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산물고기 May 10. 2024

미국에서 새미 할머니와 춤을 춥니다


미국에서 새미 할머니와 춤을 춥니다


마치는 시간이 채 두시간도 안남았을 때, 

 고객 한명이 다급히 문을 열고 온다.

새미 할머니다.


올때마다 까다로운 수선을 자주 맡기지만

항상 옷을 찾아갈 때면  

나의 안전과 가게의 번영을 기도 해주시겠다고 하는 

말은 많지만 따뜻한 할머니다. 



자주 오는 단골 손님은 아니지만, 

회사 다닐 적 가장 친하던 여동기와 이름이 같아서 

기억을 하고 있는 손님인데 



다급히 들어오셔서 바지 밑단을 수선을 하시고, 

내일 오전에 찾아 가셔야 한단다.


옷 재질이 특이하고 통도 너무 넓어서 

힘들다고 말씀 드리니, 어떻게 안되겠냐고 

본인 생일 파티가 이번 주말인데 이 옷을 

꼭 입고 싶으시다고 말씀 하신다. 


어쩔 수 없이 평소에 수선을 맡기는 

춘자이모님께 전화해서 사정을 말씀 드리고 

가게 문 닫고 맡긴 후, 내일 새벽 문에 걸어 두시면 

출근길에 찾아 가겠노라 말씀 드렸다. 



오늘은 칼퇴다! 생각 했는데 

새미 아줌마 바지를 맡기러 

춘자이모네 까지 갔다 간다고 

40분이나 퇴근 시간도 늦었고


새벽 다섯시반에 픽업 하기 위해 돌아왔더니 

출근 시간도 평소보다 늦었다. 


그래도 깨끗히 수선된 옷을 보고, 

기뻐하실 새미 할머니를 상상하니 꽤 흐뭇하다. 



아무튼 그녀가 오기로 한 아홉시 전에 미리 

유튜브로 터보의 생일 축하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둔다.


그녀가 들어왔을 때, 슬쩍 스피커로 노래를 튼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아침부터 고생 시켜서 미안하다고

너무 고맙고, 언제나 날 위해 기도 한다고

 막 이야기 하다 

생일 축하곡을 듣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 터보의 생일 축하곡에 맞춰 

둘이 함께 덩실 덩실 춤을 춰본다. 


"생일 축하해. 새미."

"너무 너무 고맙고, 감동적이야. 나 언제나 너와 너의 비즈니스를 위해 기도 하는거 알고 있지?"

"나도 그래요"



새미 할머니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가게를 나간다. 

아침부터 생일 축하곡에 덩실 덩실 춤을 췄더니 

대학생 때, 


동훈이랑 생일 만큼 좋은 안주가 어딨냐며 

생일~ 생일~ 생일생일생일~ 

축하~ 축하~ 축하축하축하~ 

왁자지껄 노래 부르며 꽐라가 되곤 했던 

그 시절 생각이 났다. 


또 새미 할머니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을 윤새미도 그립다. 


새미 할머니 즐거운 생일 파티 되세요.




작가의 이전글 미국에서 만족스런 일을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