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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poom May 07. 2016

관계에 무심히 존재하는 차이

부품의 주저리 1

01.

관계에 무심히 존재하였던 협소했던 차이는 어느 순간부터 전혀 협소하지 않게 되었다.

분리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어서는

"우린 더 이상 안 맞아, "

라며 그렇고 그런 이별들 중 하나로 끝이 났다.

시작은 그것과는 정 반대의 꼴이었다만.



02.

가끔 그 사람을 안다며 지나가는 말로 무심히 그러나 면밀히 험담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의견도 못 되는 속단이다.

그를 안다는 것은 그저 그의 찰나를 앎의 오해가 아닐까.

그의 찰나를 겨우 알면서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단 말인지.



03.

타인과 자신 사이의 차이를 묵과하고 넘어가는 것은 존중일까.
혹시 갈등이 성가시고 권태로워 그냥 용인한 것은 아니었을까.
무엇을 위해 논쟁하며 어디까지 흡수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존중인 것일까.
그저 싸움을 피하고자 나는 여태껏 비겁함을 택한 것은 아닐까.



04.

싫은 것을 싫다 말하지 않고 소위 '극혐'할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은 편리하면서도 비겁하다.

거기엔 내 잘못은 없고 순전히 너 탓으로 내가 견딜 수가 없어 떠났다면서 간단히 돌아서버리려는 것이다.

내가 길들인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싫어서 애초에 그를 길들이려 하지도 않는다.

갈등은 그러하기에 관계를 더 깊게 만든다, 물론 관계가 끝날 위험도 있지만은.

상대방에게 내 의견과 주관을 관철시키고 피력하여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 갈등의 본질이다.

그래서 이 과정을 회피하는 편리하고 비겁한 꼴의 개인주의는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방해한다.

타인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과 다른 비겁한 개인주의는 그에게 관여하기를 꺼리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주저하며, 상대방을 길들이지 않았기에 그 결과 그 관계에 무책임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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