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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망 Jul 08. 2018

카카오가 또!
엔터사를 인수했습니다.

카카오의 수직계열화 분석

페이스북을 넘기다 카카오가 로엔에 이어 새로운 엔터사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했습니다.



또...?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카카오의 현재 상황을 보고 어떤 엔터사를 인수할지 예측해보는 포스팅 이었는데요...

이를 위해 "카카오는 콘텐츠 회사입니다"라는 시리즈를 쓰는 도중, 인수의 윤곽이 드러나버렸습니다.

카카오M이 인수한 배우 엔터테인먼트는 이병헌이 속한 BH엔터와 공유가 속한 숲엔터입니다.

iHQ(전 싸이더스)일줄 알았는데..


카카오가 배우매니지먼트 회사를 인수하게된 계기는 다음과 같이 예상할 수 있는데요.

 1.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를 플랫폼으로 영상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고자 함

 2. 최근 수직계열화를 위해 플랫폼(카카오페이지)에 영상서비스를 추가하고 제작사(메가몬스터)를 설립함.

 3. IP(카카오페이지), 제작진(메가몬스터), 플랫폼(카카오페이지)을 모두 갖춘 카카오에게 남은 단추는 배우.


오늘은 왜 위와같은 예상을 하게 되었는지,

영상콘텐츠 시장에서 카카오가 그리는 수직계열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01

로엔에서 본 수직계열화의 맛




카카오가 수직계열화 맛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바로 카카오M(전 로엔)이 국내 음악산업에서 수직계열화에 가장 성공한 회사이기 때문이죠.

음원 유통구조는 [제작(기획사) - 유통(유통사) - 판매(스트리밍 플랫폼)]의 형태로 이뤄지는데요.


 로엔은 페이브, 플랜에이, 스타십 등의 기획사들로 부터 음원을 제작하고, 유통하여 멜론 및 원더케이에 콘텐츠를 뿌릴 수 있는 모든 단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단계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은 로엔을 제외하고는 CJ E&M밖에 없습니다(젤리피쉬, MMO, AOMG - 유통 - 엠넷).


이런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얻는 점은 다양한데요.

 1) 기획사는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음원/음반을 제작한 뒤 수익을 창출하는데요. 같은 회사 내에 투자/유통사가 있다면 보다 쉽게 투자를 받아 안정적으로 앨범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2)  투자/유통사는 내부 기업이기에 보다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으며, 제작과정에 있어 보다 많은 의견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음원/음반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3) 스트리밍 플랫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유통사와 제작사에게 수수료를 떼어주면 남는 돈이 없다는 건데요. 수직계열화를 통해 유통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타 유통사와의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수익적인 측면으로보면 사용자가 멜론으로 스트리밍을 했을때 로엔은 세가지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1) 타 기획사 제작 / 타사 유통 / 멜론 : 매출액의 40% 획득

 2) 타 기획사 제작 / 직접 유통 / 멜론 : 매출액의 40% + 11% = 51% 획득

 3) 직접 제작 / 직접 유통 / 멜론 : 매출액의 40% + 11% + 35% = 86% 획득

*출처 : NH투자증권 2016년 로엔 기업분석 보고서


 즉, 카카오M(전 로엔)은 이미 수직계열화를 통해 각 단계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매출의 효용성을 높인 경험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음원유통 시장 점유율도 늘 1~2위를 다투고, 멜론은 최근 유료 가입자 수가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전체의 50%를 넘겼죠. 이런 경험이 있는 카카오M이 영상플랫폼을 진출하는 상황이니 그 전략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02

카카오M, 음악을 넘어 영상으로




카카오가 그리고 있는 영상 콘텐츠의 유통구조는 

[원작 - 제작(PD, 작가 + 배우) - 플랫폼]으로 이뤄져있습니다.


