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을 통한 글로벌 진출전략
프로듀스 101 시즌 1은 여자 연습생들의 이야기였습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남자 연습생들의 이야기였고요.
그런데 시즌 3는..?
일본 현역 아이돌이 나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CJ E&M은
이번 프로듀스 48에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걸그룹 AKB48을 초대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AKB48관점에 이어
CJ E&M의 관점에서 콜라보를 분석해보겠습니다.
SNS나 포털에서
지상파의 위기를 말하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과한 러브라인이나, 진부한 스토리
다양한 요인들이 위기의 원인으로 제시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종편 및 CJ E&M의 선전입니다..
CJ E&M의 미디어 산업은
채널 : tvN, OCN, Mnet, chCGV, ONSTYLE 등
제작 : 스튜디오 드래곤, 채널 제작사
플랫폼 : TIVING, DIA TV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는데요.
화제의 중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tvN을 살펴보겠습니다.
작가중심 드라마 제작사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스튜디오 드래곤입니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CJ E&M의 자회사로 드라마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드라마의 흥행을 위해
스타"배우"에 집중했던 과거 방송사들과는 달리
스타"작가"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CJ E&M은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스타작가가 소속된 제작사를 인수했습니다.
덕분에 현재 국내 최고의 작가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박지은(문화창고) :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프로듀사
김은숙(화앤담픽쳐스) : 도깨비, 태양의 후예, 시크릿가든, 파리의 연인
김영현, 박상연(KPJ) :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나무, 선덕여왕, 대장금
등이 대표적이죠.
음.. 작가가 좋으면 성공할까?
네,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tvn, 8.1%)
도깨비(tvn, 20.5%)
시그널(tvn, 12%)
푸른 바다의 전설(sbs, 21%)
또 오해영(tvn, 11.4%)
오 나의 귀신님(tvn, 7%)
미생(tvn, 8%)
등의 웰메이드 드라마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이죠.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역량을 인정받아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합니다.
제작 역량 뛰어난 케이블 채널
tvN의 자체제작 역량 또한 뛰어납니다.
드라마국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 식샤를 합시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의 드라마가 화제를 모았고요.
예능에선 1박2일 피디였던 나영석사단의 실험이 연일 성공하고 있습니다.
꽃보다할배, 삼시세끼, 신서유기, 윤식당, 알쓸신잡 등
예능 보증수표가 아닌 출연진과 새로운 포맷의 예능으로
팬층을 탄탄히 쌓아가고 있죠.
그 결과 하향 곡선을 그리는 지상파 방송사들과는 달리
티비엔과 엠넷, OCN을 필두로 하는
CJ계열 채널들은 이례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제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44%)를 보인다는 점
콘텐츠 시청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TV->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종편/케이블 채널의 주력 소비계층은 2030세대라는 점
을 감안했을 때
미디어시장에서 CJ E&M의 영향력은 지상파 방송사들을 상회하죠,
승승장구하는 CJ E&M에게도 걱정이 있는데요.
바로 한정된 국내 시장입니다.
드라마/예능콘텐츠의 수익은 결국 광고에서 일어납니다.
하지만 국내 미디어 시장의 상황은
인구도 5000만명에 불과한데다
TV시청인구마저 줄어들고있죠.
덕분에 TV광고시장은 둔화를 넘어 축소되고 있습니다.
TV 총 광고 (규모 : 4.1조원, CAGR : -0.18% )
케이블 광고 (규모 : 2.1조원, CAGR : 4.39% )
지상파TV 광고 (규모 : 1.7조원, CAGR : -4.07%)
모바일 광고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와 대비되는 실적이죠.
온라인 총 광고 (규모 : 4.4조원, CAGR = 11.31% )
모바일 광고( 규모 : 2.2조원, CAGR = 29.32% )
인터넷 광고( 규모 : 2.2조원, CAGR = -0.02% )
제작사들은 사람이 많은 해외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스튜디오 드래곤의 주요 콘텐츠,
도깨비나 오 나의 귀신님 등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기업의 재무재표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매년 해외매출비중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해당 기간동안 사드문제로 콘텐츠 주 수입국인 중국에 수출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내에 전체 매출액에서 해외판매 비중이 50%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쉬운점은 콘텐츠 가치 대비
판권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별에서 온 그대(문화창고, 박지은)와
태양의 후예(화앤담픽쳐스, 김은숙)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두 드라마 제작사 모두 스튜디오드래곤의 자회사
2014년 별에서 온 그대는 총 5억원에 판권을 판매했고요.
2016년 태양의 후예는 회당 150만위안(약 3억원)에 판권을 판매했습니다.
16부작이었으므로 약 48억원을 벌어들인 셈이죠.
판권을 구매한 아이치이(IQIYI)는 중국판 넷플릭스라고 불리는데요.
이 두 드라마는 아이치이가 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주된 역할을 했습니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한국과 동시방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총 38.7억 뷰를, 태양의 후예는 총 45.9억 뷰를 달성합니다.
태양의 후예와 관련된 동영상 클립만 11만개가 나올 수준이죠.
(비교 : 유튜브 전체 조회수 1위였던 강남스타일은 최초로 조회수 10억을 돌파)
두개 뷰 합친 수 > 세계 인구 수
특히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는 2개월 동안
아이치이의 유료 가입자는 1,000만명에서 1,500만명으로 증가했는데요.
