국 대도시의 자연스러운 모습 이리라. 아무래도 시골보다는 도시가 홈리스들이 훨씬 많다. 이렇게 시카고에서의 1일 차는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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