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Developer Conference 발표내용정리 1편
5월 1일부터 2일 페이스북의 "2018 F8 Facebook Developer Conference"가 있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이거였습니다.
페이스북이 만들고자 하는 relationship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저커버그, 문득 이런말을 합니다.
Did you know that
one in three marriages in united states starts online?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메신저를 통해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고 있는 페이스북.
오늘은 페이스북 Developer Conference 중 가장 핫한 주제였던 데이팅서비스에 대해 포스팅해보겠습니다.
뭐???? 데이팅???
처음에는 이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지 하며 놀랐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듯 합니다.
연애란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 가까이 만들고자 하는 페이스북이 이번 서비스를 출시하는것에 그리 이질감이 들진 않더군요. 이를 설득하기 위함인지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지향하던 Meaningful Relationship에 Dating이 포함되어있음을 거듭 강조합니다.
의미적인 부분은 뭐.. 그렇다고치고, 사업적으로 살펴봤습니다.
페이스북은 왜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하려고 하는 걸까요?
물론 과거부터 다양한 서비스가 있어왔지만, 현재의 거대한 소셜데이팅시장은 Tinder가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친구들과 가족들을 연결해줬다면,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연결해준다."라는 메세지를 들고 나타난 틴더는 빠르게 시장을 성장시켰죠.
전에 없던 직관적이고 간단한 UI를 기반으로 한 틴더 및 소셜데이팅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사용자 수가 매년 108%라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증가한 틴더는 subscriber 수가 무려 3.1억명에 달했습니다. 2017년 5분기 기준 14개 국가의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 109개의 국가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온라인으로 친구들을 만나는데 거리낌이 없는 서양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냐구요?
중국 최대 소셜 데이팅 앱 모모는 1억8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기업가치 2조7500억원으로 IPO에 성공했습니다. 일본 최대 데이팅 서비스 패어스는 2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죠.
덕분에 Tinder 외에도 다양한 데이팅서비스를 보유하고있는 모회사 MatchGroup은 신났습니다. 2015년 Tinder를 등에업은 MatchGroup은 무려 기업가치 4조원에 나스닥에 상장을 했습니다. 이후에도 Revenue는 매년 20%씩 성장하여 2017년에는 $1.3B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보여주죠.
물론 페이스북 내의 서비스라 노골적인 과금체제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50M에 불과한 사용자를 가진 틴더의 기업가치가 3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의 플랫폼 내 스스로를 싱글로 표시한 유저 200M명중 일부만 dating service를 활용하더라도 페이스북의 수익성장은 꽤나 명확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틴더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외모만을 기준으로 손쉽게 사람들을 스와이프(선택/버림)하는 것이 그 근본적인 이유였는데요.
특정한 사람과 깊고 의미있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것 보다는, 빠르게 20~30명 정도를 만나고 가장 괜찮은 사람과 만남을 이어가려는 피상적 만남주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저 원나잇 스탠드가 목표인 유저가 많아 불만을 표시하는 유저도 흔히 보이죠.
어느덧 틴더는 가벼운만남의 대명사가 되었고, 틴더의 사용자들은 장기적 관계(long term relationship)를 기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틴더에게 외모 그 이상을 알고있는 페이스북이 도전장을 건넵니다.
페이스북은 2004년 이래 지금껏 무려 20억 유저의 네트워킹을 담당해왔습니다. 덕분에 친구관계, 취미, 좋아하는 페이지 등 수많은 정보를 알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한다면 정말 강력한 데이팅 서비스가 되겠죠. 그런 그들의 소셜데이팅서비스, 보다 디테일하게 분석해봤습니다.
공개한 영상을 보면 크게 사용자의 프로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특이한 점은 Swipe형식으로 구성된 틴더 및 기존의 앱들과는 달리 scroll방식으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고, 정보를 확인하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틴더의 간편함을 포기한 대신 보다 다양한 정보를 담고자 한 노력이 보이네요. 확실히 틴더와는 달리 long-term relationship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점이 보입니다.
두번째는 매칭이 Group이나 Event를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건데요.
UMF에 참가하는 여성 User가 Dating Service를 쓴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1. Dating app에 들어가면 내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의 정보가 있습니다.
