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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망 Jun 04. 2018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꺼가 아니다.

카카오 뱅크의 등장과 미래. 은산분리라는 한계점

은행 서비스에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

효과가 얼마나 있었나 궁금해서 카카오의 IR 자료를 뒤져보다가 문득 이상한걸 발견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무려 58%의 지분을 차지하고있는 기업이 카카오가 아닌 한국투자금융지주라는 생소한 회사였던 것.

반면 카카오뱅크의 지분은 단 10%, 게다가 의결권은 4%에 불과했습니다.

(현재는 한국투자금융지주 50% 카카오 18%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꺼가 아니라고..?


오늘은

1. 카카오뱅크의 성공 이유

2.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꺼가 아닌 이유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웃을 수 있는 이유

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01

핵심만 담은 카카오뱅크

빠르고, 직관적인 은행서비스계의 메기




 인터넷, 모바일뱅킹이 영업점 거래비중을 뛰어넘은것은 어느덧 9년전 2009년의 이야기입니다. 2016년 기준 모바일/인터넷뱅킹의 비중은 50%를 넘어갔죠. 늘어나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요 하지만 IT에 무지했던 은행들, 그들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떤 전략을 취했을까요?


 자체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능력이 없었던 은행들은 각 기능별로 끊임없이 많은 앱을 만들어냈습니다. 제대로 은행업무를 활용하기 위해선 적어도 2~3개정도의 앱을 다운받아야만 했고, 서로 다른 외주제작사를 활용한 탓인지 각 앱별 연동도 잘 되지 않았고, 잦은 오류로 몹시 낮은 만족도를 보였죠(평균 별점 1~2개).

 UI/UX에 대한 고민도 부족했습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사용할 기능보다는 은행들이 보여주고 싶은 기능들에 초점을 둔 이 앱들은 짜증을 유발했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복잡한 송금 프로세스 또한 불만을 낳았는데요.

그저 친구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사용자들은

    1. 친구 카카오톡방 확인

    2. 뱅킹앱 켜기(심지어 오래걸림)

    3. 로그인(ID 및 특수문자가 포함된 비밀번호 입력)

    4. 금액 및 계좌번호 입력

    5.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핸드폰 바꿨으면 또 공인인증서를 새로 받아야 함)

    6. 보안카드 꺼내 비밀번호 입력


이라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쳤어야만 했습니다.



바꾼지 오래되서 그렇지 진짜 어떻게 썼나 싶네요.



이런 고구마에게 사이다를 던져주는 은행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카카오뱅크입니다.



 IT기업 아니랄까봐 카카오뱅크는 매우 직관적인 하나의 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질적으로 가장 자주 쓰는 [송금 / 내역]을 큼지막히 보여주는 메인화면은 몇번의 터치만으로 은행업무를 끝마칠 수 있게 해줬죠.


계좌이체도 훨씬 간편합니다.

    1. 친구 카카오톡방 확인

    2. 뱅킹앱 켜기

    3. 패턴 입력

    4. 친구 선택 및 금액 입력

    5. 비밀번호 입력 or 지문인식


이 둘의 시간차는 영상을 통해 비교해봐도 명백히 볼 수 있는데요.

전 우리은행을 쓰는데 비밀번호를 3번 틀려서 앱을 쓸 수 없으므로 직접 찍을 수 없었..

이렇듯 이체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릴 뿐더러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귀여움 can beat everything...)


저관여제, 카드별 혜택에 크게 차이가 없기에 특별한 이유없이 은행/카드를 선택하던 젊은 고객들에게

카카오프렌즈와 카카오라는 브랜드는 치명적인 차별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첫날 가입자 수만 24만 명을 웃돌았고 영업 개시 사흘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마이너스통장대출로 가입자들이 폭주하면서 한때 일부 서비스가 마비 사태를 빚기도 했죠.

 출시 후 단 8개월이 지난 시점인 3월 31일기준 계좌 개설 고객 수는 567만명, 카드 발급은 435만개, 수신금액은 7.13조원, 여신금액은 5.86조원입니다. 이는 2016년 전체 은행들의 비대면 계좌개설 수인 15.5만개의 36.5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하네요.





02

그런데 카카오뱅크가 카카오소유가 아니라고?

카카오뱅크의 한계점, 기업은 은행을 보유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크게 웃을 수 없습니다.

바로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꺼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카카오뱅크의 주주구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초기(2017 4분기)와 최근(2018 1분기)의 카카오뱅크 주주 현황

 카카오뱅크 런칭 당시 카카오의 지분은 약 10%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58%)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가지고있었죠. 심지어 [은산분리법]으로 인해 의결권은 4%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카카오가 우선주매입을 통해 지분을 18%까지밖에 늘리긴 했지만 여전히 의결권은 4%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소유가 아닌 한국투자금융지주소유인 셈이죠.





도대체 은산분리법이 뭐길래 그런가요?




