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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망 Jun 06. 2018

우리도 중국처럼,  지갑없이 살 수 있을까?

카카오페이가 그리는 모바일 간편결제 통째로 분석하기

혹시 이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중국에서는 거지들도 QR코드로 구걸을 한다

중국은 모바일간편결제가 전체 거래의 6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어디서나 모바일로 결제가 가능한 중국은 이제 지갑없이 살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되었죠.


흔히 IT강국으로 이름난 우리는 아직 모바일 결제가 전체의 5%로 글로벌 평균인 30%에 한참 부족한데요.

얼마전 카카오페이가 이 지갑없는 세상으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의 미래를 보려거든 더보기페이지를 보라"


사용방법은 간단합니다.


카카오톡 더보기 페이지의 매장결제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QR코드가 뜨는데 이걸 보여주면 끝입니다.


심지어 카카오톡 더보기 페이지를 클릭하지 않아도 핸드폰을 두번 흔들면 바코드가 뜨는군요.

더보기 - 설정 - 실험실에서 기능 활성화하면 이 기능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가맹점은 한참 부족합니다. 출시일인 5월 9일 기준으로 CU, 이니스프리, 탐앤탐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 크림 도넛, 나뚜루팝 등이 카카오페이 결제(QR코드)를 지원하는데요. 올해 안에 20만개까지 서비스 가맹점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하네요.


 QR코드 결제가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을 교육시켜야하기에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CU의 5월(좌)과 6월(우) 이벤트

CU에서는 5000원 결제를 하면 무려 1600원을 깎아주는 이벤트를 하고있네요.

이제 맥주 5캔에 8400원, 즉 한캔에 1700원에 먹을 수 있ㅇ..


아직 생소한 모바일 결제!

우리나라에도 스마트폰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카카오페이가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과제 안고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통째로! 분석해보겠습니다.






1. 카카오페이랑 카카오뱅크는 뭐가달라?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데이터]




우선 기본적인걸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왜.. 다 카카오야...?!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하난데 카카오페이는 자체 카드도 있고 다른 은행카드에 붙어나오기도 합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어떤 차이가 있길래 그런걸까요?


1. 카카오뱅크 = 은행

우선 카카오뱅크는 "은행"입니다. 마치 신한은행, 우리은행처럼 말이죠.

따라서 예대마진 즉, 사용자에게 주는 예금이자와 대출자에게 받는 대출이자의 차액으로 돈을 법니다.

때문에 카카오뱅크에서 우리는 계좌개설, 송금, 간편대출등을 할 수 있죠.


2. 카카오페이 = 금융서비스

반면에 카카오페이는 단순 "간편금융서비스"입니다. 마치 삼성페이와 토스처럼 말이죠.

이 서비스들은 크게 간편송금(토스)과 간편결제(삼성페이) 서비스로 나뉘는데요.

간편송금 서비스는 연동되어있는 은행의 계좌에서 타인으로의 송금을 편하게 해주고 수수료를 받구요.

간편결제 서비스는 온/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할때 연결된 계좌 혹은 카드를 통해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게 해주고 수수료를 받습니다.

때문에 다른 은행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카드를 낼 수가 있었던 것이죠.




카카오뱅크는 수익모델이 제법 명백합니다.




그런데 카카오페이는..?

사용자들에게 송금수수료를 받지 않으며, 간편결제 시스템에서 얻는 수수료도 0.3%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왜,

카카오는 이 카카오페이에 공을 들이는 걸까요?


그 이유는 데이터입니다.

 결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구매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자기서비스"에 국한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IT기업들은 전에 알지 못한 구매 이력과 결제 습성 등의 소비 패턴을 알 수 있겠죠.


 즉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게임, 카카오페이지 등의 카카오서비스에서만 소비자들을 분석할 수 있었는데요. 카카오페이가 있다면 편의점, 쇼핑, 영화관, 음식점 등 생활 전반의 소비패턴을 알 수 있게 되겠죠.  이를 통해 카카오는 새로운 O2O서비스를 만들수도 있고, 페이팔처럼 비콘을 활용하여 푸시광고를 할 수도 있을겁니다.


 올 5월 이뤄진 카카오의 오프라인 시장 진출은 "내가 데이터를 수집할거야!"라는 의도가 담겨있는거죠.




2.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시장 진출

한국의 알리페이가 되고싶은 카카오페이




 2017년 2월 카카오는 앤트파이낸셜이라는 회사에게 무려 2억달러의 투자를 받고 파트너쉽을 체결합니다.

앤트파이낸셜이 누구냐구요?




중국은 거지마저도 QR코드로 구걸한다

라는 말을 만든 장본인, 알리페이입니다.


