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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04. 2020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 왔습니다

직장인 2명 중 1명이 시달리는 '만성피로증후군'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우리는 '만성피로'가 만연한 사회에 살고 있다. 직장인들이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은 일상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6%에 달하는 직장인들이 만성피로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나 업무에 치여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직장 내 '리더'들은 자신의 피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다. 극한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치닫는다. 리더가 만성피로증후군을 겪고 있을 때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DBR 240호 기사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원문 기사 더보기


출처 사람인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화면캡쳐


만성피로증후군이란?


만성피로증후군은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피로나 소진이 며칠의 휴식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고 만성적으로 쌓여 개인의 일상생활과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영향을 끼친 경우다.


즉, 장기간 지속되는 피로와 여러 증상으로 인해서 개인의 일상 활동과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의학적 상태를 말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DC)의 진단 기준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의 피로는 단순히 피곤한 것과는 다르게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휴식이나 수면으로 회복이 안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피로의 특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며칠 동안 연말 결산을 해야 해서 야근을 한 결과,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만성피로증후군의 피로는 이와 달리 특별히 어려운 활동의 결과가 아니다.


연속 야근으로 인한 보편적인 피곤은 충분한 휴식 또는 휴가로 쉽게 풀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반면 만성피로증후군의 피로는 잠을 푹 자고 잘 쉬는 것만으로 회복이 되지 않는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화면캡쳐


사실 이 증후군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잠 자체도 쉽게 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유지도 안 된다. 더불어 여러 신체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는데 근육통, 관절통, 두통, 겨드랑이 등의 임파절 압통 등의 통증을 겪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설사 같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을 느끼기도 하고 마치 감기 걸린 사람처럼 오한이 오기도 한다. 또한 주변 자극에 예민해지면서 냄새나 소리, 음식물, 화학품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자신이 만성피로증후군인지 알고싶다면 자가 진단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인터비즈 제작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 경제적 비용도 초래한다? 


이와 같은 만성피로증후군은 개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서 커다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노동생산성이 정상적인 상태 대비 약 54%가 줄어든다. 미국에선 이로 인한 생산성 감소가 1년에 91억 달러(한화 약 10조 6천억 원)에 달한다고 봤다.



감이 잘 안 오는가? 이는 모든 감염 질환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100억 달러=11조 6천억 원)에 필적하는 수준이고, 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64억 달러=7조 4천억 원)보다 압도적으로 더 크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더 큰 문제는 만성적이고 극심한 피로가 '개인'의 생산성 저하로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이 모여서 집단을 이루고, 개인과 집단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감정이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듯이 사람의 몸과 마음의 극심한 피로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로 퍼져 나간다.


한 개인이 피로해지면 얼굴 표정, 말투, 자세가 변하게 되고 이는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그 사람의 피로가 만성적인 것이라면 그가 속한 집단에 파급되는 부정적인 영향 역시 만성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나 리더가 만성적인 피로감에 빠져 있다면 이는 더 심각하다. 정신의학적으로 리더는 집단 구성원들이 불안을 느낄 때 그들의 불안을 감당하고 수용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피로한 리더는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리더의 피로는 부하직원들에게 퍼져 나가 조직 자체가 불안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회사에 막대한 경영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


안토니오 호르타-오소리오 로이드은행그룹 최고경영자(좌)와 로이드은행(우) / 출처 pinterest


일례로 2011년 10월 유로존 위기를 수습하던 안토니오 호르타-오소리오(Antonio Horta-Osorio) 영국 로이드은행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과로로 병원에 입원했다. CEO의 갑작스러운 병가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고, 로이드 주가는 4.5%나 하락했다.


그는 다음 해 1월 복귀했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과도하게 쌓인 피로감이 결국 회사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CEO들이 꼭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함을 알려주는 사례다.


'잘 쉬는 게 혁신이다'...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 통해 검증된 휴식의 중요성


따라서 리더의 만성적 피로에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리더는 자기 자신의 만성적인 피로가 조직에 전염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관리하고 조직의 피로도도 잘 체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리더 자신과 조직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관찰자아(observing ego)'능력을 키워야 한다. 관찰자아는 자신의 생각을 관리하는 능력을 뜻하는 '메타인지'와 비슷한 개념으로 자기 성찰 능력을 중재하는 의식적인 정신 기능을 말한다.


자신의 내적 상태에 대해 한 발 떨어져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관찰자아는 적절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만 격심한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에는 기능이 떨어진다. 위기 상황 속에선 자신의 상태를 되돌아 볼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자기 자신과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자아의 오작동 경고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단, 휴식을 미루거나 아예 휴식 없이 일하고 있다면 적신호가 울리고 있을지 모른다. 휴식은 마음 속 관찰자아가 작동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준다. 쉼이 부족하면 관찰자아가 마비되고 현재 상황은 매몰돼 버린다.


만약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밤과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 이것은 '잘 버티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라 '관찰자아가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는 경고임을 인식해야 한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 화면캡쳐


또 리더가 자신의 일터와 집을 혼돈한다면 이 역시도 관찰자아가 위기에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바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가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그 개인의 관찰자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리더 자신의 상호작용이 조직 안에서만 이뤄진다면 자신의 상황과 생각에 매몰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관계를 가지는 것은 리더의 관찰자아가 나와 가족, 더 나아가 세상을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리더 개인으로서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업에서의 지원과 인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보다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유니레버 등 많은 해외 선도 기업에서 증명되고 확산된 지 오래다.


넷플릭스나 버진그룹 같은 해외 기업들은 무제한 휴가제도를 도입하고 직원들이 언제든지, 원하는 기간만큼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들이 내는 효율이 휴가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일 것이다.


LG디스플레이 힐링센터의 모습 / 출처 LG디스플레이 공식 블로그


올해 들어 국내 대표 대기업들 역시 앞다퉈 대규모의 힐링 및 명상센터, 정신의학과 상담, 코칭 프로그램들을 도입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삼성그룹은 지난 5월 경북 영덕에 1300억 원을 들여 임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영덕 연수원’을 열었다. 전문적 진단프로그램과 명상을 도입하고 상담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 4월 경북 문경에 ‘LG디스플레이 힐링센터’를 개관하고 명상, 상담, 소통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고 전해진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던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 리더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성찰의 기회를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제도적,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0호

필자 이용석 이머징 파트너


인터비즈 신혜원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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