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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망 Aug 12. 2018

요즘것들이 출판마케팅 하는법

잘나가는 책광고 스타트업들의 공통점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SNS마케팅을 해본 후 이런말을 합니다.


우리도 SNS마케팅 하고싶지, 그런데 효율이 안나와

좋아요를 많이 받기도 힘든건 기본이요.

돈을 부어 노출이 많아졌다고 할지라도 서점광고만큼 뚜렷한 구매전환이 있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는 독자들에게

일일이 SNS에 영향을 받았냐고 물어볼 수도 없으니

따박따박 광고비 받아가는 페이스북이 미울테죠.

돈 안내면 이런것도 옵니다.



그런데,

정말 SNS마케팅이 비효율적인걸까요?

아니면 비효율적인 SNS마케팅을 한걸까요?

저는 대부분의 경우가 후자일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엔 구조적인 원인이 있는데요.

일단 SNS마케팅에 집중할 마케터가 없습니다.

50명 규모의 큰 출판사들도 기껏해야 홍보팀에 사람이 2~3명입니다.

그나마도 그중 하나는 디자이너이고 다른 하나는 서평단을 관리하죠.

심지어 절반이상은 모든 업무를 혼자

그런 출판사가 한달에 25권의 책을 낸다면..?

당연히 마케터에게 페이스북 콘텐츠에 대해 고심할 시간이 있을리 없죠.


때문에 대부분의 출판사 페이스북 페이지는

 표지사진만 달랑있는 신간 소개

 OO할때 읽으면 좋은 책 BEST5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 공지

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공급자 중심적인 광고라면 효율이 낮은게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다시한번 떠오르는 월평균 마케팅비용 33만원..


그래서 오늘은

SNS마케팅도 충분히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줄

책 광고 SNS페이지를 운영하는 요즘것들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으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어떤 제목을 지어야 할까?

독자는 책을 보지 출판사를 보지 않는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는 1위 명량, 2위 국제시장, 3위 베테랑이라고 합니다.

아마 대부분이 보셨을거라 생각이 되는데요.

혹시 이 3개의 영화의 투자배급사가 어딘지 아시나요?



아마 대부분 모르실겁니다.

(정답 : CJ E&M)


이처럼 관객들은 콘텐츠에 집중하지 콘텐츠를 누가 기획했고, 누가 홍보했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습니다.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별점, 예고편, 감독, 배우내용이지 배급사는 아니니까요.



이는 출판시장도 같은 상황인데요.

출처 : 2017년 독서실태조사 - 출판사는 항목에도 없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책을 고를때 [제목],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타인의 추천]을 보지

[출판사]를 보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당장 출판사 이름을 5개 이상 말할 수 있는 독자도 많지 않고요.


소비자들이 출판사에 대해 관심이 없고,

책을 고르는 기준에는 출판사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가 알려야하는건 당연히 출판사가 아닌 출판한 책들이겠죠.


하지만 문제는 모든 출판사가 출판사명으로 페이지를 개설했다는겁니다.

페이스북에 '출판' 검색결과

때문에, 독자들은 출판사들의 페이지에 접근하기 위해

'김영사'나 '이콘출판'따위의 단어를 입력해야합니다.

책에 관련된 페이지를 접근하고싶은 유저들은  '북' 혹은 '책'을 입력할텐데 말이죠.


출판사가 책을 광고하기위한 페이지명

출판사 이름이 아닌, 페이지가 올릴 콘텐츠의 속성나타내야합니다.

책들의 예고편을 알려주는 [책 끝을 접다]라던가,

책속의 명문장을 소개하는 [책속의 한줄],

행복에 대한 따뜻한 책을 소개하는 [책 읽어주는 남자]처럼 말이죠.




어떤 콘텐츠를 올릴까?

책은 상품이기 이전에 최고의 콘텐츠




흔히 유저들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콘텐츠는

'재밌거나' '도움이 되거나'둘중 한가지는 만족해야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재미와 도움은 책이 독자들에게 주는 핵심적인 가치이기도 하죠.


즉, 책은 상품이기 이전에 이미 좋아요를 누를법한 콘텐츠라는건데요.

이런 책을 광고해야하는 출판사가 해야할 일은

긴 책의 내용을 일부 떼어다 짧은 SNS 콘텐츠로 만드는겁니다.


예를 들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

떼어 만들면 '재밌는'콘텐츠가 될테고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와 같은 힐링책을

떼어만들면 '도움이 되는'콘텐츠가 될겁니다.


다만 책이 가지고있는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책을 떼어서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도 조금 다를텐데요.


다양한 종류의 책 광고 콘텐츠를 만드는 요즘것들의 페이지들을

 1) 책이 주는 가치

 2) 콘텐츠 형태

 3) 구매유도

 4) 결과

를 기준으로 소개하겠습니다!




CASE1

소설-책 끝을 접다(디노먼트)


1) 책이 주는 가치

소설이 독자에게 주는 핵심 가치는 "재미"입니다.

책 끝을 접다는 독자들에게 이 재미를 떼어다 콘텐츠를 만들죠.


2) 콘텐츠 형태

 출판계의 출발 비디오여행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한 이 페이지는

일러스트기반의 카드뉴스와 동영상으로 책의 도입부분을 매력적으로 소개합니다.


3) 구매유도

 이들의 짧은 SNS 콘텐츠는 도입부만 소개할 뿐 내용이 궁금해질 즈음 끊기는데요.

책 끝을 접다가 소개한 내용이 흥미진진했다면

독자들은 뒷 내용이 궁금해져 책을 구매할겁니다.

4) 결과

SNS유저들을 재미로 설득하는데 성공한 '책 끝을 접다'는

2016년 3월페이지를 개설한 이후 30개월도 안되어

팔로우가 59만명, 평균 게시물 좋아요 수가 3000명을 달성합니다.

