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지다

아빠도 너한테 똑같이 할꺼야

by 부산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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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가 나를 서운하게 할 때마다

마음이 상한다.


그래서 삐진다.

장난으로 토라진 척 하지만.

실제로 삐진다.


아내는 '얘나 어른이나 쯧쯧쯧' 하지만

마음이 상하는 걸 어떡하겠는가.


나는 삐지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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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를 조금 괴롭혔더니

'아빠 나빠!' '아빠 나가!' '아빠 안 보고 싶어!'

라고 아이가 외친다.


하루 종일 내가 놀아준 게 얼만데-

아이가 그런 말을 하면 마음이 상하고, 삐짐이 몰려온다.

난 어른이야. 난 어른이야. 를 마음으로 다지지만

아이에게 삐지는 마음에- 아이를 괴롭히고 싶고,

어떻게 하면 요 녀석 버릇을 고쳐 놓을까- 고민하며


놀이를 빙자한 심한 몸싸움과,

아이 괴롭히기를 진행한다.


'아니, 어떻게 두 살짜리 얘한테 삐져?'

라고 아내는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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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삐진다.

마음이 상한다.


결국 아들은 아빠의 짓궂은 장난에 울음을 터트리고,

아들의 눈에 눈물이 맺히면-

'아. 내가 두 살 먹은 애한테 삐져서 뭔 짓을 한 거야'

라고 생각이 들면서- 다시 아이를 달랜다.


또 반복한다.

또 삐진다. 또 마음 잡는다. 또 삐진다.


어젯밤에도 아이에게 단단히 삐졌다.

아침에 깨워서 괴롭히고 싶다.

삐진 거 티 내면서 안 놀아주고 싶다.


이렇게 나의 아침을 시작한다.


난 삐지지 않는 아빠가 되고 싶다.



20200701_103458.jpg 우리 행복했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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