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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Aug 02. 2020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얼마면 돼?"

돈이 소중할까 시간이 소중할까


늘 시간이 부족해 허덕이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느끼는 사람을 위한 해결책이 있다. 바로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이다. 시간과 돈, 양자택일 상황에서 시간을 택하면 된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 조교수 애슐리 윌런스 연구팀은 직장인 4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해본 결과, 돈 보다 비금전적 혜택이 업무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조건을 모두 동일하고 놓고 분석했을 때 평균적으로 4만 8000달러(약 5850만 원)에 준하는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병가 등의 혜택이 6만 달러(약 7300만 원)를 추가로 받는 것보다 업무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줬다.

 

"돈만 많이 주면 되지"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돈만 많이 받으면 정말 행복할까? HBR 기사를 통해 시간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직장인 4만 27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미국인들 중 80%가 하루 동안 하려고 한 일을 끝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시간 부족은 소득에 관계없이 부정적 영향을 준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은 불안, 우울,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운동을 덜 하게 되고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무 생산성이 낮아지고 이혼율도 높아진다. 그렇다면 정말 이들에게 시간은 부족해졌을까?

 

OECD에 따르면 1950년 미국인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37.8시간이었고 2017년에는 3.6시간 감소했다. 여가시간은 주당 4~8시간 증가했다. 근무시간이 줄고 자유재량시간이 늘었는데도 왜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까?

 

재정적 불안이 주 이유로 꼽힌다. 호주인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심한 시간 스트레스와 높은 소득이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부자들은 택시를 타거나,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음에도 앞으로의 부를 확신할 수 없기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돈이 많다는 건 그만큼 노동량과 스트레스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연구결과는 돈이 많아지면, 시간이 줄어들고, 시간 스트레스로 인해 행복감이 감소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부와 시간이 반비례 관계에 있는데도 사람들은 돈을 더 선호한다.

 

미국 성인 노동자 98명에게 행복을 위해 쓸 수 있는 5만 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쓸 것인지 물었을 때, 단 2명만이 시간을 절약하는 데 쓰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9%가 아웃소싱하고 싶은 잡일 한 가지를 댈 수 있다고 답했지만 이후 연구결과를 보면 17%만이 실제로 돈을 지불하고 잡일을 남에게 맡겼다.

 

이들도 취미활동이나, 여행 등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 시간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신은 돈이 소중한가요? 시간이 소중한가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어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지, 행복한 사람이 시간과 돈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는지 알아보기 위해 응답자 수 천명에게 두 가지 서술을 제시했다.

 

A는 돈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돈을 덜 벌더라도 덜 일하고 싶어 한다. B는 돈이 더 중요하다. 돈을 더 벌 수만 있다면 시간을 기꺼이 포기할 의향이 있다. 그리고 어떤 쪽에 자신이 가까운지 물었다.

 

A를 고른 이들은 연령이 높고, 근무시간이 짧고, 봉사활동을 할 가능성이 크고, 시민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돈을 소중히 하는 캐릭터를 고른 이들에 비해 행복도도 10점 만점 기준에서 0.5점 더 높았다.

 

여기에 추가적인 몇 가지 연구를 덧붙이면 다음과 같은 주장이 가능해진다.

 

 

시간은 행복을 가져온다

자신이 시간을 아끼는 캐릭터 같다는 이들은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높았다. 네덜란드, 덴마크, 미국 등에 거주하는 성인 노동자 6000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시간절약 서비스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시간 절약 서비스를 구매한 덕분에 응답자들은 스트레스를 훨씬 잘 다스리고, 해치워야 할 일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비교적 소액으로 일회성 구매를 한 이들 역시 비슷한 효과를 느꼈다.

 

 

시간은 사회성을 가져온다.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은 동료들과 더 어울린다. 시간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돈을 중요시하는 사람보다 새로운 동료와 더 많이 소통했다. 타인과의 일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행복도를 높이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다른 연구를 고려하면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인 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주말에 시간 절약 서비스에 돈을 쓴 이들은 이런 서비스에 돈을 쓰지 않는 사람들보다 가족 및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약 30분 더 길었다. 이들이 하루 끝에 느끼는 행복도도 더 높았다. 이들이 더 행복하다고 느낀 이유는 사람들과 더 오래 어울리면서 상호작용에서 즐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시간을 중시하면 더 보람 있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시간을 우선시하는 이들은 내적 보상을 주는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고, 결과적으로 졸업 1년 후 더 행복감이 컸다.