 은(금)산분리법이란 비금융회사(케이뱅크의 KT, 카카오뱅크의 카카오)가 은행 지분을 10%이상, 의결권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말하는데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기위해 만든 법적 규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전문 은행들이 생겨나고, 이 규제가 해당 은행들의 발전에 발목을 잡으면서 완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참고 : 카카오가 현재 18%의 지분을 가지게 된 계기는 의결권이 없어 은산분리 원칙에 구애받지 않는 우선주를 구매했기 때문입니다. 이 우선권 구매는 향후 은산분리 완화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함이죠.


 이 은산분리법 완화는 어떤 이유에서 찬성 혹은 반대되고 있을까요?



1. 완화 반대 입장

 보통 은산분리법완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동양사태]를 예시로 들곤 합니다. 동양그룹사태는 대표적으로 [은행이 산업자본의 사금고화된 케이스]인데요. 이젠 사라진 동양그룹은 부도의 위기에 처하자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개인투자자에게 팔았습니다. 문제는 이를 동양그룹의 동양증권에서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부적격 심사를 하지 않은 채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했다는 것이죠. 결국 동양그룹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중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상당이 지급불능 처리됐고, 이로인한 피해자가 4만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은행이 기업에 의해 움직이게 되면 기업이 경영의 편의를 위해 쓰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은산분리법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죠.


2. 완화 찬성 입장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그들 스스로 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혁신을 이뤘습니다. 기존의 은행들은 급하게 어플리케이션을 통합시키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여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했죠. 결과적으로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국내 은행서비스 전체의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이 은산분리법으로 인해 이 카카오는 자기 은행의 의결권을 4%밖에 가지지 못합니다. 카카오는 이를 기반으로 나머지 96%를 설득해 이끌어 나가야 하죠. 때문에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혁신을 가져다 줄 실험을 할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자기자본 또한 문제인데요. 카카오뱅크의 실질적인 자금줄이 될 수 있는 카카오는 은산분리법으로 인해 지분을 늘릴 수 없으니 돈을 붓고 싶어도 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같은 큰 규모의 대출 서비스를 취급하기가 어렵죠.


 기이한 일입니다. 카카오뱅크의 미래에 카카오가 결정 할 수 있는 것은 단 4%밖에 되지 않으며, 돈을 더 넣어서 사업을 벌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카카오는 은산분리법이 완화될 때까지 맘놓고 기뻐할 수 없습니다.




03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가 웃을 수 있는 이유

카카오뱅크의 미래는 카드가 아닌 모바일 결제




몇몇분은 아시겠지만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쓰면 영수증에서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승인번호 : 국민카드..?


카카오뱅크체크카드가 국민카드로 찍혀나온다는 겁니다.


이는 카카오뱅크체크카드가 KB국민카드의 결제망을 빌려 쓰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데요. 자체 결제망을 만드는 것은 많은 금액이 듭니다. 의결권 4% / 지분 10% 밖에 없는 카카오는 당연히 카카오뱅크의 자체 결제망을 구축할 수 있을리 없죠.

 사실 이렇게 은행들이 타 카드사의 결제망을 빌려 쓰는 건 흔한 일인데요. 기업은행, 한국씨티뱅크, 우리은행들이 BC카드의 결제망을 쓰고 있는게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의 지분이 100% 였으면 자체 카드망을 구축했을까요?



 감히 예상하자면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뱅크가 바라보고 있는 결제수단은 체크/신용카드가 아닌,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일 겁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카카오가 지금 상황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는 이유이죠.


출처 : 비즈조선

 2016년 기준 글로벌 시장의 대체결제수단(모바일)은 전체 결제의 30%에 달합니다(국내는 아직 5%).이는 이미 신용카드의 거래액을 넘어선 수준이죠.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지갑 + 스마트폰]보다는 [스마트폰]만 들고다니는게 편하죠. 시대적 흐름으로 보나, 사용자의 편의성으로 보나 국내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향후 결제 시스템을 지배하게 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참고





 그렇다면 이 시장은 누가 지배하게 될까요?

 현재 국내의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삼성페이인데요. 갤럭시라는 하드웨어 안에 갇혀있는 삼성페이의 고객은 끽해야 "갤럭시 유저"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전국민이 쓰고 있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용자들에게 간편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도 하구요. 카카오 페이는 선천적으로 더 많은 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기껀 아니지만) 삼성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체은행도 있죠.


*참고



 때문에 향후 카카오뱅크의 주력 결제모델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연동을 통한 결제시스템이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둘의 시너지를 통해 카카오뱅크도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구요.






 간편 송금과 간편 결제, 합리적이고 직관적인 UI 등 소비자 입장에서 국내 금융서비스의 혁신은 분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카카오, 네이버, 삼성 등의 IT기업들이 가져오고 있습니다. 세상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만큼, 더 많은 변화를 위해선 오래된 규제를 버리고 새로운 규제를 적용해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은산분리법이 변화되었을 때,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를 포함한 국내의 은행-결제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되네요.

 오늘은 기존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비교했다면 다음 포스팅에서는 카카오페이와 토스, 그리고 삼성페이 등의 결제서비스를 좀 더 디테일하게 다뤄보겠습니다. 궁금하거나 이상한 점이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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