각 단계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1. 원작(포도트리)

 모든 콘텐츠 제작사들은 최소한의 흥행이 보장된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하는데요. 이를 위한 대표적인 방식중 하나가 바로 웹툰원작 영화들입니다. 카카오는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라는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끼, 은밀하게 위대하게, 26년, 이웃사람,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작품들이 원작인 콘텐츠들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2. 제작사

 카카오M은 원래 스낵콘텐츠 제작사인 크리스피스튜디오를 만들었었는데요. 2017년 5월 CJ E&M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토리플랜트를 인수했습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해 작가 개인에 의지하지 않고 "집단 창작"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3. 플랫폼

 카카오는 높은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를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발돋움시키고 있는데요. 영화, 드라마, 예능 VOD 서비스를 추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사실 카카오의 아픈 손가락은 글로벌인데요. 그동안 메신저는 라인에, 영상플랫폼은 브이라이브, 네이버TV에 밀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서 분야 1위인 카카오의 픽코마(일본)와

 중국 최대 웹소설/만화 플랫폼인 텐센트의 텐센트 동만(중국)을 필두로

다시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단계를 완성하여 수직계열화를 이룰때 카카오가 얻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포도트리(다음웹툰, 카카오페이지)는 IP판매라는 추가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2) 메가몬스터(제작사)는 흥행을 보장해줄 수 있는 IP를 활용하여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유통한 채널도 이미 보장되어있습니다.

 3) 카카오페이지. 픽코마TV(영상 플랫폼)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체인을 만들었다기엔 아쉬운점이 조금 보입니다.

 1) 입증되지 않은 제작능력

 비록 메가몬스터가 근래 최고로 꼽히는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과 공동 자회사이긴 하지만 아직 메가몬스터 내에는 젊은 층을 타겟팅할만한 콘텐츠를 제작한 작가/감독이 없습니다. 박지은(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프로듀사), 김은숙(도깨비, 태양의 후예, 시크릿가든, 파리의 연인), 김원석(미생, 시그널)등 국내/외로 가장 핫했던 드라마의 화려한 작가진들을 보유하고 있는 스튜디오 드래곤과는 달리 메가몬스터는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는데요. 그나마 성공했던 작품들도 "가화만사성"이나 "울지않는 새"처럼 글로벌로 먹히거나 영상 플랫폼의 주요 고객인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기 힘든 작품들이죠.


 2) 마지막 남은 조각, 배우 매니지먼트

 드라마 제작은 결국 감독, 작가, 배우가 함께 만들어나갑니다. 뛰어난 작품도 배우 섭외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흥행을 거두기 힘들죠. 하지만 카카오M은 음악콘텐츠에 주력했던 회사로 배우매니지먼트사는 킹콩엔터테인먼트밖에 없습니다. 글로벌시장에 먹힐 수 있는 배우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해선 새로운 매니지먼트사를 인수해야하죠.






03

제작역량과 배우 두마리 토끼 iHQ(싸이더스)

인수소식이 들리기 전에 써서 당당하게 틀렸습니다:(




 현 상황을 고려해보건데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 역량을 모두 가지고 있는 IHQ(전 싸이더스)가 가장 적합한 인수대상으로 생각됩니다. 이유는 IHQ가 TV채널을 소유한 채 드라마 제작과 배우 매니지먼트를 병행하는 회사이기 때문인데요.

 IHQ는 2015년까지 대부분의 콘텐츠를 외주용업하는 제작사였습니다. 그런데 2016년부터 TV채널에서 얻어지는 광고 수익을 드라마 IP에 투자해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는데요. 이 자체 IP를 갖춘 콘텐츠로 해외, 2차판권에 대한 이익을 창출하며 콘텐츠 퀄리티나 매출 모든 면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IHQ의 대표작들

 소속 배우로는 김우빈, 장혁 등이 있으며 대표작품으로는 "뿌리깊은나무"와 "착한남자", "피노키오"등이 있습니다. 국내/외로의 매출도 인상적인데요. 뿌리깊은나무는 26억 원, 착한남자는 32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고, 피노키오는는 중국에 회당 26만 달러에 수출한 기록이 있는 탄탄한 회사입니다. 모든 콘텐츠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사드난관이 있을 때에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최근 스튜디오 드래곤와 함께 가장 뛰어난 제작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기업입니다.

