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지금을 있게 한 콘텐츠분야 음악과 게임.
카카오는 콘텐츠회사입니다.
우리는 흔히 어떤 회사의 정체성을 매출이 어디서 나는지로 판단합니다.
현대자동차라면 자동차에서 삼성전자라면 스마트폰에서 매출이 발생하겠죠.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카카오는 명백한 콘텐츠회사입니다.
카카오는 전체매출의 50%이상을 콘텐츠분야에서 뽑아내고있습니다. 콘텐츠 분야는 카카오의 광고수입이 휘청거릴때도, O2O서비스들이 수익화에 줄줄이 실패할때도 굳건히 성장세를 지키며 카카오의 매출상승에 기여했죠.
콘텐츠 분야는 크게 게임과 뮤직, 기타(웹툰*웹소설, 이모티콘)로 구분되는데요.
이번애는 카카오를 먹여살리고 있는 이 3대 콘텐츠분야를 하나씩 해부해보려합니다.
그 첫번째로 오늘은 지금의 카카오를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게임과 음악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매출비중 : 19%
서비스 : 카카오게임즈
한줄요약 : 옛날같지않은 플랫폼, 잘나가는 PC게임
때는 바야흐로 카카오톡이 출시됐던 2010년부터 2012년, 카카오는 “사용자만 많은 적자 메신저서비스”였습니다. 광고 매출은 충분하지 않았기에 카카오는 남은 돈이 바닥나기 전에 수익모델 다각화를 꼭 해야만하는 상황이었죠.
그런 카카오에게 빛이 되어준 분야가 바로 게임입니다. 2012년 7월 출시된 애니팡의 성공은 카카오의 매출에 극적인 상승을 일으켰고 성공적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된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시장을 지배할것 같던 초반의 기세와는 달리 요즈음의 카카오게임즈는 생각보다 불안정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12년 애니팡에서 시작해서 2018년 배틀그라운드에 이르기까지, 카카오게임에는 어떤일이 있었을까요?
전기(2012~2015)
: 모바일게임의 흥행보증 플랫폼
2012년말, 카톡에서는 친구끼리 “하트”를 주고받는 가슴따뜻한 유행이 빠르게 번졌습니다. 바로 카카오게임 신드롬을 일으켰던 애니팡을 하기 위해서였늗데요. 3400만 다운로드 신화의 애니팡에 이어 쿠키런,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등의 작품들이 연달아 히트하며 카카오게임은 게임개발사들에게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때 앱스토어랭킹 상위권 게임들은 모두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카카오로고를 달고있었죠.
왜 그렇게 흥행했을까요?
카카오가 선택한 수익모델은 "시간을 판매”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카카오게임들의 주요 특징은 게임을 스테이지단위로 구분지어놓고 여기에 도전할 수 있는 권한을 "하트"로 설정해둔 것인데요.
사용자들은 이 하트가 모두 소진되었을 경우
(1) 다시 생길때까지 기다리거나
(2) 친구를 초대하거나
(3) 결제를 해야했습니다.
카카오게임은 개발사에게 (2)선택지로 1000만명의 카카오톡 네트워크를 통한 마케팅을 제공했으며 (3)선택지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줬습니다.
연속적인 성공으로 카카오게임 플랫폼에는 많은 개발사/게임들이 몰렸는데요. 이번엔 카카오톡 말고 다른 카카오 게임들을 활용하여 "크로스게임 마케팅"을 실시했습니다.
크로스게임마케팅이란 특정 게임을 하고있는 유저에게 다른 게임을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건데요.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사들은 인기가 많은 게임에서 트래픽을 빌려와 초기부터 앱스토어에서 높은 순위를 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카카오게임은 2012~2014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2015년 기술의 발달로 PC에 버금가는 고사양 RPG게임들이 점점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에 특화되어있던 카카오게임 플랫폼은 RPG에 어울리지 않았는데요. 4:33, 넥슨, nc소프트등의 대형 제작사들은 카카오를 외면하고 자체 마케팅을 선호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에 진입하면서 승승장구하던 성장곡선이 처음으로 꺾이게 되죠.
후기 (2016~)
: 직접 퍼블리싱 시작, 든든한건 오히려 PC게임
이 2015년 위기를 막고 급격한 상승을 일으킨 원인은 의외로 PC게임이었습니다.
