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질문에 대하여....
"외모도 성격도 다 무난한데, 왜 결혼 안 했어?"
이 질문을 처음 들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30대 중반쯤부터였을 것 같다. 처음엔 농담처럼 가볍게 넘어갔다. "인연이 없었나 봐요", "일이 바빠서요", "아직이요" 같은 대답들로.
그런데 40대가 되자 질문의 뉘앙스가 달라졌다.
호기심이 아니라 걱정이 되었고, 걱정이 아니라 안타까움이 되었다.
"아직도?"가 "이제는?"으로 바뀌었다.
나의 직업은 패션디자이너다. 1978년생, 올해 47세. 부산에서 대학교 졸업후,,, 쭈욱 부산에서 일을 패션 디자이너 일을 하다가,, 39세 어느날...
"회장님.. 저... 그만두겠습니다"
"왜..... 다른팀으로 가서 일을 해보는건 어떠냐.."
"내가 인사팀에 직접 얘기해주마..."
"아니에요.. 40이 되기전에 서울로 가서 일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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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도 , 성격도 별로 모나지 않은 편이다. 지인들 말로는 "같이 있으면 편하고 유쾌한 사람"이란다.
그래서 더 궁금한가 보다. "왜?"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변명이 아니다. 자랑도 아니다. 그냥, 47년을 이렇게 살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다.
"어쩌다 비혼의 삶을 선택한..."
20대엔 일을 선택했고, 30대엔 천지분간을 못했고, 어느덧 40대엔 혼자가 익숙해졌다. 그 사이 사이 누군가를 만났고, 사랑했고, 헤어졌다. 결혼 이야기가 나온 적도 있었다. 하지만 끝내 하지 않았다. 못 한 건지, 안 한 건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어떤 날은 이 선택이 자랑스럽고, 어떤 날은 무섭다.
특히 밤에, 혼자 집에 돌아와 불을 켤 때. 아무도 "왔어?"라고 묻지 않는 그 순간.
외롭냐고? 솔직히 말하면, 가끔은 외롭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외로움을 호소하려는 게 아니다.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혹은 걷게 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는 생각보다 많다. 결혼하지 않은 채 40대, 50대를 맞이하는 여자들. 커리어를 쌓았거나, 관계가 안 맞았거나, 타이밍이 어긋났거나, 혹은 그냥 하기 싫었거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우리가 마주한 질문은 같다.
"왜 결혼 안 했어?"
이제 나는 이 질문에 답하려 한다. 20대, 30대, 40대를 거쳐 온 시간들을 천천히 풀어놓으면서.
당신도 이 이야기 속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혼자가 아니라고, 함께 나이 들어가며 살아보자 말하기 위해.
다음 편에서는 20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사랑보다 일을 선택했던 그 시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