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좋은 순간들을 맞이할 때
단순히 “좋다”고만 말해버리면,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단순한 감상은
깊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왜 좋은지,
무슨 이유에서였지 생각해봐야 한다.
카페에서 덜 달게 시킨
바닐라라떼를 한잔 마시고,
"아, 좋다”라고 말한 뒤
생각해 본다.
"아니 근데, 왜 좋은 거지?"
적당히 차가운 얼음,
은은하게 퍼지는 바닐라 향,
그리고 단맛이 지나치지 않아
입 안이 물리지 않는 담백함.
달콤한데 또 무겁지 않아
기분이 들뜨기보단 안정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내가 마시는 음료가
단순한 카페인 덩어리가 아니라,
하루를 무사히 살아갈 나에게 주는
조용한 위로라는 걸 알고 나면,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약간의 해상도가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