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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Sep 25. 2020

흙수저에서 '국내 TOP 10 출판사'를 만들기까지

[인터뷰] 김선식 다산북스 대표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것은 마케팅과 비즈니스적인 감각도 필요하지만 책 자체가 좋아야 합니다. 즉, 베스트셀러를 기획, 제작, 유통하는 출판사들은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칸에서 자주 눈에 띄이는 출판사들이 있는데요. 이번 이시한의 점심약속에서는 그 중 대표적인 출판사인 다산북스의 인사이트를 듣기 위해 김선식 대표를 모셨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2004년 창업 이후 가장 빠른 기간 내에 국내 TOP 10 출판사 반열에 오른 다산북스의 성장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지'도 들어봤습니다. 


이시한의 점심약속 13회


Q 1) 220억 매출 규모의 다산북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말씀주세요.


A. 대학에서 전공은 경영학이었고, 취미로 시를 썼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진로를 출판사쪽으로 설정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출판사를 다니다 보니 출판계의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새로운 창업 모델을 만들어야겠다 다짐을 했는데, 그때 던진 질문이 3가지였습니다.


첫째, 우리가 같이 좋은 비전을 꿈꿀 수는 없을까?

둘째, 학습을 통해서 다같이 성장할 수 없을까?

셋째, 같이 성과를 만들고 나눌 수 없을까?


후배들이 출판계에 들어올 때 어떻게 하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까가 저 자신의 궁금증이었고 그에 대한 고민이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죠. 자본금은 1억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창업하기 전에 다녔던 출판사 사장님이 열심히 일하는 제 모습을 보고 창업에 보태라며 2,000만 원을 주셨고,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아내가 기쁜 마음으로 1,000만 원을 보태주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김태영 사장님이 7,000만 원을 투자해주셨지요. 그 모든 응원과 노력이 모여져 오늘날 다산북스를 220억 원 매출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Q 2) 초창기의 다산북스는 어떻게 성장을 했나요?


A. 다들 그렇겠지만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창업하자마자 편집팀장과 마케팅팀장을 뽑아서 3인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대표가 기획과 경영을, 편집팀장이 편집을, 마케팅팀장이 마케팅을 담당하는 게 최소한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사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편집 주간과 편집팀을 동시에 설득하는 게 어려웠는데, 제가 대표를 맡아서 하다 보니 일이 정말 빠르게 진행되더라고요. 실행의 역동성이 극에 달한 거죠. 덩달아 성과도 올라왔고요.



Q 3) 창업 4년 만에 100억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출판업은 벤처 사업적 특성이 있습니다. 책 한 권, 한 명의 저자, 하나의 시리즈 등이 성공했을 때 100억 원 이상의 수익 규모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죠. 이렇게 후발주자로 시작해서 크게 성공한 출판사가 3곳 정도 있습니다. 다산북스, 위즈덤하우스, 샘앤파커스. 다산북스가 이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젊은 조직의 집중력을 강하게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산북스를 크게 키워준 시리즈는 1,000만 권 정도 나간 <WHO>와 200만 권 정도 팔린 <◯◯ 천재가 된 홍대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많이 만들어내는 편인데, 그 비결은 카테고리 전략을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카테고리에 주요한 브랜드가 되려면 의미 있는 신간을 계속 내야 하는데, 분야 순위 10위 안에 들면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판단합니다. 카테고리에서 힘이 센 것들은 시장을 주도하는 능력이 생기는데, 일단 시동이 걸리면 종합 20위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 전략을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4) 출판계에서 다산북스의 마케팅이 매우 유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잘하는 방법이 있나요?


A.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과의 진실한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죠.


관계맺기의 출발은 트렌드를 알아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기회를 보고 인사이트를 만드는 거죠. 마케팅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기회를 보지 못하면 연결시킬 수가 없습니다. 마케터가 기획자인거죠. 그 다음 제품 물성화를 만드는 컨셉팅을 합니다. 컨셉팅을 잘하면 개발자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컨셉팅을 편집자가 실현하여 독자들에게서서 공감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이 과정이 일관성 있게 이루어지면 마케팅은 성공합니다.