*이이치이가 태양의 후예를 통해 얻은 수익은 얼마나 될까요?
500만명의 유료 가입자 중 태양의 후예의 역할 : 300만명
구독 서비스 비용은 월 20위안 = $2.94
해당 기간 가입 유저들이 2개월(40%) / 1년(40%) / 2년(20%) 멤버십을 유지
했다 가정하면
멤버십으로만 약 1040억원의 수익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들의 수익은 구독을 제외하고도
Membership services(33.5%) : 멤버십
Online advertising services(50.3%) : 광고
Contents distribution(4.4%) : 타 플랫폼에 판권 판매
Others(11.8%) : IP기반 게임이나 라이브중 관련상품 판매
에서 창출되고 있는데요.
이 점을 감안하면
의 금전적인 수익을 창출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사용자 수 증가로 인한 네트워크 효과나,
가입자들이 미래가치 등이 빠진 금액으로
아이치이는 48억원으로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은 셈입니다.
재주는 한국 콘텐츠사가 넘고,
돈은 중국 플랫폼사가 벌고 있습니다.
배아픈 CJ E&M은 글로벌로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여
직접 광고비를 벌어들일 준비를 해야합니다.
마침 CJ E&M은 헬로비전에서 OTT서비스 티빙을 받아왔습니다.
자기 네트워크망이 필요없는 OTT이니
직접 해외에 콘텐츠를 유통하고 수익을 챙길 기회죠.
하지만 자국 콘텐츠도 없는 플랫폼에
정기적으로 돈을 내며 구독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겁니다.
마치 우리나라 콘텐츠를 장착하지 않은 넷플릭스가
국내 OTT 및 IT사업자들에게 밀려
고전하는 것처럼 말이죠.
참고할만한 사례는 네이버의 브이라이브인데요.
브이라이브는 아이돌, 셀럽들의 라이브 영상을 보여주는 플랫폼입니다.
이들은 구독이 이닌 시청전 광고를 수익모델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인데요.
현재 전체 가입자의 80%가 해외에 있고
국내 영상플랫폼으로는 유일하게
타국 앱스토어의 동영상순위(태국 2위, 싱가포르 4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국내에선 유일하게 해외진출에 성공한 영상플랫폼이라 불립니다.
CJ E&M의 동영상 서비스 ‘티빙(tiving)’이 내년 1월3일부터 153개 채널을 전
news.hankyung.com
결국 티빙은 SVOD(월 정기결제)를 포기하고
AVOD(광고시청 시 무료) + TVOD(개별구매)을 택합니다.
2016년 티빙을 인수한지 1년만에 실시간TV를 무료로 바꾸면서 말이죠.
그리고 2018년 드디어 글로벌 티빙 서비스를 런칭합니다.
그 첫번째 콘텐츠는
드라마 대비 판권 수익이 약한
파생 예능 콘텐츠를 양산하기 쉬운
이미 VLIVE로 성공이 입증된
K-pop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시즌1과 시즌2 모두 호평을 받았던 프로듀스 시리즈이죠.
이번 프로듀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AKB48의 출연입니다.
플랫폼이 글로벌을 넘보고 있는 만큼
그룹 자체도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AKB48의 출연을 통해 CJ E&M은
출연한 AKB48멤버의 팬들 유입
일본시장 진출 용이
AKB48의 자매그룹이 있는 국가에 진출 용이
표절논란 제거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시작이 좋습니다.
현재 한일 양국에서 화제성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있고요.
유튜브 조회수도 1700만을 달성했죠.
위에화 연습생들이 상위권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점도 긍정적인데요.
데뷔 이후 중국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일부로 노출 빈도를 높이지 않았을까..)
프로듀스48은 해외진출의 신호탄일 뿐입니다.
빠르게는 해외 공연이 잦을 데뷔멤버들의 리얼리티 쇼가 나올거고요.
트래픽만 확실해진다면 예능을 넘어 드라마도 투입될겁니다.
티빙이 네이버를 넘는 글로벌 영상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CJ는 전방위적인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시켜왔습니다.
영화 : 제작사 - 투자배급사 - 멀티플렉스(CGV)
음악 : 기획사 - 음반유통 - 스트리밍(엠넷)
방송 : 제작사 - 채널(tvn, ocn, mnet)
즉, 누구보다 콘텐츠 하나가 가져올 수 있는
부가가치의 크기를 잘 이해하고 있죠.
그런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을 판권 판매의 형식으로만 하고 있자니 답답했을테죠.
2012년부터 K-con을 펼치는 등 꾸준히 글로벌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던 CJ인데요.
영상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내용 요약
1. CJ E&M은 스타작가가 소속된 제작사를 인수하며 제작역량을 갖춤
2. 덕분에 드라마(시그널, 도깨비) 및 예능이 승승장구
3. 하지만 좋지않은 국내 방송광고 시장 분위기
4. 판권 판매를 통한 글로벌진출로 눈을 돌리는 중
5. 하지만 판권 금액은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됨
6. 티빙을 무료화하고 직접 글로벌 서비스 시작
7. 아시아시장을 타겟으로 프로듀스48을 라이브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