이 알리페이와의 협업을 통해 카카오는 2018년 5월 QR코드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 QR코드를 통한 결제를 흔히 App to App결제라고 부르는데요.

PG, VAN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결제를 하는 이 App to App결제시스템은 알리페이가 중국을 지배한 계기이자 향후 카카오페이가 시장을 점령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용카드로 오프라인 결제를 하게 되면 이 두개 회사를 꼭 거쳐야하는데요.

진짜 간단히 설명하자면,

VAN사들은 점포에 단말기를 공급하고 이 단말기에서 일어난 정보를 온라인으로 송신하구요.

PG(Payment Gateway)사들은 이 정보를 기반으로 온라인 사업자와 카드사의 결제를 중계합니다.


일반 결제보다 간단한 프로세스


 이런 PG사와 VAN사 들은 이 중계수수료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이 둘을 거쳐가는 기존의 카드결제시스템에서 점주들은 돈을 많이 떼입니다. 간편결제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회사도 수수료를 많이 떼기 눈치가 보이는 입장이죠.

 그래서 점주들이 맨날 현금결제유도를 하는거죠.


 직접 결제가 가능한 QR코드 결제 시스템의 등장은 수수료를 줄여주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점주입장에서는 카드로 인해 쓰이던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겠죠.





3. 문제는 QR코드를 전국에 뿌려야 한다는 것.

MST의 삼성페이와 vs QR코드의 삼성페이, 마지막에 웃는자는?




즉, QR코드를 활용하는결제는 점주와 간편결제시스템 제공업체 모두에게 좋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에게 남은 문제는 이제 전국에 QR코드결제기를 뿌려야한다는거죠.


한국은 신용카드결제가 매우 활성화되어있는 나라입니다.

전국에 걸쳐 신용카드 결제기기가 없는 곳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죠.

때문에 "어차피 되는데 카드결제기말고 또 뭘 들여놔야 하는" 점주들을 설득하는게 쉽지만은 않을겁니다.




근데 삼성페이는 그냥 다 되던데?




 이 타이밍에 삼성페이 얘기가 안나올 수 없는데요.

삼성페이는 모바일 주제에 일반 카드결제기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바로 MST라는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인데요.

카드를 긁을때 나는 전자기 펄스를 스마트폰이 흉내내어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삼성 지하에... 외계인..


때문에 현재 범용성면에 있어서는 카카오페이가 삼성페이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죠. 따라잡으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겁니다.


정리하자면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1. 점주들에게 수수료부담이 낮다

 2. 모든 스마트폰 유저가 이용가능하다

라는 뛰어난 미래가치가 있지만,

전국에 QR코드결제기를 뿌릴때까진 지갑들고다니다 가끔 쓰는 부가결제수단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4. 카카오페이의 향후 전략은 어떻게 될까?

미션 : 전국에 QR코드를 뿌려라



이제 카카오페이에게 남은 과제는 가맹점 늘리기입니다.

아무리 좋다 한들 실제로 카카오페이를 쓸 수 있는 매장이 없으니까요.


카카오가 현재 택한 전략은 CU등의 프랜차이즈와의 협업 그리고,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결제키트를 무료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카카오페이가 빠르게 시장을 점령하려면 누구를 공략하는게 효율적일까요?


카카오가 주로 공략해야하는 타겟은

 1. 카카오페이의 결제 시스템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2030세대가 주 고객인 점포

 2. 카드수수료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점포

일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푸드트럭이 있겠죠.
이젠 여기저기 쉽게 보이기 시작한 푸드트럭들

푸드트럭은  

 1. 카카오페이의 결제시스템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많고

 2. 백종원의 푸드트럭 등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고, 각종 페스티벌로 SNS바이럴이 자주 일어나며

 3. 창업지원을 이유로 국가에서도 밀어주고 있기에 당분간 성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4. 하지만 결제수수료와 결제기기 구매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하죠.


  

즉, 2030세대의 결제경험과 가맹점주들의 니즈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고, 미디어/SNS 노출로 인한 광고효과까지 볼 수 있는 푸드트럭이 카카오페이의 주 프로모션 대상이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올 여름동안 있을 맥주페스티벌등이나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서 카카오페이를 활용하는 모습을 조만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는 중국처럼 지갑없이 살 수 있을까요?

네 그럴겁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기존 카드시스템에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지에 달려있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카카오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서비스는 이 카카오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들을 카카오톡에 Lock-in시킬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가 주는 정보가 카카오의 미래를 결정할 서비스의 출발점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국내 핀테크 시장에서 카카오라는 거대한 메기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결제시스템 도입전략, 그리고 이에 대항할 토스나 삼성페이, 혹은 기존 금융회사들의 움직임이 어떻게 이뤄질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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