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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망 Aug 06. 2018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이유는
출판사 때문이다.

출판업계의 사업구조로 인한 광고 부진

"출판시장이 구텐베르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출처 : 통계청 사회조사(독서), 2016 한국 서점편람 서점 통계

책을 일년에 한권도 안읽는 사람이 거의 절반(46%)이라고합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인쇄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0%로 떨어졌고요.

서점 수는 2005년 대비 1/3이 줄었습니다.


모두들 입을모아 출판업계가 위기라고 말합니다.


원인은 다양하죠

인터넷의 발달, 바쁜 일상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른 측면에서 알아봤습니다.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 이유는 출판사,

정확히 말하면 출판업계의 구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서점 / 인터넷서점 말고 다른곳에서
책 광고를 본 기억이 있나요?

지금 이 글을 보고계신 당신이 다독가가 아니라면,

아마 쉽게 떠올릴 수 없을겁니다.


이유는 사람들에게 책을 알려야할 출판사들이

광고를 서점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다수 출판사들의 주된 마케팅 활동은 온/오프라인 서점의 매대를 구매하는겁니다.

(이 경쟁이 치열해져 일부 서점의 경우 한달에 3~400만원까지 필요하다고 하네요)


물론 책을 구매하려고 온 고객들이 모인 서점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긴 합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고객과 책의 접점을

이미 책을 구매하러 들어온 '서점'에서밖에 만들수 없다는거죠.


출판시장의 고객이

    1) 한달에 한권 이상 책을 구매하는 헤비유저

    2) 일년에 1~2권의 책을 읽는 라이트유저

    3) 일년에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 비고객

3개로 구성된다고 생각해봅시다.


독서활동에 있어 적극적인 소수의 헤비유저는 서점에 갈 때마다 광고를 만나지만,

서점에 가지 않는 라이트 유저는 책 광고를 만날일이 없습니다.


대신,

모바일게임, 웹툰, 영화 등의 대체재들의 광고를

지하철, 티비, SNS 등 모든 곳에서 받아들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드는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결과적으로 출판사들은 책에대한 구매량 자체는 늘리지 못하고,

몇 안되는 헤비유저를 대상으로 제로썸 게임을 벌이고 있습니다.



듣자하니 작가한테 10%밖에 안떼준다면서,

마케팅에 돈좀 쓰지, 바보들인가?



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는데요.

출판사들이 바보라서 광고를 안하는건 아닙니다.

시장 상황을 보면 출판사도 나름의 사정이 있거든요.




01.

출판사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구조 전체의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출판사




한권의 책은 작가, 출판사, 서점의 손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그들은 각각

작가 : 창작

출판사 : 기획 / 인쇄 / 홍보 / 유통

서점 : 판매

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책이 15,000원에 판매될 시

작가는 약 1,500원, 출판사는 7,500원, 서점이 6,000원을 가져가게 됩니다.


언뜻 출판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듯하지만!

이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위탁판매제도에 대해 이해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출판사는 혼자 책 판매의 리스크를 모두 떠안고 있습니다.

위탁판매제도에 따르면 출판사는 서점에 책을 판매하는게 아니라 맡기는건데요.

이 사실이 출판사에게 엄청난 리스크를 줍니다.

출판사는 반품도서에 대한 재판매 / 재생 / 수리비용

판매 안되거나 파손된 책을 폐기처분하는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하죠.

이 비용은 보통 책가격의 17%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게다가 이와 관련된 관행이 두개나 더 있는데요.


1) 매절계약

    출판사가 반품을 받지 않고 한꺼번에 책을 판매하는 방법이 매절계약입니다.

    대신 서점이 가격을 깎기 때문에 수익성이 매우 떨어지죠.


2) 어음거래

    더군다나 대부분의 출판사 - 서점의 거래는 어음거래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때문에 출판사는 책을 출판하고 나서도 현금부족에 허덕입니다.


