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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n 18. 2020

자율주행차보다 먼저 찾아올 '비행 자동차 시대'

우버, 키티호크, 볼로콥터.. 현대차까지 자율주행차에 뛰어드는 기업


최근 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는 '자율주행차'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에선 이미 정부와 자동차 회사, IT 기업들이 손잡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비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일명 '플라잉카(비행 자동차)'는 아직 먼 미래에나 가능할 상상 속 이야기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가 "2025년 플라잉카 실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플라잉카가 수년 안에 현실화될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내에 비해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비행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에 따르면 전 세계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시장은 2040년까지 1조 5,000억 달러(약 1,794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비행 자동차가 도심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 속에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다가올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버와 보잉사는 비행 자동차를 4년 뒤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프랑스에선 물 위에 떠서 목적지까지 날아가는 택시를 시범 운행 중에 있다. 우버,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이유와 현재 어느 정도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했는지, 또 국내 기업들의 플라잉카 개발 상황은 어디까지 왔는지 등을 정리했다.


비행 자동차 왜? "비행 자동차가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업계 갑론을박


비행 자동차는 '하늘을 나는 개인형 이동수단(PAV·Personal Air Vehicle)'을 의미하는데 도심의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재로서 자주 언급되곤 한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을 살펴보면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밀집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서울과 경기, 인천에 전체 인구의 약 50%가 거주하고 있다. 등록된 차량 수만 보더라도 도심의 교통혼잡은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다. 서울, 경기, 인천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약 1,040만 대가 넘어 등록된 전체 자동차 2,350만 대의 약 44.2%다.


이러한 도시 중심화로 인한 교통 혼잡은 비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이 비행 자동차의 필요성을 어필할 때 자주 내세우는 주장이다. 일례로 우버는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비행 자동차를 통해 도심에 집중된 교통 혼잡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비행 자동차가 교통혼잡 해결할 수 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좌),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우) | 출처 동아일보


비행 자동차가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전문가들마다 의견을 달리한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는 평소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다. 실제로 래리 페이지는 2017년부터 뉴질랜드에서 비행 자동차를 비밀리에 테스트 해온 미국 스타트업 '키티호크(Kitty Hawk)'를 후원해왔다. 래리 페이지는 비행 자동차가 도시 교통 체증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키티호크 외에도 관련 기업인 '지닷에어로(Zee.Aero)'에 1억 달러(약 1,174억 원)가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는 반대로, 비행 자동차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한 대표적 인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들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비행 자동차가 이착륙을 할 때 대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작동 시에 강한 바람과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하늘에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선 공중에서 차량의 하부를 지탱하는 힘이 많이 필요한데 만일 힘의 균형이 깨져 추락하게 된다면 파편으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위험성을 제기했다. 무엇보다도 이런 결함을 지닌 비행 자동차가 교통을 개선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론 머스크의 생각이다.


비행 자동차 기술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나...'2025년'에 상용화된다고?


비행 자동차가 도심 교통 체증을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를 떠나 비행 자동차 개발 관련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와 있을까. 비행 자동차는 보잉과 아우디, 포르쉐와 같은 자동차 제작사를 비롯해 아마존, DHL 인터내셔널(DHL Express), UPS(United Parcel Service)와 같은 물류 기업, 인텔과 우버와 같은 IT 기술 기업 등 170여 개의 업체들이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그중 상용화 단계에 근접해 비행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우버 에어(Uber Air)

우버 에어 | 출처 우버 유튜브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bate)는 2020년부터 미국 텍사스의 댈러스(Dallas)와 로스앤젤레스(LA), 호주 멜버른에서 비행 자동차를 시범 운행하고 2023년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험 운행 기간 동안 차량은 우버 앱에서 호출이 가능하며 호주, 브라질, 프랑스, 인도, 영국에서도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버는 지난해 4억 5,700만 달러(약 5,358억 원)을 투자했고 빠르면 2020년 상반기에 텍사스 댈러스의 프레스코 역(Frisco)을 오가는 비행 택시를 운영할 예정이다. 올 초 개최된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CES 2019'에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신형 플라잉카 '벨 넥서스(Bell Nexus)'를 선보이기도 했다.


(2) 키티호크(Kitty Hawk)

플라이어(Flyer) | 출처 키티호크 홈페이지


래리 페이지가 사재를 털어 투자한 키티호크는 비행 자동차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키티호크는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앞장섰던 세바스찬 스런(Sebastian Thrun)이 설립한 회사로, 교통 정체나 탄소가스 배출의 우려가 없는 서비스를 목표로 비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키티호크는 2인용 플라잉카인 '코라(Cora)'와 호수, 강 위를 나는 1인용 플라잉카인 '플라이어(Flyer)'를 개발했다. 코라는 914m 상공을 최고 시속 170km로 비행할 수 있다. 플라이어는 수면 3m 위에서 최대 20분간 32km를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보잉과 손을 잡고 반자율 비행 택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선보인 키티호크의 '헤비사이드'


또, 지난 4일엔 새 모델인 '헤비사이드(Heaviside)'를 선보이기도 했다. 헤비사이드는 약 15분 만에 88k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소음 수준이 1,500 피트(457 미터)에서 38데시벨(dBA)이다. 심야의 교외가 30 데시벨, 도서관이 40 데시벨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며 헬리콥터보다 100배가량 조용하다.


(3) 포르쉐 X 보잉사

지난 1월 23일 플라잉카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보잉 | 출처 보잉 컴퍼니 트위터


미국 항공 우주업체인 보잉(Boeing)은 지난 1월 23일 비행 자동차 프로토타입이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근교에서 시행된 이날 비행은 수직 이착륙 비행체로 진행됐다. 또한, 지난 10일에는 독일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Porsche)'와 택시 및 승차 공유를 목표로 비행 자동차 제작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두 기업은 도심지역의 항공 수요를 연구하고 비행 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4) 볼로콥터(Volocopter)


독일의 스타트업인 볼로콥터는 2017년 9월 두바이에서 2인용 자율 주행 택시를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반도체 회사 인텔(Intel)과 공동 개발한 2인승 자율 주행 택시인 '2X'를 시연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엔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 시험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텔과 볼로콥터는 5년 이내로 단거리용 비행 택시의 상용화 및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비행 자동차 시장은 누가 선도하나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아직까지 한국엔 이렇다 할 시장 선두주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올 1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항공 우주 ICT 유망 분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 자동차는 2020년대에 상용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무색하게도 플라잉카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의 기업은 전무하다. 이를 인식한 정부는 지난 15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선포했다. 이날 발표한 미래차 산업 전략에는 미래차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2025년까지 개발하고 단계적으로 도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내에서 비행 자동차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을 전담하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위한 플랜을 설정하고 항공 기체 개발을 위한 설계와 핵심기술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항공 기체 개발과 항공관제체계 및 항공 인프라 등에 전문적인 역량을 지니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인 신재원 박사를 UAM 사업부의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미국항공우주학회 및 영국 왕립항공학회의 석좌회원이기도 한 신재원 부사장은 미 항공우주국에서 플라잉카와 무인항공시스템(UAS), 초음속 비행기 등 미래 항공 연구 및 전략 방향 설정을 주도해온 베테랑으로서 30년간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플라잉카 시장 진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인터비즈 장재웅 김동섭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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