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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21. 2020

명함이 나의 능력을 증명하진 않는다

내가 대기업을 박차고 나간 이유

유명한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대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마찬가지. 가령 누군가 ‘삼성전자’에서 일한다고 자기를 소개하면 상대방의 반응은 어떨까. 유명 대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를 소개한다는 것만으로도 "인맥을 자랑한다"고 여겨지곤 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유명기업이라면 더더욱. 속된 말로 상대방의 기를 죽이는데 그 사람이 속한 유명 조직의 이름을 대는 것만큼 확실한 게 없다.


창업한 뒤 매월 4000만 원을 벌어도, 400만 원을 받는 유명 회사의 직장인이 더 멋져 보일 때가 많다. 회사 이름이 박힌 명함을 새기고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자부심이다.


대기업 예찬론을 펼치자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럼에도 꼭 한 가지 잊지 않아야 할 점'을 당부하고 싶은 마음에서 글을 썼다. "후광효과(halo effect)에 너무 심취하지 말라!"



명함이 당신의 능력을 증명하진 않는다


유명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말해줄지는 몰라도 그것이 "당신이 유명하거나 유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분명 유능하니까 일을 얻은 것은 맞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안주해버리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가치는 떨어지고 약해질 수 있다.


"달처럼 태양이 있어야 빛나는 존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태양이 될 것인가?" 이것도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태양이 될 것인가 달이 될 것인가


대기업을 다니던 친구가 고속 승진을 거듭하던 중에 돌연 사표를 냈다. 왜 그랬을까. 그는 수년간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어디를 가든 대우를 받았고, 어디를 가든 행세(?)를 할 수가 있었다.


"내가 그만큼 유능하고 대단한 사람인 것으로 착각이 들더라…." 그렇게 40대에 들어서 있던 어느 날이었다고 한다.


"내 진짜 가치는 뭘까." 유명 기업에서 일했다는 경력은 물론 소중했고 그것이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었지만 청춘을 다 바친 조직에서 결국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쳐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그간에는 조직의 유명세로 살아왔는데 혼자 대단한 사람인 양 착각을 했던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들었다고 한다.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나이가 들면서 혼자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시키는 것은 정말 잘 해내왔는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록 홀로서기를 하며 창업을 한다는 것이 외롭고 불안하지만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길로 그 친구는 퇴사를 선택했다.


출처: unsplash.com


가장 후회 되는 것?


물론 막상 창업을 하고 사업을 직접 운영해 보니 너무 힘들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너무도 힘들어서 "왜 그 좋은 회사를 퇴사했을까"라고 자책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었던 것이 만약 50대 후반이나 60대에, 더 늦게 사업을 하려했다면 어땠을까?


몇 년을 고생한 후 이제는 어느정도 직원도 늘고 보람도 커졌다고 한다. 그에게 "대기업에 있을 때 가장 후회 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큰 조직에 있고 외부 사람들을 접해도 늘 좋은 대우를 받다보니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양 착각하고 자기계발을 소홀히 한 것이다."


적당히 일하고 수동적으로 일하고 상사에게 무조건 맞춰나가고…. 튀어나온 못은 두드려 맞는다는 일본 속담도 있지만 너무 튀면 피곤하니 대충 묻혀 지내는 것도 좋다는 안일한 생각도 가졌다고 한다.


자신의 창의적인 면은 최대한 죽이고 조직에 모든 것을 바치면 알아줄 거라는 착각에도 빠졌었다고 한다. 조직이 자신을 평생 보호해줄 것으로


출처: unsplash.com



평생 교육은 이 시대의 명제


최근 들어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수명도 길어지고 예전처럼 간신히 정년에 도달한 후 퇴직 후 손자 손녀나 돌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알리바바의 유명한 창업자 ‘마윈’은 40대에서 50대에는 새로운 것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고 60대가 되면 퇴직 후 자손들이나 돌보라고 얘기를 한다. 과연 그럴까.


손자 손녀나 돌보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축적한 부라도 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 안전망만 믿고 살아가기도 너무 위험하고 퇴직 후 10년에서 20년을 더 살게 될 때 너무도 무료하고 경제적으로 불안한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매번 어느 조직에 고용되기만을 기대하기도 쉽지는 않다. 왕년에 잘 나간 사람이라는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면 할수록 더욱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


창업은 두려운 일이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생각해야할 테마


그래서 '100세 시대'에 창업은 그것이 크든 작든 젊을 때이든 나이가 든 때이든 자신에게 몇 번쯤 찾아 올 고민이 됐다. 그런데 이를 언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갑작스레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 위험 할 수밖에 없다. 창업을 하겠다는 판단이나 실제 과정은 철저한 준비아래 실행돼야 하는 것이다.


한 때 유명조직에서 일해봤다는 것은 분명 좋은 경력이다. 그리고 확실히 어떤 이들은 창업이 아닌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하는 게 적성에 맞기도 하다. 조직에 남든, 창업 전선에 뛰어들든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든 각인해둬야 할 것이 있다.


이젠 한 기계(조직)의 부품(직장인)으로 평생을 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시대라는 점이다. 즉, 조직에 안주해 자기계발을 멈추면 조직으로부터 내춰지거나 창업할 기회를 잃을 가능성이 동시에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니 평소 창업과 기업가 정신, 혁신, 조직 등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평생 교육은 이 시대의 명제가 됐다.


핀란드 전 교육부장관이자 현재 핀란드 국가교육 담당인 '올리 페카 하이노넨'


핀란드 전 교육부장관이면서 현재 핀란드 국가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올리 페카 하이노넨은 우리의 배움은 10퍼센트만이 공교육이고 사실 90퍼센트는 스스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익혀나가는 것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계발에 투자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시대에 뒤처지고 기계의 부품으로 남아버려서 차후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혁신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할 때이자 최선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작성자 / 백세현 (주)피그말리온 글로벌 대표
davidbaek@pygmalionglobal.com


인터비즈 김재형 박소영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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