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리포트(1)_<2030 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이 나오기까지
1기 인천광역시 미래교육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시민과 위원을 대상으로 의제 제안을 받는 것이었다. 나 역시 시민으로서 위원으로서 의제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을 추진하자는 제안서였다.
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을 추진하자는 의제는 분과 의제가 아니라 공동의제로 채택되었다.
내가 공동비전선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첫째, 교육혁신지구와 마을교육공동체 등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관과 민의 협력사업이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그 사업의 궁극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합의점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둘째, 불확실성이 많아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사회와 교육 환경을 생각할 때, 인천미래교육을 장기적 관점에서 계획하고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성이 있는데, 그 전제로 민관학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동비전과 장기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내가 주목했던 것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계획이었다. 당시 발의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국가교육비전 정립과 국가교육기본계획 수립을 그 역할로 삼고 있었다. 이 같은 정부 차원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과 미래교육기본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2018년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교육특별시 인천공동선언", 2021년 "2030 미래교육체제 사회적 협약"이 있었지만, 광역 단위에서 교육청과 시청, 시의회가 함께 한 것이고, 기초자치 정부와 의회가 함께 교육 관련 공동선언을 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니 코로나19 상황에서 광역과 기초 지방자치 정부와 의회가 함께 하는 공동비전선언을 추진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였고, 대부분의 관계자가 그 성공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다. 더구나 지방선거를 1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관한 판단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인천광역시 미래교육위원회 위원장단(위원장 박영대, 부위원장 이은주, 박승우)은 도성훈 교육감, 인천시의회 임지훈 교육위원회 위원장, 조택상 인천시 부시장을 만났고, 모두 적극 지원을 약속하였다. 남은 문제는 1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정부와 의회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운영위원들이 역할을 나누어 1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개별 방문하려고 했으나, 일이 뜻밖의 방식으로 풀리기 시작하였다.
첫번째로 방문한 기초자치단체장은 고남석 연수구청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고남석 청장은 공동비전선언의 필요성에 공감하였고, 지금까지 대부분 선언이 그야말로 선언에 그치는 일이 적지 않았는데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하는 선언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인천 군수 구청장협의회 의장으로서 다음 정기 협의회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덕분에 10개 지방자치단체장을 개별로 찾아가서 설명드리지 않고 회의 참석을 통해 참여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다음 과제는 공동비전선언의 내용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인천광역시 미래교육위원회는 4개 분과로 나누어 2030인천미래교육 포럼 등 공론화 과정을 통해 진로교육, 마을교육공동체, 시민교육, 교육복지 등 4개 의제 영역에서 정리된 정책목표와 수단이 있었지만, 전체 교육현안을 망라하는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인천미래교육의 비전과 인간상은 어디에도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었다.
인천광역시 미래교육위원회는 공동비전선언을 위한 2단계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는데, 1단계로 자체 추진단을 구성해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의 초안을 만들고, 2단계로 광역과 기초 지방자치 정부와 의회 담당자로 구성한 확대 추진단에서 검토해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천교육 정책 이해관계자 모두의 참여를 보장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전문가 대상 델파이조사, 시민 대상 설문조사, 지방자치단체 대상 실태와 의견조사를 함께 진행하였다. 출발점이 필요했는데, 인천 차원에서 나온 정책 연구 결과가 없어서 '2018년 국가교육회의 정책연구보고서'에서 제시한 비전과 인간상 등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전문가 대상 델파이 조사, 약 5천 명이 참여한 시민 대상 설문조사, 각 지방자치단체 의견서를 종합해 초안이 작성되었고, 두 차례에 걸친 확대추진단 회의를 거쳐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을 확정하였다(선언문 전문은 인천광역시 미래교육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futureedu.or.kr/declaration.html)
한편 나는 <OECD학습나침반 2030>처럼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공동비전은 앞으로 2030인천미래교육의 나침반의 역할을 하므로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3개 비전, 4개 인간상, 5개 정책 목표가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행복한 배움(비전) - 즐겁게 배우는 자율적인 인간(인간상) - 배움과 성장을 지속하는 평생학습(정책목표)"을 같은 방향에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은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한 차례 연기된 뒤 2021년 8월 27일 선학중학교 교육복합시설 '마을엔'에서 열렸다. 인천 최초의 교육복합시설에서 선언식을 가진 것이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넘어서는 미래교육을 상징하는 장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한차례 연기에도 계속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최소 인원만 참석하고 나머지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 시민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하였다.
2021년 11월부터 2기 인천광역시 미래교육위원회가 시작하였다. 2기는 1기의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을 출발점으로 시작한다. 5개 정책목표를 기준으로 분과 구성을 마쳤고, 본격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2기 미래교육위원회는 <2030인천미래교육 공동비전선언>을 바탕으로 <2030인천미래교육 기본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앞으로 국가교육위원회가 수립할 <국가교육기본계획>에 앞장서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