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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지다
아빠도 너한테 똑같이 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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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물고기
Jul 2. 2020
나는 아이가 나를 서운하게 할 때마다
마음이 상한다.
그래서 삐진다.
장난으로 토라진 척 하지만.
실제로 삐진다.
아내는 '얘나 어른이나 쯧쯧쯧' 하지만
마음이 상하는 걸 어떡하겠는가.
나는 삐지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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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를 조금 괴롭혔더니
'아빠 나빠!' '아빠 나가!' '아빠 안 보고 싶어!'
라고 아이가 외친다.
하루 종일 내가 놀아준 게 얼만데-
아이가 그런 말을 하면 마음이 상하고, 삐짐이 몰려온다.
난 어른이야. 난 어른이야. 를 마음으로 다지지만
아이에게 삐지는 마음에- 아이를 괴롭히고 싶고,
어떻게 하면 요 녀석 버릇을 고쳐 놓을까- 고민하며
놀이를 빙자한 심한 몸싸움과,
아이 괴롭히기를 진행한다.
'아니, 어떻게 두 살짜리 얘한테 삐져?'
라고 아내는 말하지만-
정말 삐진다.
마음이 상한다.
결국 아들은 아빠의 짓궂은 장난에 울음을 터트리고,
아들의 눈에 눈물이 맺히면-
'아. 내가 두 살 먹은 애한테 삐져서 뭔 짓을 한 거야'
라고 생각이 들면서- 다시 아이를 달랜다.
또 반복한다.
또 삐진다. 또 마음 잡는다. 또 삐진다.
어젯밤에도 아이에게 단단히 삐졌다.
아침에 깨워서 괴롭히고 싶다.
삐진 거 티 내면서 안 놀아주고 싶다.
이렇게 나의 아침을 시작한다.
난 삐지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
우리 행복했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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