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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망 Jul 02. 2018

카카오페이지가 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홍보하죠?

기다리면 무료


"김비서가 왜 그럴까?"라는 드라마가 최근 전국 시청률 8.5%, 수도권10.9%를 기록하며 또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습니다. 연일 높아지고 있는 시청률이 제법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카카오페이지가 이 tvN드라마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는게 눈에 띕니다.


tvN이 광고비를 많이 입금했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사실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카카오의, 카카오에 의한, 카카오를 위한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의 원작은 카카오페이지의 웹툰/드라마이고

제작은 최근 카카오와 공동으로 자회사를 설립한 스튜디오드래곤이 했으며

유통플랫폼은 tvn과 카카오페이지입니다.


 때문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성공은 카카오에게 큰 의미가 있는데요.

훗날 카카오의 영상 플랫폼에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오리지널 콘텐츠  또한 이와 같은 프로세스로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카카오페이지 드라마/예능 카테고리의 콘텐츠당 시청자가 아직 500명 ~ 4만명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갈길이 멀긴 합니다.)


 카카오페이지가 포함된 기타콘텐츠는 콘텐츠회사 카카오를 지탱하고 있는 3개 카테고리중 가장 작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입니다. 특히 "기다리면 무료"라는 카카오페이지 특유의 비즈니스모델이 가장 큰 동력원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한 게임/음악콘텐츠에 이어 카카오 콘텐츠의 미래를 책임질 카카오페이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01

웹툰/웹소설 : "기다리면 무료"의 승리

매출비중 : 19%

서비스 : 다음웹툰(포도트리), 카카오페이지(포도트리)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촬영인원이 갈려들어가야 하는 드라마와는 달리 소설/웹툰 시장은 작가 개인 혹은 소수의 작가팀으로도  주 1회 이상의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공급이 쏟아질 수 있는 환경이다보니 개별 IP의 가치만큼이나 플랫폼의 차별성이 중요한 시장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그 시장에서 수익모델이 중요한 이유를 말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네이버(좌), 다음(우)의 웹툰 미리보기


 기존 웹툰의 과금체제는 다음주, 다다음주에 나올 웹툰을 "미리보는"데에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였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 다음웹툰과 레진코믹스는 배너광고에 국한되었던 기존의 수익모델보다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금체제의 문제점은 내가 구매한 미리보기 회차가 일주일만 지나면 무료로 풀려버린다는 겁니다.

 제가 6월 24일에 6월 31일자 일요웹툰 미리보기를 결제했다고 가정합시다.  6월 31일이 되면 해당 회차는 무료로 풀리고 저는 아무 금액도 지불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과 같은 상황이 됩니다. 오히려 6월 31일자를 미리 당겨서 봤기 때문에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없다면 새로운 회차를 보기 위해 무려 2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죠.

 일주일만 내가 구매한 미리보기의 가치가 0원이 되어버리는 상황에 유저들은 회의를 느낄겁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의 수익모델을 카카오페이지에 적용합니다.


 1.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 : 애니팡 하트


 한때 카카오의 최고 인기게임이 애니팡에선 게임을 하기 위해 하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천천히 차오르는 하트는 게임을 지속하는데 걸림돌이 되죠. 때문에 게임을 연속적으로 하기 위해 유저들은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하트가 찰때까지 기다리기(무료 서비스 : 고객유치)

 하트 구매하기(수익창출)

 친구 초대하기(마케팅 효과)

중에서 말이죠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은 이 애니팡의 하트와 비슷한데요. 애니팡이 5분마다 하트를 주는 것처럼 하루에 한번씩 웹소설을 볼 권한을 하나씩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즉 카카오페이지에서도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보려면

 하루를 기다리거나(무료 서비스 : 고객유치)

 이용권을 구매하고(수익 창출)

 친구를 초대(마케팅 효과)

해야하는 겁니다.




 2. 캐시프렌즈 : 크로스프로모션


  카카오게임의 두번째 특징은 크로스프로모션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애니팡 for kakao"의 유저가 "데미갓워 for kakao"를 받아서 접속하면 캐시아이템인 토파즈를 20개 지급하는 것이죠. 그동안 5~10분씩 기다려가며 하트를 벌었던 사용자들에게 3분이면 끝나는 다운로드라는 대안으로 제법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비교적 쓸모없는 비과금유저들을 새로운 게임에 유입시켰고, 앱스토어 상단에 카카오게임들을 나열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토파즈 사용"을 경험해본 사용자들은


캐시아이템을 쓰면 이렇게 편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과금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데이터는 못구했지만 캐시아이템을 보상으로 주는 것과 과금이 양의 상관관계일거라 추측됩니다.)