 

출처 : 한화투자증권 IHQ기업분석

 더욱이 최근에는 자체 IP를 가진 드라마 제작으로 인한 영업이익 상승에 탄력받아 제작편수를 2017년 3개에서 2018년 8편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배우를 보유하고 있고, 콘텐츠 제작능력이 뛰어나며,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앞두고 있는 IHQ는 글로벌 및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드라마가 필요한 카카오에게 최고의 선물세트가 될 것입니다.


 카카오의 IHQ인수 예측에 좀더 힘을 실어주는 사실은 IHQ의 대주주 딜라이브가 수년째 매각의사를 보이고 있다는겁니다. 2015년에는 딜라이브를 통째로 매각하려다 실패했고요. 2017년에 딜라이브에서 IHQ부분만 쪼개서 매각하려다 또 실패했습니다. 


2016. 07. 06. [인베스트조선] 끝까지 딜라이브 발목 잡는 CJ헬로비전 M&A

2016. 09. 12. [인베스트조선] 리파이낸싱 끝낸 딜라이브, 재매각 준비…우호적 여건도 ...

2016. 10. 19. 딜라이브, 매각주관사 재선정…"M&A 속도낸다" - 지디넷코리아  

2017. 11. 20. MK News - [단독] `김우빈 소속사` IHQ, 다시 매물로 나온다 - 매일경제

2018. 02. 22. 이데일리 - [특징주]IHQ, 매각 흥행 전망..디즈니, 5% 지분 보유 부각 '강세'

2018. 04. 12. MK News - [BEAR 이 종목] IHQ, 경영권 매각 중단에 16%↓ - 매일경제

*이쯤 했으면 누가 사줬으면...


 드라마 종합선물세트의 대주주 딜라이브는 매각을 간절히 원하고 있구요.

드라마 빼고 다 준비된 카카오는 로엔 인수때보다도 더 납득할만한 근거가 있는 상황입니다.

카카오가 대형 엔터를 포함한 여러 배우 매니지먼트사들과 컨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건데

제작역량 충원을 해줄 수 있는 IHQ한류스타들이 포진되어있는 마운틴무브먼트(박해진), 숲(공유), 블러썸(송중기, 박보검) 정도가 물망에 있을 것이라고 감히 추측해봅니다.




이로서

1) 카카오 콘텐츠사업 개요 : 카카오는 콘텐츠회사입니다.

2) 카카오 페이지 영상플랫폼 진출 : 카카오페이지가 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홍보하죠?

3) 미디어 용어 설명 : 알아두면 쓸모있는 VOD, IPTV, OTT 뜻

4) 영상플랫폼 시장 상황 : 옥수수, 푹, 네이버, 넷플릭스의 영상플랫폼 전쟁

5) 카카오의 영상사업 수직계열화 : 카카오가 또! 엔터사를 인수했습니다.(본글)

총 5개의 글로 카카오의 콘텐츠 사업에 관련된 포스팅을 마무리하게되었습니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M을 카카오와 합병시키고 콘텐츠제작사를 따로 분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영상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운동을 시작했는데요.

 1) 구독(SVOD)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의 건당결제(TVOD)가 먹힐 수 있을지

 2) 카카오의 손이 닿고 난 이후 제작된 메가몬스터의 첫번째 콘텐츠는 성공할 수 있을지

 3) 그동안 라인, 네이버에 밀려 손가락만 빨았던 글로벌 시장에서 드디어 성공할 수 있을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 수직계열화의 옳고 그름에 대하여

 카카오나 네이버 등의 IT기업에 대한 포스팅을 하다보면 늘 이런 "문어발식 서비스확장"이나 "독점"이라는 말이 따라다니곤 합니다. 수익모델 다각화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효율 증대를 위한 수직계열화는 독점으로 해석될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의 포스팅은 전적으로 카카오의 입장에서만 바라본 관점입니다. 즉 사회전반적으로 바라봤을 때 이 수직계열화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할수는 없는데요. 가장 간단한 예시로 카카오M의 자회사에서 나온 앨범들을 카카오M이 멜론의 상단에 노출시켜 다른 뮤지션들의 기회를 뺏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수직계열화로 인한 문제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제제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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