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이야, 다음엔 너도 때려

미성숙한 아빠

by 부산물고기

"재이야, 다음에 또 그러면 너도 친구를 때려버려"

"아빠, 사람한테 펀치나 킥을 하면 안되는거야"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선 한없이 객관적이 되곤 한다


아이를 갖기전 매체를 통해서,

아이들 싸움에 부모가 개입하였다는

뉴스를 종종 보았을 때

'아이고, 어른들이 뭐 애들 싸움에 끼나..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거지'

라고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데 막상 나의 일이 되니 참 쉽지가 않다.



오늘 체조를 하러 가서 아이는 본인보다 조금 큰 아이에게

밀쳐지고 등짝도 한대 맞았다.

아이는 한대 맞고도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고

유유히

뛰어 놀았지만-


그 모습을 본 나는, 순간 마음이 욱 했다.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까,

몇가지 옵션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우리 아이를 때린 아이는 수업 시작부터

다른 아이와 주먹다짐을 했고

(사실 5-6세 아동들이기 때문에

주먹다짐 이란 표현도 그렇긴 하다)

그 분이 안풀렸는지 계속해서 우리 아이뿐 아니라

반에 있는 모든 남자 아이들에게

꽤 예민하게 굴고, 공격을 가하였다.



수업을 마치고, 분한 마음 누르고- 선생님에게 가-

저 아이가 우리 아이를 밀치고 때렸다. 라고 말씀 드리지

본인도 다 봤고, 그에 대해 아이와 아이 부모에게 경고를 할 생각이라고 말을 하였다.


아들이 나오자 마자.

아이에게 맞은 곳을 살펴보며-


"재이야, 오늘 짐내스틱 하다가 친구한테 맞았어?"

"네? 누가 재이를 때렸어요?"

"저 파란옷 입은 친구가 재이 등을 때리고 밀었지?"

"응. 그랬어. 저 친구는 왜 그랬어?"

"저 친구가 기분이 나쁜 일이 있었나봐.

그래도 친구를 때리면 될까?"

"아니, 친구는 때리면 안되고 같이 노는거야"

"재이 기분이 어땠어?"

"기분이 안좋았어. 하지만 짐내스틱은 재밌었어"

"다음부터 친구가 재이 또 때리면,

한번은 참고 그다음엔 재이도 때려"

"응? 아빠, 친구를 때려요?"

"응. 한번은 참고- 그 다음엔 돌려차기 해버려"

"아빠, 사람한테 펀치하고, 킥 하는건

안되는거라고 태권도장에서 그랬어"

"응.. 그래도 해.."


저 아인 아니다


이곳에서 참여하는 대부분의 수업은 한 연령만을 대상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 2~3세살 터울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

재이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3~4세가 같이 있고

태권도장도 3~6세.

그리고 짐내스틱도 4~6세가 함께 수업을 듣는다.


그러다보니 체격은 한두살 많은 친구들과 비슷해도,

발달이나 행동이 그 친구들 보단 굼뜨다 보니-

아이는 수업시간에 종종 치이곤 하는데-



아무렇지 않게, 대수롭지 않게-

본인의 갈길을 가는 아이를 보면

부모로써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또 다른건 몰라도 밥 하나는 많이 먹여서-

체격적으론 미국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게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러고보면 아이는 충분히 강한데

내가 조금 더 강해질 필요가 있겠다.

육체적인면보단

정신적으로 더더더.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려도

다른 아이에게 맞아도

내 마음이 아픔은 다르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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