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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03. 2020

두 달만에 100만 봉지 팔린 꼬깔콘의 비결은 '이것'

경쟁력을 위한 기업의 텍스트 데이터 활용 사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넷플릭스로 여가 시간 대부분을 보내고 검색도 유튜브로 하는 시대다. 동영상이 대세라지만 여전히 텍스트는 건재하다. 기업은 변화하는 텍스트 환경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한 제과 회사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텍스트 인공지능 분석을 활용해 '대박'을 치기도 했다. 남들 보다 한 발 앞선, 비즈니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텍스트 활용 사례를 DBR 282호 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원문 기사 더보기


새로운 꼬깔콘을 출시할 때 인공지능을 활용한다고?


텍스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출시된 '꼬깔콘 버팔로윙 맛' 출처 DBR

'버팔로윙, 맵다, 닭날개, 핫소스'


위 단어들은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지난해 여름 롯데제과는 자사 스낵인 '꼬깔콘'의 새로운 맛 출시를 위해 텍스트 분석을 실시했다. 맥주 안주라는 과자 특성에 맞게 '혼술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여 사람들의 SNS를 분석한 것이다.


IBM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시스템 '엘시아(LCIA)'를 활용한 결과, 사람들은 안주로 '버팔로윙, 맵다, 닭날개, 핫소스' 등의 키워드를 많이 언급하고 있었다. 롯데 제과는 위 빅데이터 텍스트 분석을 기반으로 '꼬깔콘 버팔로윙맛'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여 두 달 만에 100만 봉지가 팔릴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 꼬깔콘과 맥주 안주 연관지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출처 롯데제과 공식 홈페이지


롯데제과가 제조와 마케팅 전략으로 인공지능 텍스트 분석을 활용한 제품은 꼬깔콘뿐만이 아니다. 2년 전 출시된 ‘빼빼로 카카오닙스’와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요거트’도 수 백만 개의 소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출시한지 40년이 넘은 '빠다코코낫'도 앙금과 버터의 합성어인 '앙버터'키워드를 접목시킨 '앙빠샌드위치' 레시피를 선보이며 전년 대비 30%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SNS데이터는 소비자들의 '진짜 의견'을 담고 있다. 텍스트를 통해 사회적인 트렌드, 자사 상품에 대한 후기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텍스트 분석에 한계도...


텍스트 패턴 분석은 유용하지만 한계도 있다. 빈도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소소하게 언급되는 중요한 키워드를 놓칠 수 있다. 또, 변칙적인 인터넷 용어를 처리하기 버겁다.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표현을 제외하는 것이 맞는지, 그것으로부터 의외성을 찾아내는 것이 좋을지 등 해석에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 유쾌한 민족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래에 나온실제 '에어비앤비(Airbnb)' 후기를 보자.


에어비엔비 후기. 출처 에어비앤비 사이트 발췌

'확직만 난방잌 앜되섴 춬웤엌욬 맠짘맠에 낰왘섴 곀웈 잠듴엌슼닠닼'

'세뵥이면 쭈 ㅣ가 나와서 자미를 재데로 자르수 옵솟다'


위 내용을 해석할 수 있는가? 당신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어렵지 않게 '난방이 안 되고, 쥐가 나온다'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오타에 민감한 번역기는 이를 놓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국인 숙박객들은 리뷰 시스템이 오타를 제외한 해석가능한 메시지만 남긴다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불만사항을 오타로 처리한다. 번역기가 놓친 '의도적 오타'에는 한국인만 알아볼 수 있는 치명적인 메시지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영화 '클라멘타인' 네이버 리뷰 중


포털의 영화나 글, 쇼핑 카테고리 후기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나타난다. 평가가 좋지 않을 법한 영화에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식으로 추천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그대로 쓸 경우, 추천을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입장에서는 '반대의 결과물'을 내게 된다. 따라서 한국어 후기를 다루는 텍스트 분석의 경우, 모니터링 그룹을 활용해 사람이 한 번 더 보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와 대화하는 로봇, '챗봇(chatbot)'
SNS나 뉴스 속 말을 수십만 건 모아 시각화한 워드클라우드(wordcloud). 출처 google


텍스트를 분석할 땐 어떤 것을 재료로 선택하는지도 중요하다. 틀이 명확한 공식적인 텍스트의 경우 활용도가 높다. 기업들은 '자주하는 질문'이나 '광고 전송'같이 목표물이 분명한 텍스트를 활용할 수 있다. 바로 '챗봇(chatbot)'에서다.


이미 많은 기업이 자체 챗봇을 운영해 맞춤형 질의응답(Q&A)를 진행한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추천 메뉴에 뜨는 수많은 업체의 '봇'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챗봇. 출처 카카오톡

최근 기술 상황을 보면 챗봇이 정해진 답만 하는 규칙 기반(Rule-based)을 넘어, 인간과 기계가 대화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지난 겨울에 출시된 구글의 자연어 알고리즘 BERT는 문단 내에서 특정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특화되어 수능 영어 영역 문제, 토익 문제 풀이에서 꽤 높은 적중률을 보인다.


인공지능 연구그룹 Open AI가 최근 개발한 GPT-2모델은 사용자가 설정한 문장 뒤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챗봇이 문장과 맥락, 글의 연속성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코카콜라와 이케아에 들어가려면 로봇 면접관을 통과해야?


펩시콜라 등 주요 기업에서 활용된 면접봇 서비스 Robot Vera 그래픽 화면 출처: 데일리메일


이러한 텍스트 생성 및 분석 기술 발전에 힘입어 '면접봇'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 펩시콜라와 이케아에서는 Robot Vera라는 러시아 기업 기반 챗봇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수천 건씩 들어오는 이력서를 빠르게 관리하고 기계를 통해 면접을 진행하면서 채용 단계에서 효율이 크게 올랐다고 한다.


로레알도 인턴십 선발에서 챗봇을 활용했는데 1750명의 지원자 중 80명을 걸러내 인간 면접관에게 보내 이후 최종 27명이 선발됐다. 전형 초반단계인 디지털 온라인 테스트와 비디오 인터뷰를 로봇이 진행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한미약품 등에서 AI를 활용한 면접이 진행중이다. 모두 텍스트 데이터 확보와 학습을 통해 이루어진 일이다.




글은 끊임없이 생산된다. 소비자들은 음식 사진을 보고도 그 식당의 후기를 글로 찾아본다. 이미지와 동영상의 중요성이 커진 시대에서 글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기업이 텍스트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싶다면, 세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후기, 설문조사 결과 등 수집된 텍스트 데이터를 꼭 모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트렌드 분석에 쓸지, 맞춤형 챗봇을 만들지 등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간을 제대로 읽기 위해선 텍스트를 잘 아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82호

필자 유재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연구원


인터비즈 김정현 박은애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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