위탁판매로 모든 리스크를 지고 있고,

매절계약과 어음거래로 현금확보도 불안합니다.

어설프게 책을 많이 냈다간 오히려 적자를 면치 못할 상황입니다.




02.

리스크를 줄이려고 작아지는 출판사

소규모 출판사가 시장의 90%




이러한 관행이 있는 상황,

출판사의 선택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1) 소형화되는 출판사

출판사는 리스크를 지지 않기 위해

 1) 출판하는 책의 개수/인쇄부수를 줄입니다.

 2) 또한 광고비용을 소수의 책에 집중하죠.


2) 대형화되는 서점

판매에 대한 리스크를 지지 않는 대형/인터넷 서점들은

규모와 판매량이 비례하므로 그 크기를 키우는데 집중합니다.

(2018년 기준 대형서점의 개수는 오히려 증가세) 


3) 개인출판사를 여는 작가

작가들의 공급은 그대로인데 소형화된 출판사가 이를 따라오지 못합니다.

설령 출판을 해준다 할지라도 소수의 책에 광고비를 집중하는 출판사가

광고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묻히는 경우가 발생하죠.

결국 "이럴거면 내가 광고하지"라며 책을 직접 출판하는 작가들이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2016년 출판사 시장은

종사자 수가 10인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90%에 달하며

매출액이 1억원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기이한 시장이 됩니다.

 

그나마 몇 안되는 대기업도.

주력 상품은 교육관련 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단행본 출판은 소규모 출판사에 몰려있죠.


흔히 '독서의 도구'로 불리는 단행본들은 대부분

연매출이 1억도 되지 않는 출판사들에게 홍보를 맡기고 있는 셈입니다.





03

서브타겟 노릴 돈이 없는 출판사

출판사들도 바보가 아니다.




사실 출판사들이 서점 말고 다른곳에 마케팅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매출이 적은 출판사들이 홍보를 해야하니..

매스마케팅을 할 돈이 없습니다.

실제로 2016년 기준 출판업계가 마케팅에 지출하는 비중은 4.0%인데요.

넷플릭스(비디오)의 마케팅비는 매출액의 13.2%,

레진코믹스(웹툰)가 21.5%,

메이크어스(스낵비디오)가 6.9%를 지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적은 비율입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매출도 적은 상황,

전체 출판사의 50%이상이 1년동안 마케팅비용을 403만원밖에 못쓰는 셈입니다.

(한달에 33만원..)


연 400만원에 소비자를 데려와야하니,

이미 구매의사가 있는 다독자들을 대상으로하는 마케팅밖에 없겠죠.


이는 광고 방식에서도 확실히 드러납니다.

주력 마케팅 방식의 1, 2, 3위가 모두

책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독자

직접 찾아가거나(온/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 홈페이지),

책과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카페/블로그)해야 접근이 가능한 방법입니다.


평상시 서점에 가지 않는 라이트유저나

책을 읽지 않는 45%의 인구는

해당 마케팅에 노출될 일이 없는거죠.


결론적으로,

현재 출판업계의 광고는 이미 책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사람에게만 편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디.

몇 안되는 다독가를 가지고 제로썸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죠.

훨씬 다수의 라이트 유저를 꼬셔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내용이 길어져 포스팅을 둘로 나눴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출판 SNS마케팅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책끝을 접다랑 열정에 기름붓기 얘기할겁니다)


아직 출판업계에서는 SNS마케팅의 ROI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하지만

SNS를 통한 마케팅은 판촉 뿐만이 아니라

 1) 브랜딩

 2) 출판 기획을 위한 고객 데이터 확보

 3) 확산 / 지속성

등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합니다.

SNS는 현대사회에서 소규모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툴임이 분명하니까요.


더군다나

책이란 광고제품이기 이전에 좋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SNS마케팅을 하기 가장 좋은 재료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출판업계의 SNS마케팅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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