최근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은 유튜브입니다. 다음으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 채널이 효과가 좋고요. 포털과 서점 채널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특히 서점이 가진 고객층은 타겟팅 광고 효과가 뛰어납니다. 신문이나 방송 채널 등도 힘이 있어서 이것들을 다양하게 조화시켜 사용하는 게 마케팅의 방법입니다.


이 모든 결과물은 서점의 판매부수로 나옵니다. 보통 YES24에서 마케팅 작업 후 100권 이상 판매가 올라오면 1주 안으로 종합 20위 안에 들어갑니다. 과학적 통계가 다 나와 있어요.



Q 5) 변화를 두려워 말고 변화의 주체가 되어라, 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이 쉽지 사실 변화의 주체가 되는 건 어렵고 기회비용도 많이 듭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밸런스는 시행착오를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지혜가 몸에 터득되면 노하우가 생깁니다. 바꿔 말해 노하우가 없다는 건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비용을 100 투자해서 100 이상을 뽑으려 하지 말고, 실패도 경험으로 삼아 성장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죠.


기존의 출판사들이 마케팅을 할 때 ‘할까 말까, 손해를 보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실패가 두려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산북스에서는 이러한 실패도 자산으로 삼으라고 누누이 이야기합니다. 구성원이 성장하지 않으면 회사도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변화는 바로 이 실패를 기반으로 성장한 구성원들에게서 시작됩니다.



Q 6)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과연 출판사에도 경쟁력이 있을까요?


A. 영화, 드라마, 심지어 음악까지도 원콘텐츠는 출판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출판사의 콘텐츠 경쟁력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문제는 저작권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같은 나라는 출판사의 힘이 엄청나게 셉니다. 저작물 사용권도 35년을 기본으로 가지고, 35년 연장되어 70년 정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와 작품을 발굴하면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이 굉장이 다양한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5년이나 3년을 주장합니다. 그러다 보니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어렵습니다. 제도적으로 열악한 상황인 거죠.


그럴지라도 출판의 미래는 어둡지 않습니다. 출판을 확장하면 콘텐츠 비즈니스, 교육 비즈니스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출판사들이 출판의 영역에 머물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책을 잘 만들고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만들고 알린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최근에는 누구나 책을 쓰고 만들 수 있는 시스템도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계몽시대의 해체인 거죠. 작가의 문턱이 낮아진 건 좋아진 겁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나누려는 욕구가 증가한 거죠. 출판사의 고객은 단순히 책을 사는 독자만이 아닙니다. 책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곧 독자가 되는 거고, 좋은 저자가 되어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Q 7)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은 다산북스라는 큰 출판사를 운영하고 계시지만, 혹시 그 사이에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는 없었나요?


A. 빠른 성장을 하다 보니 업계의 질투와 시기가 많았습니다. 가짜 뉴스 같은 공격도 많았고요. 이런 일로 제가 6년 정도 심하게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삶과 죽음의 문제와 깊이 씨름했죠. 사업적으로도 많이 흔들렸습니다. 만약 저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 셋이 없었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다행히 3년 전부터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습니다.


지금도 우울증을 앓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경험자로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첫째, 운동, 둘째, 낯선 곳으로 가기, 셋째, 대화를 많이 나누라고 권합니다. 자신이 재미있게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는 일과 정신이 일치하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면 우울함을 잊고 현실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해지시기를 바랍니다.




※ 라이브방송 링크 안내(이시한의 점심약속 13회차 방송분) ※


(풀영상) 국내 TOP 10 출판사, 다산북스의 인사이트 https://tv.naver.com/v/15823507

창업 4년 만에 연매출 100억? "진짜 중요한 것은..." https://tv.naver.com/v/15844711

연매출 220억 출판사 키웠지만... "수없이 공격받아" https://tv.naver.com/v/15844903

"아무리 좋은 책을 써도 안 팔리면...(?)" 다산북스의 마케팅 https://tv.naver.com/v/15877980

"이것도 모르고 책을 쓴다고?" 책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https://tv.naver.com/v/15878078




인터비즈 조현우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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