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카카오꺼가 아니다
웬일로 카카오가 검색순위 1위에 놓여있습니다.
또 카카오톡 오류 생겼나 해서봤더니..
부쩍 오른 주가가 눈에 띕니다.
약 한시간 반만에 무려 5.73%나 뛰었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오늘 낮 2시, 문재인대통령의 "은산분리 완화"발언 때문입니다.
은산분리가 뭐길래,
카카오의 주가에 이렇게나 극단적인 영향을 끼치는걸까요?
일단, 은산분리법이 뭔데?
은(금)산분리법이란
비금융회사(케이뱅크의 KT, 카카오뱅크의 카카오)가
은행 지분을 10%이상,
의결권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말합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기위해 만든 법적 규제이죠.
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생겨나고,
이 규제가 해당 은행들의 발전에 발목을 잡으면서
완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법이 만들어진것이며,
이 은산분리법 완화는 어떤 이유에서 찬성 혹은 반대되고 있을까요?
기업의 사금고화 되는 은행 : 동양사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면 안되는 이유는
은행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극단적으로 움직일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동양사태]인데요.
이는 동양그룹의 은행이 동양그룹의 이익을 위해 고객들을 속인 대표적인 사례로 불립니다.
동양그룹은 부도의 위기에 처하자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개인투자자에게 팔았습니다.
그냥 팔고 산거면 문제없는거 아니야?
문제는..!
이를 동양증권은 회사채와 기업어음에 대해 지급할 능력이 없는데,
동양증권에서 이 부실한 회사채와 어음을
투자부적격 심사를 하지 않고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했다는 것이죠.
결국 동양그룹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중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상당이 지급불능 처리됐고,
이로인한 피해자가 4만명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은행이 기업에 의해 움직이게 되면
기업이 경영의 편의를 위해 쓰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은산분리법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죠.
은행산업의 혁신을 막는 은산분리법
하지만 이 은산분리법은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로 대표되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발목을 잡고있습니다.
시장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두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이 규제는 은행 서비스 전반의 혁신을 늦출 염려가 있죠.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는
송금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통장개설을 위해 은행을 찾아갈 필요가 없게 했으며,
다양한 기능의 앱을 보다 직관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기존의 은행들은 허겁지겁 난잡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합시키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여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했죠.
결과적으로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국내 은행서비스 전체의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습니다.
이런 IT은행들이 은행서비스에 '메기효과'를 내고 있는 것인데요.
이 혁신이 계속이뤄질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입니다.
두 기업 모두 자기 이름을 내건 은행에서
의결권을 단 4%밖에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죠.
실제 카카오뱅크의 주인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이니
나머지 96%를 설득해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카카오가 기존 은행과 달리 혁신적인 서비스를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카카오가 현재 10%가 아닌 18%의 지분을 가지게 된 계기는 의결권이 없어 은산분리 원칙에 구애받지 않는 우선주를 구매했기 때문인데요. 이 우선주는 향후 은산분리 완화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줄겁니다.
공격적인 투자 R&D
카카오뱅크는 개인 고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저관여제인데다 은행사별 혜택이 크게 차이나지 않기에
특별한 이유없이 은행/카드를 선택하던 젊은 고객들에게
카카오프렌즈와 카카오라는 브랜드는 치명적인 차별점으로 다가왔죠.
첫날 가입자 수만 24만 명을 웃돌았고 영업 개시 사흘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마이너스통장대출로 가입자들이 폭주하면서 한때 일부 서비스가 마비 사태를 빚기도 했죠.
출시 후 단 8개월이 지난 시점인 3월 31일기준
- 계좌 개설 고객 수는 567만명
- 카드 발급은 435만개
- 수신금액은 7.13조원
- 여신금액은 5.86조원입니다.
이는 2016년 전체 은행들의 비대면 계좌개설 수인 15.5만개의 36.5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하네요.
우와 대박...
이긴하지만..
2018년 6월 국민은행의 여신금액은 244조원입니다...
좋은 서비스를 달고 날고 긴다고 해도 아직 그 규모는 한참 부족한거죠.
결정적인 원인은 덩치가 작기때문인데요.
수요가 있어도 자기자본이 부족하니 고객을 확장할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은산분리법때문에 자기자본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었다는겁니다.
카카오뱅크를 키우고싶은 카카오가 돈을 붓자니(출자금을 늘리자니)
지분의 10%를 넘기면 안되니 돈을 더 넣을수도 없었던 것이죠.
당장 은산분리법이 완화되면
카카오뱅크는 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같은
큰 규모의 대출 서비스도 취급할 수 있어집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보다 안정적으로 혁신을 만들며 성장할 기반이 되겠죠.
은산분리법은
'콘텐츠회사'가 되어가며 수익다각화를 강구하고 있는 카카오에게
콘텐츠/광고가 아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줄 것이고,
신사업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통로를 만들어줄 수 있을겁니다.
*본 내용은 2018년 6월에 쓴 카카오뱅크 분석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