 이 전략 역시 카카오페이지에 적용되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캐시 프렌즈]라는 서비스를 통해 광고를 보거나, 게임을 사전예약하거나, 카드를 발급받는 사용자들에게 캐시를 제공합니다. [캐시 프렌즈]는 카카오페이지의 고객이 아닌 외부인들에게 광고수익을 창출합니다. 외와 동시에 하루를 안기다려도 되는 편리한 경험을 주면서 과금으로 유도하죠.




막대(좌) : 매출액, 선(우) 전분기 대비 성장률

이렇듯 카카오게임의 전략을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지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병행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03

글로벌 진출 : 세계도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 픽코마(일), 텐센트동만(중)





  최근에는 글로벌로의 진출도 눈에 띄는데요.


 1) 일본

 카카오의 일본용 카카오페이지인 픽코마는 일본 앱스토어 도서관련 앱 다운로드 1위에 등극했습니다. 현재 픽코마에서는 ‘좋아하면울리는’,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대새녀의 메이크업 이야기’ 등의 국내 흥행 웹툰과 현지 작품 등 1천개 이상의 콘텐츠에 ‘기다리면무료’ 모델을 도입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기준 MAU는 250만명 일 거래액은 1억원을 넘겼다고 하네요.

 픽코마는 지금의 트래픽을 기반으로 올해 여름 픽코마TV라는 영상플랫폼을 런칭할 것이라 발표했습니다.


 2) 중국

 중국의 경우는 텐센트와 손을잡고 텐센트동만이라는 중국 최대 웹툰·애니메이션 플랫폼에 진출했습니다. 아 여기서 텐센트 동만은 MAU가 9천만명에 10억뷰 이상을 달성한 만화가 30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9000만명, 10억뷰.. 대륙의 기상이란...


 카카오페이지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마검왕', '그 여름 나는' 등 10개 작품이 2017년 초부터 텐센트 동만 플랫폼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8월에는 "기다리면 무료"역시 도입하면서 콘텐츠 공급을 넘어 플랫폼 운영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습니다.




03

향후 전략 : 영상 플랫폼으로의 도약

카카오페이지 영화, 방송채널 오픈




출처 : 카카오 IR자료

 아직 "기타"콘텐츠로 분류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이지만, 이 분야는 이후 전체 콘텐츠매출의 50%이상을 차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 근거는 최근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2018년 1월 카카오페이지에서 영화 VOD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영상콘텐츠 진출을 알렸고, 바로 지난달이었던 5월말 드라마*예능 섹션까지 추가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야망을 드러낸 것이죠. 결국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를 모바일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영상콘텐츠 제작 - 플랫폼에 이르는 과정을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수직계열화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카카오는 작년 11월 "도깨비", "응답하라시리즈", "시그널"등을 제작한 드라마계의 공룡 스튜디오드래곤과함께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를 설립한 바 있죠.


 따라서 현재 카카오의 [영상콘텐츠왕국]에 빠진것은 배우밖에 없는데요. 이를 충원하고 완전한 수직계열화를 위해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영상콘텐츠왕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카카오페이지 유저로서 카카오페이지에 다른 영상 콘텐츠가 등장하는게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마치 카카오톡에 "게임별"이라는 탭이 추가되었을 때와 같이 쓸데없는 기능이 생긴 느낌이었달까요..?


 아직 카카오페이지는 영상플랫폼으로서 한계점이 많아보입니다.

 우선 넷플릭스, 푹, 옥수수 등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 굳이 편당 결제인 TVOD를 선택한 점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모바일에 집착을 보이는 카카오가 PC나 TV로의 연동을 할 것 같지도 않은데요.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길 선호하는 제겐 이 또한 큰 단점입니다.


 기존의 VOD와 다른 카카오페이지의 전략은 소설에 적용한 [기다리면 무료]와 같이 한 편을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구매하는 Pause&Play형태인데요. 자체제작 콘텐츠가 없는 현재 상황상 이 전략의 핵심인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는 한동안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기다린다고 무료가 되지 않는 [기다리면 무료]는 이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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