이는 매출액 상위 22개의 출판사에서

문학동네와 북이십일을 제외한 20개 출판사의 총 좋아요 수와 비슷한 수준


베스트셀러로 역주행시킨 책도 여럿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판촉사례는 '앨리스죽이기'인데요.

2015년에 출간되었던 이 책은 책 끝을 접다의 콘텐츠가 공개된 이후

출간 3년만에 역주행에 성공해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올랐습니다.

책 끝을 접다의 앨리스 죽이기 소개영상

소설책 데드맨도 역주행의 주인공인데요.

2016년 10월 공개된 '데드맨'의 콘텐츠는 좋아요 4만, 도달 수 296만을 달성했습니다.

그 결과 1000위권 밖이던 데드맨은 며칠 후 종합 베스트셀러 5위에 진입하기도 했죠.






CASE 2

지식 서적 -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1) 책이 주는 가치

경제 / 사회 / 과학분야 서적의 핵심가치는 책이 주는 정보에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의 출판사 어크로스는

정보를 떼어다 콘텐츠를 만들었죠.


당시 출판사 어크로스는 출판한 책의 개수가 10개도 되지 않는 소규모 출판사였습니다.

게다가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이라는 책은 대중과는 거리가 먼 '경제학'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2) 콘텐츠 형태

어크로스가 택한 채널은 트위터,

방식은 인포그래픽이었습니다.

어크로스는 경제에 관심이 많은 30대 남성이 자주 활용하는 트위터에 계정을 생성하고,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이 지적하는 새로운 정보 중에서

사람들에게 흥미를 일으킬만한(상식에 반하는) 내용

인포그래픽화하여 게시했습니다.


3) 구매유도

결국 콘텐츠가 전하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사용자들은

콘텐츠에 담기지 않은 더 많은 정보를 얻기위해 책을 구매했죠.


4) 결과

이 새로운 정보는 빠르게 리트윗되며 퍼져나갔고

책은 출간 한달만에 8000부 판매, 4쇄 인쇄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유사 케이스)

 1) 어웨이크 - '책 끝을 접다'운영사 디노먼트가 30대 직장인을 타겟으로 정보성 콘텐츠를 제작하던 페이지






CASE 3

힐링 / 자기계발 - 열정에 기름붓기


1) 책이 주는 가치

최근 베스트셀러는 힐링 및 자기계발 서적들이 메우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및 다양한 사회이슈로 방황하는 2030세대가 위로와 조언을 얻기 위해 책을 보는것이겠죠.


이런 힐링/자기계발 서적들의 핵심가치는 '조언과 위로'인데요.

열정에 기름붓기는 그 책들이 전하는 조언과 위로의 메세지를 콘텐츠로 만듭니다.


2) 콘텐츠 형태


감성적인 카드뉴스의 대표주자인 열정에 기름붓기는

 - 공감하거나 뜨끔할만한 질문을 던지고

 - 그에 대한 조언과 위로가 될만한 사람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려줍니다.

 - 그리고 그 사람이 쓴 글을 마지막에 슬쩍 보여주죠.


3) 구매유도

콘텐츠가 전해준 사람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었다면,

사람들은 그 책을 구매해서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려 할겁니다.


4) 결과

 그 결과 페이지 좋아요 64만명에 게시물 좋아요가 기본적으로 1,000을 넘습니다.

자체적으로 만든 다이어리 250개가 하루만에 완판되기도 했죠.

최근에는 책 소개를 월 3개로 줄이고 최근 오프라인모임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장중입니다.


유사 케이스)

 1) 책 읽어주는 남자(힐링) : 2030여성 타겟, 책의 내용을 토대로 살아가는 방법 제시

 2) 지식을 담다(자기계발) : 2030남성 타겟, 책 읽어주는 남자와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듯

*2015 교보문고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결과

2030여성은 에세이와 외국어 분야의 판매량이,

3040남성은 자기계발분야의 판매량이 높았는데 이 점을 감안하여 페르소나를 정한 것으로 보임.




정리하면

출판시장의 성공적인 SNS마케팅은

의 형태로

 1) 각 카테고리별 책들이 가지고있는 핵심 가치를

 2) 카드뉴스나 영상등으로 콘텐츠화 하였고

 3) 적당한 부분에서 끊거나, 일부 내용만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출판사들은 이들보다도 더 좋은 환경에 있는데요.

이런 미디어 스타트업들은 광고가 들어오는 책들에 한정된데다

2차 저작물에대한 대한 제약도 많습니다.


반면 출판사들은

작가와의 직접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2차저작물에 대한 조율을 하기도 수월하고요.

20~30개의 챕터로 나뉜 에세이의 경우 10페이지 가량의 한 챕터를 통째로 콘텐츠화할 수도 있습니다.

출간 이후에는 작가가 출판을 하는 과정에서 담지 못했던 자투리 원고 등을 편집하여 공개할 수도 있죠.


뿐만 아니라 이런 콘텐츠를 기반으로 페이지를 계속 성장시킨다면,

 1) 다양한 프로모션을 열고

 2)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조하며(트레바리/열정에기름붓기)

 3) 신간 기획에 필요한 독자의 피드백을 받는

채널이 될 수 있을겁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는데,

책을 쓰는 일은 쉬워지면서 출판되는 책의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상반기에만 출판된 책의 수가 37,870종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200개 가량의 책이 출판되는 셈이죠.

당연히 대다수의 책은 독자들의 눈에 들어오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환경이 변한 상황,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출판사는 도태될겁니다.

독자들의 눈에 띄기위해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도입하고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할 때가 아닐까요?


오늘은 출판분야에서 SNS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케이스를 바탕으로

공통적인 방법을 정리해봤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이북과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들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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