2. 사용자가 Dating상대를 찾고 싶으면 UMF에 자신이 참가한다는 사실을 Unlock할 수 있습니다.
3. 그 경우 해당 이벤트에 참가 혹은 관심의사를 밝힌 다른 Single-user들이 나오는데요.
4. 그들 중 한명에게 직접 호감을 포함하고 연락을 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데이트를 하고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에는 event나 group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있는 프로세스입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다면 연인이 될 확률도 높으니 분명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틴더가 빠르게 성장하게된 배경에는 대학축제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대로라면 페이스북의 데이팅 서비스는 망할것 같습니다.
아니 적어도 한국에서는 절대 먹히지 않을겁니다.
100명 중 내가 맘에 드는 사람이 10명이 있고, 그 10명중 한명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칩시다. 데이팅 서비스는 남성과 여성유저 각각이 100개의 사랑의 작대기를 보내게 해야 이 커플을 성사시킬 수 있죠. 이 사랑의 작대기의 개수가 많을수록 matching은 쉬워질텐데요. 틴더와 페이스북이 이 작대기를 얻는 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틴더는 당장 눈앞에 사진을 가져와서 물어봅니다.
"좋아? 아님말아?"
덕분에 수동적인 사람들도 앱에의해 강제적으로 작대기를 보내거나 오고있는 작대기를 부숴야합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틴더는 단 1초만에 사용자들이 서로 작대기를 부수고 보내는 과정을 반복시키게 되고 서로가 좋아하는 짝을 쉽고 많이 만들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서비스는 상대방에 대한 선호를 밝히고 싶은 경우에만 interest버튼을 통해 밝힐 수 있습니다. yes no가 아닌 pass, 굳이 작대기를 보내지 않아도 되는거죠. 지금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작대기를 보낼 수 있구요.
yes말고의 선택지가 No밖에 없었던 틴더가 "이 정도라면 오는 막대기를 부수지 않겠어"의 의미로도 yes를 눌렀다면, 페이스북의 유저들은 "곰곰이 생각좀 하다가 진짜 좋아야" interest버튼을 누를것입니다.
게다가 interest 버튼을 누르기 위해선 직접 그룹과 이벤트를 찾아가 상대방을 검색해야 하죠. 이는 수많은 수동적인 사용자(특히 여성사용자)의 작대기수를 크게 줄일 것이고, 결과적으로 매칭이 잘 안되는 데이팅서비스로 전락할 확률이 큽니다.
서비스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던 시장을 뒤집어 엎을지도 모르는 거대한 플레이어가 소셜데이팅시장에 등장했습니다. 당연히 현재 소셜데이팅 앱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던 틴더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겠죠.
틴더의 모회사 매치그룹의 주가는 주커버그가 말을 꺼낸지 1시간도 되지 않아 20%가량 급락합니다. 끝을 모르고 성장하던 틴더에게 갑자기 위기가 찾아온거죠.
하지만, 저는 페이스북의 서비스가 이대로 출시된다면 이는 틴더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소셜데이팅 시장이 성장하는데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부정적인 인식입니다.
"그런걸 누가써", "내가 그렇게 외롭진 않아"와 같은 생각이 사용자로 하여금 앱을 다운로드 받는 선택을 못하게하죠. 하지만 서비스를 한번이라도 써본 사용자들은 서비스에 만족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틴더의 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예비 사용자들이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한번이라도 써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페이스북의 추가 기능으로 생겨난다면 사용자들은 굳이 앱을 다운로드받는 선택을 안해도됩니다. 대신 늘 사용하는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능을 써본다는 핑계 혹은 호기심으로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써볼테죠. 이때 이 신규 유저들이 만약 페이스북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당연히 업계 1위인 틴더로 유입될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앱을 출시하고 시장에서 테스트를 받을 올 하반기, 페이스북이 차려놓은 소셜데이팅 시장이라는 밥상을 틴더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수있게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developer conference는 다룰만한 주제가 워낙 많네요.
다음 포스팅부터는
1. F8 Conference 종합 요약
2. 페이스북의 위기 : 개인정보 이슈
3. 관계에 집중하는 페이스북, 이들의 신념
4. 틴더 및 글로벌데이팅시장 분석
5. 국내 데이팅 시장 분석
등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