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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n 29. 2020

틸다 스윈튼으로 중국 지우기 나선 트립닷컴

설국열차, 옥자로 친숙한 "할리우드 배우"가 중국기업 광고에 나온 이유


"엥? 내가 아는 그 배우 맞아?" 직장인 신 모 씨(23)는 퇴근 후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의외의 TV광고를 보고 눈을 비볐다. 블록버스터 급 해외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할리우드 배우가 한국의 광고에 등장한 것. 광고에 등장한 것만으로 모자라 한국어로 대사까지 하는 배우를 보며 신 씨는 다시 한 번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도대체 왜? 한국 탑 급 배우로는 모자란가?"


누나가 왜 거기서 나와? 틸다 스윈튼 기용으로 '중국 지우기' 나선 트립닷컴


"여행이 영어로 뭐지?" 틸다 스윈튼이 한국 배우 이시언과 함께 등장한 트립 닷컴 속 광고 문구다.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옥자' 등의 영화에 출연해 한국인에게 친숙한 할리우드 배우 중 한 명이다. 이런 틸다 스윈튼이 광고에 등장해 한국어로 대사를 하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으며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출처 트립닷컴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트립닷컴이 틸다 스윈튼이란 한 수를 둔 데는 전략적 배경이 있다. 사실 트립닷컴은 중국 최대 여행사이자 아시아 최대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Ctrip) 그룹의 온라인 브랜드다. 트립닷컴은 '중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글로벌화를 위해 미국 또는 유럽의 이미지가 강한 틸다 스윈튼을 기용했다. 덕분에 "중국 기업 광고인지 몰랐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트립닷컴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방은하 HS애드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 제작전문임원)는 지난 4월 "트립닷컴 광고 온에어 후 광고 효과 부분은 이전에 비해 5배 증가했고 인지도와 최선호도, 브랜드 상기도, 화제성 등 광고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브랜드 지표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국인이 완~~~~~~전 쉬워" 깐족거림으로 도전정신 불태우게 한 크리스 프랫


게임업계에도 외국 모델 기용 러시가 일고 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깐족거리고 웃긴 캐릭터로 사랑을 받은 크리스 프랫은 '포트 나이트'의 광고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살린 연기를 보여줬다. 크리스 프랫은 아디다스 츄리닝을 입고 케이크 한 조각을 먹으며('식은 죽 먹기'라는 뜻의 영어 속담 'a piece of cake'를 나타낸 것) 포트나이트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게임이 쉬워서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는 깐족거리는 표정으로 "그중에서도 한국인이랑 할 때가 완~전 쉬워"라며 한국 게이머들의 도발하는 크리스 프랫은 '포트 나이트'가 밀고 있는 특유의 B급 감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출처 포트나이트 코리아(Fortnite Korea)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이 외에도 한국인들을 '포린이(포트나이트와 어린이의 합성어로 포트나이트 초보자를 일컫는 말)'라고 부르거나, 총상금 천억 원이 걸린 포트나이트 대회에서 한국인이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은 빵원(0원)이라며 놀리는 광고 등 총 4편으로 제작된 광고는 한국인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이런 광고에 힘입어 포트나이트는 국내 게임의 부동의 1위 리그오브레전드보다 더 높은 검색량을 보이며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크리스 프랫 이외에도 '반지의 제왕'에 출연한 올랜도 블룸, '어벤저스'에서 토르 역을 맡은 크리스 햄스워스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을 게임 광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들이 등장하는 게임 광고는 이제 이용자들에게 자극을 주지 못하는 당연한 패턴이 됐다”며 “영화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글로벌 스타들의 게임 광고 출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된다”라고 외국 모델을 기용하는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자본주의 때문이 아니야! 카스가 고든 램지 기용한 이유?


2017년 공개된 오비맥주 '카스'의 광고는 의외의 광고 모델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광고로 회자된다. '말오줌', '물탄 맛' 등 별명을 가진 국산 맥주 카스를 들이키며 "끝내주게 신선하다(Bloody fresh)"라며 칭찬하는 유명 셰프 고든 램지를 보며 네티즌들은 '영국 최고 셰프마저 자본주의에 굴복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출처 카스 유튜브 공식 채널(Cass TVC) 캡처


'맥주 광고 = 젊고 활기찬 이미지의 남자 연예인'이 하나의 공식으로 여겨지는 맥주 업계에서 오비맥주가 새로운 시도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비맥주는 국내 소비자에게 만연한 '한국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사실 가벼운 맛과 탄산이 많은 '아메리칸 라거'로 분류되는 카스가 오히려 음식에 맥주를 곁들여먹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잘 어울린다는 것. 이를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오비맥주는 평소에도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맥주를 선호한다는 고든 램지를 모델로 선정했다.


썸네일 / 출처 이시언 SNS


인터비즈 신유진, 임현석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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