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현석 굿모닝부동산 대표
부동산은 여러 의미에서 '핫'하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 국민이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관심의 대상은 아파트에서 빌딩, 오피스텔, 상가와 토지까지 이어졌다.
이런 관심을 바탕으로 호갱노노, 직방, 다방과 같은 부동산 정보 어플리케이션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를 표방한 스타트업도 여럿 나타났다.
양현석 굿모닝부동산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IT기업에 근무하다, 20년 이상 부동산중개업을 영위해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회사는 법인을 상대로 빌딩의 매매와 임대를 주로 주선한다. 이제 겨우 업계 3년차지만, 앞으로 '부동산 업계의 YG'로 불리고 싶다는 야심찬 그의 전략은 무엇일까.
Q. 어떻게 이 업종에 들어왔나요?
A) 아버지가 90년도 후반부터 법인 상대로 한 부동산 중개업을 하셨습니다. 방학이나 시간이 될 때 컴퓨터 업무, 문서 업무 쪽으로 회사 일을 도와드리면서 부동산업이 IT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업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 후 쌍용정보통신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4년간 재직하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큰 기회"라는 판단을 하고 2년 전에 부동산 업계로 전향했습니다.
Q. IT와 부동산을 어떻게 접목했나요?
A) 저희 회사는 업력이 20년이 된 부동산회사로서 데이터가 아날로그 형식으로 계속해서 쌓여 왔습니다. 이러한 아날로그 자료를 디지털화 시키는 작업의 일환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만여개의 빌딩데이터를 건축물 API와 연동해 "굿빌딩"이라는 플랫폼을 오픈했습니다. 또한 20년동안 쌓아온 건물주와의 네트워크는 저희회사의 큰 자산입니다.
이를 이용해 각 건물의 히스토리와 연락처 등을 인트라넷에 연동해 두었습니다. 또한 현재까지 보유했던 고객리스트에 대해서 내부 DB형태로 포맷을 완성시켜놓은 상태이며 추후에 웹에 올려서 건물데이터와 고객데이터를 연동한 서비스를 준비중입니다.
Q. 그 정도는 호갱노노나 직방 같은 데서도 하지 않나요?
A) 일반적인 프롭테크 기업은 부동산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반면 저희는 직접 부동산 중개업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또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택 중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법인을 상대로 오랜 기간 사무실 임대, 빌딩 매매 등을 주선해 왔기 때문에 건물과 건축주, 입주인에 대한 히스토리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Q. 사무실이나 빌딩도 정말 다양한데, 굿모닝부동산은 어디 영역에 강점이 있나요?
A) 빌딩이나 사무실을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저희는 중간 부동산에 주로 취급합니다. 중간 부동산이라 함은 가격 기준 50억 원에서 500억 원 가량이며 임대평수 기준 50평에서 1000평을 말합니다.
500억원대 이상 대형 부동산은 소유자가 금융 펀드인 경우가 많아 '그들만의 리그'에서 주로 거래됩니다. 혹은 세빌스나 에비슨영 같은 외국계 부동산 업체가 거래를 주도합니다. 중형보다 작은 부동산은 1층 부동산이라 하여, 주로 개인들이 거래하는 부동산입니다.
양현석 대표는 인터뷰 내내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부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중개업자도 덩달아 기회가 많을 거라고 하지만,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확고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갈수록 높아만가는 중개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브랜드와 서비스를 확립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서비스의 핵심은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IT기술의 도입이다.
Q. 법인을 대상으로 하면 부동산 서비스가 어떻게 다릅니까?
A) 법인 고객은 대체로 보고 체계가 있고, 고객사 담당자가 결정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윗선에 보고를 편하게 할 수 있게 자료를 보다 정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이 일반적으로 2곳 이상의 중개업소에 동일한 의뢰를 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서비스를 잘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개는 영업입니다. 고객 확보는 어떻게 합니까?
A) 신규고객 유치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기존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매달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빌딩 매매 및 임대 정보를 뉴스레터로 보내고 있습니다. 전화를 통한 텔레마케팅, 홈페이지를 통한 유입, 오프라인 영업 과정에서 만난 고객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고객을 만나고 관리합니다.
Q. 가망 고객에게 연락을 해서 거래가 성사될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A) 가망 고객을 타깃 삼아 아웃바운드 영업을 100건 한다 치면, 그 중에 10명 정도로부터 연락이 들어오고 5명 정도가 실제 물건을 보러 가고 1명 정도가 계약을 합니다.
계약 확률이 1%로 매우 낮기 때문에 우리에게 먼저 연락을 하는 법인이 많아지도록 로드맵을 잡고 있습니다. 잠재 고객에게 제안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니즈를 가진 고객을 가져야만 계약이 가능합니다.
Q. 중개업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를 찾아야 하는데 누가 더 찾기 어렵나요?
A) 파는 사람 찾는 게 더 어렵습니다. 최근 저금리로 매매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졌으며 건물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매물은 귀한 상태입니다. 매수자와 매도자를 찾으면 중개업자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카운셀링입니다.
아직까지 매수자와 매도자 간 큰 이견이 없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항상 협상과 가격 네고의 연속이었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Q. 요새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도 많은데, 이슈는 없나요?
A) 중개 수수료를 못받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계약 시 수수료 용역 계약서를 작성해 둡니다. 매매의 경우는 매수자 매도자 전부에게서 수수료를 받습니다. 매매가의 0.9% 내에서 협의합니다. 임대의 경우는 임대평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임차인한테 받는 수수료는 적어지거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거 건물 공급이 건물 임차 수요보다 적었을 때는 임차인에게서 수수료를 많이 받았으며 건물 측에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현재는 건물 공급이 임차 수요보다 많기 때문에 임대인에게서 받는 수수료의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Q. 부모님으로 받은 영업 비법이 있나요?
A) "고객을 미안하게 만들지 않는다"입니다. 부동산 계약의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고객과 미팅을 하고 건물 투어를 진행해도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 해서 고객에게 아쉬운 내색을 하게 되면 다시 의뢰가 올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고객이 부담을 가지게 하지 않게 해서 나중에 비슷한 수요가 있을 때 저희 회사와 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Q. 아직 3년차라서 어렵거나 실수한 경험도 있을텐데요?
A) 첫 계약이 기억에 남습니다. 고객이 신생 기업이고 P2P 금융회사였는데 건물 측에서 제한업종을 언급하며 입주제안을 거절해서 난항을 겪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아 실수를 많이 했는데 고객사가 저를 좋게 봐주어서 결국 계약을 했습니다. 결국 계약은 사람 대 사람으로 하는 일임을 느꼈습니다.
대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그의 자리는 사무실 출입문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무실에는 그보다 연배가 많은 직원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서류상으로는 대표지만 나이든 고객 앞에서는 과장이라고 소개한다"는 그는 아직 배울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지만 프롭테크를 통해 부동산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직 30대에 불과한 양현석 대표는 본인의 주장대로 "부동산 업계의 YG"가 될 것인가.
인터비즈 윤현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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