 

근무시간이 짧은 일을 선택했다는 게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기에, 즐기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행복감을 키워주고,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고,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여준다. 일을 그만 둘 가능성도 더 낮춰준다. 반면 돈을 더 중시한 진로를 선택했던 대학생들의 행복감은 졸업 1~2년 후 현저히 감소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그럼에도 우리는 남에게 일을 맡기면 게을러 보이는 것 같고, 가족과 있으면 다른 동료들한테 뒤처지는 것 같아서 시간을 아끼는 걸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돈이 아닌 행복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을 안다. 돈을 위해 시간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닌, 행복을 가져다주는 시간을 위해 돈을 써야 함을 안다.

 

 

이제는 시간을 되찾아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시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오늘부터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시간을 계획하자. 꽉 찬 스케줄이 싫다고 생각해 여가시간을 비워두곤 하지만 사실 미리 계획을 짜서 행동할 때 우리는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

 

능동적 활동을 하자. 자원봉사, 친목활동, 운동 등은 시간 스트레스를 극복하게 해준다. 백만장자와 연봉 4000만 원인 사람을 비교한 결과 백만장자들이 더 행복하다는 걸 밝혀냈다. 단순히 돈 때문은 아니었다. 이들은 TV나 누워있기 같은 수동적 여가활동은 40분 덜 했고, 능동적 여가활동은 30분 더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남을 돕자. 낯선 상대와의 가벼운 사회적 상호작용은 행복감을 크게 높인다. 또한 남을 위해 시간을 쓸 때에는 시간을 통제한다는 느낌도 크게 받을 수 있다.

 

경외감을 체험할 시간을 가지자. 거대하고 광활한 풍경을 마주했을 때 마주치는 감정은 시간이 풍요롭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잠깐 바다를 보러 가거나 잠시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이유다.



출처 각 사 홈페이지

 

시간을 구매하자. 심부름 대행 김집사, 홈클리닝 대행 미소, 세탁 대행 세탁 특공대. 우리는 이런 업체에게 잡일을 맡겨 시간을 구매할 수 있다. '일상이 행복하도록 미소가 함께할게요' '세탁은 지구를 구한다' 이들의 슬로건이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서비스가 사치스럽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을 아껴주는 서비스에 돈을 쓰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고 행복감이 커진다. 미소의 누적 주문은 2020년 1월 누적 200만 건을 넘어섰고 김집사의 주문량도 1월에 비해 2월 25% 늘었다. 코로나 때문에 잡일을 맡기는 사람이 늘면서 시간을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라. 자가용 말고 대중교통을 타면 독서와 같은 여가시간을 벌 수 있다. 출퇴근 시에 업무를 볼 수 있다면 일을 빨리 마치고 퇴근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더 보낼 수도 있다.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자.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원인 중 하나는 빡빡한 마감 기한이다.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건 기한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마감을 늦출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부탁을 하기 꺼려했다. 이들은 능력과 의욕이 부족하다고 보일까 봐 걱정한다.

 

하지만 시간 압박을 받는다면 오히려 최상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고, 결국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거절하되 시간 핑계는 대지 말자.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자주 대는 이들은 호감과 신뢰도가 낮았다. 시간은 개인이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돈 문제를 들거나 아예 변명 없이 거절하는 편이 훨씬 상대방에게서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할 때는 급작스러운 출장이나 가족처럼 개인이 제어할 수 없는 일을 이유로 드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가 딜로이트컨설팅과 함께 2015년 개발한 동아행복지수(동행지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고소득 집단(월 1000만 원 이상)이 저소득 집단(월 100만 원 미만)보다 동행지수가 20점 이상 높게 나타나긴 했지만,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었다.

 

돈이 많아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감이 부족했고, 가족과의 관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기를 클릭하면 원문 보실 수 있습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시간도 돈처럼 신중하게 귀히 여기자.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 돈뿐 아니라 시간을 고려하면 어떨까? 이 일을 했을 때 얼마큼을 벌 수 있다 말고, 이 일을 하지 않아 얼만큼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적 이득을 최우선시한 덕분에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른 대가도 치렀다. 시간의 가치를 재고한다면 '어떻게 개인과 사회의 웰빙을 최대한 증진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동아일보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HBR 2019년 5-6월호

필자 애슐리 월런스


인터비즈 김정관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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