2014년 출시한 검은사막이 2016년초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는데요. 이후에도 꾸준한 매출을 가져오고 있는 검은사막은 모바일 회사 카카카오의 주된 캐시카우가 됩니다.
2018년 1분기의 매출성장에도 PC게임이 기여했는데요. 이번 주인공은 2017년 11월 출시한 배틀그라운드입니다. 출시 4달만에 일 사용자 70만명을 돌파한 배틀그라운드 덕택에 카카오는 2018년 1분기 사상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PC게임이 승승장구하는동안 모바일 플랫폼은 2016년 4월 직접 퍼블리싱을 시작합니다. 더이상 플랫폼만 운영해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게임을 운영/마케팅 하겠다는건데요.
초기에는 다른 대작게임들에 밀려 이렇다할 업적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2017년 8월에 출시한 음양사와 12월 출시한 프렌즈마블이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모바일은 퍼블리싱과 플랫폼 수수료, PC는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1)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배틀그라운드로 인한 2분기 실적상승
2) 시간 판매전략과 크로스마케팅을 넘어선 새로운 모바일 BM
매출비중 : 44%
서비스 : 멜론(카카오M), 카카오뮤직(카카오)
한줄요약 : 꽃길 걷는 음악분야, 시너지 성공할까?
콘텐츠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뮤직 서비스"입니다.
이는 당연히..! 로엔의 멜론덕분이죠.
2016년 엔터-IT업계에 역대급 빅딜이 터졌습니다. 카카오가 무려 1.87조원이라는 거금으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겁니다. 이는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금액보다도 더 비쌀 정도였죠.
해당 금액은 카카오전체를 휘청하게 할 정도로 큰 금액이었습니다. 부채는 427%나 증가했고, 90%에 가까웠던 자기자본비율은 60%대로 떨어졌습니다. 때문에 당시 이 투자에 대해 우려를 표하던 전문가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의 로엔 인수는 신의 한수였습니다.
현재 카카오M(로엔)의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이 이끌고 있는 뮤직콘텐츠 분야는 전체 콘텐츠 매출의 44%를, 카카오 전체매출의 24%가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을 비교해보면 그 중요성은 더 뚜렷한데요.
2016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16B원, 카카오M의 영업이익은 80B원(전체의 69%)
2017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65B원, 카카오 M의 영업이익은 103B원(전체의 62.1%)
즉, 인수 이후 카카오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60%이상은 멜론을 통해 굴러들어온겁니다.
성장률도 꾸준합니다.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하며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카카오의 4000만 유저를 400만 수준인 멜론으로 유입시키는 것인데요.
이를위해 카카오는 카카오톡 계정연동, 프렌즈이모티콘 제공, 카카오 음악프로필등의 가벼운 마케팅 전략을 실시했습니다. 여기에 AI스피커 카카오mini의 성공까지 겹치며 어느정도 시너지가 나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만한 점은 이 성장이 애플뮤직, 유튜브red 등의 경쟁업체가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는겁니다.
본격적인 시너지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난 2018년 3월 29일, 카카오는 KakaoMelon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대표적인 기능은
1) 카카오톡 친구와 단톡방에서 음악을 공유할 수 있는 함께듣기
2) 카카오 내 음악 플레이어
3) 음악 자동추천 기능이 있는 챗봇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다른 서비스와는 달리 런칭이후 눈에띄게 공격적인 마케팅은 진행하고 있지 않은데요. 덕분에 서비스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상태입니다. 아직은 서비스의 성공여부를 예측하기가 좀 힘든데요. kakaomelon이 "멜론 유저 1000만 만들기"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사실 챗봇, 함께듣기는 제가 2016년 여름 로엔에서 인턴근무할때 최종PT에 나왔던 기획들인데요. 이렇게 보니 감회가 또 새롭네요:)
오늘 소개한 게임과 음악콘텐츠가 지금의 카카오를 있게 만들었다면, 다음에 소개할 웹툰/웹소설 분야는 카카오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어지는 편에서 웹툰/웹소설을 기반으로 영상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는 카카오의 이야기를 담아보겠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넷플릭스를 꿈꾸는 카카오페이지]이후 [카카오의 엔터회사 추가인수 예측]으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