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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04. 2020

도요타의 최고 라이벌이.. '구글'이라고?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탈피해 '모빌리티 컴퍼니'로 나아가는 도요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도요타 자동차는 자동차 제조기업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 안전을 보완해주는 기술에 주력하던 데서 벗어나 자율주행, EV(Electric Vehicle·전기자동차)화 등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모빌리티 컴퍼니'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 우버, 바이두 등과 손을 잡았다. 구글 등 거대 IT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게임 체인지에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도요타의 전략을DBR 289호에 실린 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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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aS 플랫폼의 주도자


도요타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2020년대 초반 모빌리티 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을 장악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자동차에 스마트폰처럼 통신 기능을 도입해서 카셰어링, 보험, 음식점, 소매점, 관광 및 여행, 숙박, 물류, 대중교통(철도·지하철·버스·항공), 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내부에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모듈(DCM)을 탑재해 자동차를 네트워크화하고 자동차와 통신플랫폼, 데이터센터, 그리고 접속 권한을 주는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하나의 패키지로 공급한다. 이 플랫폼으로 자동차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 많은 기업과 협력하되 서비스와 자동차 내부를 연결하는 길목은 도요타가 주도하게 된다.


출처 DBR


예를 들어보자. 고객이 집을 나와 해외 출장을 갈 때, 자동차를 타고 기차역까지 간 후 비행기를 타고 해외 출장지에 도착해 현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모든 과정을 도요타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다.

출처 GOOGLE


도요타는 이러한 MaaS기반 플랫폼을 출시하기 앞서 공유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정액제 카셰어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도요타 고객들은 2019년 1월부터 일정 금액을 매월 지불하면 여러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다. 일본 내에 있는 5000여개의 판매점을 활용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예약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4만 대에 달하는 시승용 자동차와 판매점의 인력, 주차장도 사용할 예정이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각종 주행 데이터는 새로운 이동 서비스의 개발에 이용된다.


출처 DBR


IT 회사와 손 잡다


이러한 MaaS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와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도요타는 소프트뱅크, 우버, 바이두 등 세계 각국 기업과의 제휴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최대 IT회사 소프트뱅크와는 모네(Monet Technology)라는 합작사를 설립해서 MaaS 전략을 공동 추진한다. 혼다, 마쓰다, 스즈키, 스바루, 이스즈, 다이하츠, 히노 등의 자동차 회사를 포함해 17개 자치단체, 200개 이상의 기업 등이 2019년 6월 기준으로 모네에 참여를 결정했다.


출처 GOOGLE


모네는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전 스마트폰으로 모든 교통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는 지역 공공 교통시스템을 개발해 지자체에 납품했다. 고객이 원하는 만큼 서비스가 즉각 제공되는 온디맨드 방식(On-demand)이다.


이를 통한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2020년대, 자율주행차량을 활용한 배차 서비스를 사업화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일본의 차량주행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해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과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와 우버의 협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요타와 우버는 각자 카셰어링 서비스로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해 저비용 자율주행 모듈 개발에 나섰다.


도요타는 2018년 8월에 5억 달러를 우버에 출자했고 향후 카셰어링 전용 완전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1년까지 우버 서비스에 도요타 자동차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2019년 4월 우버에서 분사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사업부 ATG(Advanced Technology Group)에 덴소, 소프트뱅크그룹과 10억 달러를 추가로 출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우버 입장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우버는 2018년 3월에 일반 도로에서 진행한 자율주행실험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저하고 있었다.


도요타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고자한다. 도요타도 우버의 특장점인 ‘공유 승차 비즈니스’에서 확보한 방대한 고객 수송 데이터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자동차의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MaaS 전략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불가결하다고 판단한다. 우버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과의 기술 제휴로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 연구개발 거점을 세우고 연구 성과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자회사도 설립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AI에 강점이 있는 바이두의 자율주행 실증 실험인 ‘아폴로’ 계획에도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구글이 자율주행 실증실험 실적과 AI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있는 가운데 도요타는 새로운 자동차 산업의 혁신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초 기술, 서비스, 하드웨어 등에서 복합적인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뒤늦은 EV 트렌드 투입, 무엇을 준비할까


출처 DBR


한편, 도요타는 자동차 엔진의 전동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연합 세력 구축에도 나섰다. 2020년 중국 시장에 10개 차종의 순수 전기자동차(EV)를 출시할 계획인데, 여러 기업과의 제휴로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사실 이미 현대차나 폭스바겐이 EV를 출시하고 있음에도 아직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프리우스(PRIUS) 출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 대응은 다소 늦은 편이다. 하지만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도요타가 하면 확실하게 하겠다'는 포부로 EV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EV는 자동차의 제어를 전기만으로 할 수 있어 반응 속도가 빠른데 이 장점을 살려 미세한 시차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자율주행에 유리한 환경으로 만들어 놓으려 한다.


현대자동차의 EV ㅣ 출처 GOOGLE


도요타는 파나소닉과의 배터리 사업 제휴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유력 배터리 기업인 CATL, BYD, 일본의 GS Yuasa, 도시바 등과도 제휴해 배터리 분야에서 친(親)도요타 기업 연합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CATL와 도요타는 배터리 중심으로 EV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심도 있게 협력하기로 했다. 물론, CATL의 배터리는 품질 등도 고려해서 우선적으로 중국 시장용 자동차에만 탑재될 것으로 보여 일본 시장용 EV에는 당분간 활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도요타의 2020버전 EVㅣ 출처 google


EV는 한 번 충전해서 주행할 수 있는 거리, 충전 인프라 설치 상황 등에 따라 차량 사용 방법에 차이가 나고 새로운 판매 전략도 요구된다. 때문에 새로운 과제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회사 간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다이하츠, 히노, 스바루, 스즈키, 마쓰다 등과 협력하여 기술 교류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특히 스바루와 양사의 기술을 활용해서 중대형 승용차의 EV 전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도요타의 전동화 기술과 스바루의 전륜구동(AWD) 기술을 활용하며, EV 전용 플랫폼을 기초로 C세그먼트(세단, 쿠페, 해치백 등)의 SUV 차량을 공동 개발해서 양사의 브랜드로 판매한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엔 구글, 아마존 등 IT기업이 자동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가전 박람회에 자동차가 등장한 것도, 자동차를 가져온 주인공이 IT기업들인 것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은 CES에서 선보인 것처럼 차량에 자사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접목해 차에서 집안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등의 기술력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자율주행차 실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가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도요타가 차량 하드웨어에 뒷받침된 고신뢰 기술 발전과 함께 IT, 서비스 기술을 연결하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일본 기업들은 과거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한 탓에 위기에 직면한 경험이 있다. 도요타는 이 같은 현상이 자동차 산업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른 자동차 기업과 함께 생존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89호

필자 LG경제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이지평


인터비즈 정리 김정현 박은애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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