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를 찾아 떠난 여행

30대 평범한 소녀의 이루었던, 꿈 이야기. [2011년 12월]

by 버리

[2011년 12월] 오로라를 찾아 떠난 여행


Aurora 오로라.


캐나다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카페에서 동료들과

"이번 겨울 여행은, 내 평생 두눈으로 보고 싶은 'Aurora' 를 보러갈거야."

를 이야기하며, 얼마나 Aurora에 대한 발음을 꼬았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알아듣는 동료는 없었던 것 같다. 발음때문인지 억양때문인지.

"What is that?"


인터넷에 찾아보면 "태양에서 방출된 대전입자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공기분자와 반응하여 빛을 내는 현상." 이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사실.. 나도 과학적으로 이해는 못하는지라..

그냥...초록색 빛을 내는... 그리고, Yellowknife ......Northern lights

대충 어떻게 저렇게 이야기하니, 알아듣더라..


26살. 오로라를 우연히 TV에서 오로라가 춤을 춘다는 초록색 빛이 우아하게 빛을 발산하는데,

그때의 두근거림은 저런 빛이 있는지도 모르고 26년을 살았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설레였던것 같다.

"내 저 오로라 춤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말리라!"


오로라는 여름 시즌은 8월에서 10월, 겨울 시즌은 11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볼 수 있는데,

간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온도의 영향과 하늘의 구름이 없어야 볼 수 있고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고 한다. 떠나기 전, 몇 달.. 며칠.. 오로라 기상사이트도 매일 들어가며 관측하는 일자에 오로라 현상을 볼 수 있는 확률을 확인하고.. 안 하던 기도도 하고 얼마나 간절히 원했던지..


처음엔 오로라를 보러 가장 많이 찾는 옐로나이프(Yellowknife)에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싶었으나,

가난한 파트타임생으로 버스로 꼬박 3일을 내내 달려야 하지만, 도중에 록키산맥(Rocky Mountain)을 거치는 코스로 돈 대신 시간 투자와 몸을 혹사시키는 길을 택하기로 했다.


밴쿠버에서 출발하여 3일을 버스를 타고 화장실도 간혹있는 고속도로를 하염없이 타고 가서 3일 동안 그곳에 머무르며 오로라를 관측하고 3일 동안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관측 첫째날.

오로라 관련 영상을 보며 한껏 오로라를 볼 상상을 하며 시끌벅적하며 관측소에선

엄청 두꺼운 점퍼를 입고 덜덜 떨며 구름이 혹시나 오로라를 막을까... 조마하며 깜깜하기만 한 하늘만 바라보았더랬지.


둘째날.

설마... 오늘 나오겠지.. 여기까지 화장실 조절하며 버스를 타고 왔는데..

설마......... 하며 깜깜한 하늘만 바라보았지...


셋째날.

이젠 마지막 날인데 못보면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깜깜한 하늘도 무심하지..

내가 몇 달을 모아서 여기에 버스 타고 왔는데..

설마.....

후회라도 없게 무작정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고 있었다. 혹시나 눈에서 놓칠까......


이제.. 그만 철수하고 숙소로 돌아가자고 한다..

난.. 못 가겠다.. 거의 울기 직전이다.

그 순간. 저 멀리 깜깜한 하늘 한 가운데서 초록색 빛이 보인다.

구름이 가린다...

잠시 후 구름이 걷히고.. 드디어,

내가 방금 무엇을 카메라에 담은 거지?

맨눈으로는 오로라가 춤추는 정도는 되지 않아서 같이 갔던 일행들은 내가 찍은 사진으로 초록빛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내 20대의 버킷리스트였던 "오로라"를 보게 되었다.

저 초록빛이 뭐라고.. 그 빛을 보자고 몇 달 동안 휴일도 없이 일하고.. 일하고..

그 빛을 기다리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림. 뿐이었지만. 어린 왕자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게 더 좋아.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될 거야.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기다림이 필요하든."

"기다림은 뭐야?"

"그것도 너무 자주 잊혀지고 있는 거야.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그 초록빛은 기대했던 것처럼. 신비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초록빛을 기다렸던 그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고 행복했었다.

그리고 그때의 행복함이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바꿀 수 없는 값진 추억으로 남아있고, 그 3일의 밤들은 내 평생 하늘을 쳐다본 많은 날들을 합친시간과 비슷할 것 같다. 그렇게 그 3일은 다른 날들의 밤과 달리 내 맘에 평생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