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 왜 웹소설을 써야 하는가
*해당 글에 쓰인 이미지는 구글 제미나이를 활용해 생성했습니다.
첫 화의 법칙까지 쓰고 나니 내가 무턱대고 웹소설 쓰는 얘기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웹소설에 관심도 있고, 기회가 되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을 독자로 상정하고 써온 글이었는데, 어쩌면 이 글 자체가 갑작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번외 편을 통해서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이 일반 소설보다 웹소설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 설명해 보겠다.
웹소설의 장점 첫 번째는 진입장벽이 없고 누구나 평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 소설은 소설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써야 된다는 어떤 암묵적인 장벽이 있다.
게다가 이름 있는 소설가가 되려면 어딘가에서 등단을 해야 하고, 문학적 소양이 깊어야 되고, 국문과도 나와야 할 것 같고... 등등 어쨌든 문학과 가까운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뭔가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규율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야말로 딱 짚어 설명할 수 없는 막연한 장벽이지만 존재하는 것을 부인할 순 없다.
반면 웹소설에는 물리적으로든, 인식적으로든 진입 장벽이 없다.
오로지 재미만 있으면 되고, 몇 가지 원칙만을 지키면 곧바로 작가로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지켜야 할 원칙들이라는 것도 사실 원래부터 있었던 게 아니고 독자가 만들어 놓은 자연발생적 원칙이기 때문에 그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글쓰기를 그만두어야 할 이유는 없다.
웹소설에는 소위 계급장이랄 게 없다.
독자들은 작가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결국에는 '실력 VS 실력'으로 프로부터 생초짜 아마추어까지 한데 모여서 각축을 벌이는 이론상으로만 존재한다던 완전자유시장이다.
생각해 보라.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내가 아무런 초기 비용 없이 이외수, 김영하, 박민규, 손원평 같은 작가와 동등하게 맞붙는 거다.
일반 소설시장이라면 사람들은 '일단 등단부터 하고 와.'하고 조언했을 거다.
하지만 웹소설은 그런 게 필요 없이 그냥 내일 당장이라도 맞붙을 수 있다.
이런 점이 웹소설의 단점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초짜 작가인 나에게는 오로지 장점으로만 느껴진다.
나중에 내가 히트작을 다수 가진 네임드 작가가 된다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결국 누가 썼든 독자들이 읽고 재밌으면 그만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시장은 정말 찾기 힘들다.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경력자들을 한 칼에 제치고
정상에 우뚝 서는 초신성의 등장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시장이 아닐까?
어떤 작가가 한 번 좋은 작품을 썼다고 해서 다음 작품도 그 작품의 힘을 받아서 더 잘될 거란 보장 같은 건 이 세계에 없다.
매번 초심으로 처음부터 쌓아가야 하는 게 이곳의 생리이자 기본 원리다.
물론 모든 것이 하다 보면 실력이 느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한 번 잘 쓴 사람이 그다음에도 준수한 작품을 낼 가능성이 많은 게 사실이고...
그런 면에서 웹소설 작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다름 아닌 성실성 아닐까?
두 번째 장점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다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장점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패해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장은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웹소설이라는 이세계(異世界)에는
그런 시장이 존재한다.
일례로 나는 지금 쓰고 있는 '국과수' 관련 소설을 무려 2019년부터 썼다.
물론 그때는 뭔가 쓰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뭔지도 모르고 그냥 썼던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 소설과는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기본 소재가 흥미롭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변한 건 내가 웹소설에 진지하게 접근했다는 사실뿐.
어떠한 소재를 웹소설답게 만드는 법을 알고 난 후에는 그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웹소설 방식으로 풀어쓸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그 소설로 출판사와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그 어렵다는 카카오페이지 '기다무(기다리면 무료)'프로모션을 약속받고 회차를 쌓는 중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공모전에 두 번이나 도전해 처참히 실패했고, 문피아 연재에도 끝내 유료화 단계로 나가지 못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런 소설이 지금 기라성 같은 작가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카카오페이지에 발이 닿았다는 거다.
얼마든지 실패해도 다시 새롭게 쓸 수 있는 게 바로 이 웹소설 시장인 거다.
게다가 자전거 타는 법을 한 번만 익히면 그다음에 어설프게라도 계속 탈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웹소설의 문법을 한 번만 이해하면 기회는 이론상 끝이 없다.
물론 본인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세 번째 장점은 피드백이다.
작가에게 피드백이란 거의 생명줄과도 같다.
글을 썼는데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면 작가는 쓸 의지와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나 혼자 쓰고 읽을 글이라면 개인 일기장에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글이라면 피드백은 필수다.
그런 면에서 일반 출판사와 함께 일하는 작가들은 거의 구걸하듯 투고를 해야 한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엔 롤링도 수년간 거절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많은 경우 거절하는 이유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웹소설은 다르다.
거의 곧바로 직설적인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
독자들 뿐만 아니라 출판사의 PD들에게도 언제든 피드백을 요구할 수 있다.
물론 투고도 가능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요구할 수도 있다.
내가 쓰는 글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해주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다.
물론 잘못했다고만 말하는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다.
긍정적인 피드백 역시 작가에게 큰 힘이 된다.
기본적으로 피드백을 우리말로 하자면 '훈수'에 가깝다.
훈수를 잘 두는 사람도 막상 실전에서는 실수를 수도 없이 많이 한다.
실전에서 프로 9단도 못 보는 수를 훈수하는 아마 1단에게는 보인다.
훈수를 두는 사람은 정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웹소설 계의 고인물 독자들은 훈수를 잘 두고, 또 추천글도 잘 쓴다.
추천글을 받으면 갑자기 조회수가 폭증하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만큼 고인물의 평가가 다른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든 피드백이 있다는 건 그 글이 읽을만하다는 뜻이고, 또 그냥 작가의 실수로 사라지기에 아까운 작품이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피드백의 향연을 즐길 수만 있다면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고 인기를 얻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거다.
참고로 나는 웹소설 생리를 이해한 다음 두 작품을 연재했는데 두 소설 다 추천글을 받았다.
추천글이 붙은 이후에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조회수 폭등이 있었고, 하나는 유료화에도 성공했다.
다른 하나는 카카오 심사를 통과했고.
그 외에도 장점은 많다.
글을 써서 즉각적으로 돈을 벌 수 있고, 이론상 그 수익의 한계가 없다는 점.
유료화가 된 작품이 완결되면 그 수익은 덤이 된다는 점.
작품이 쌓일수록 작가의 삶도 나아진다는 점.
집필 외에도 교육이나 강의 등의 길이 열린다는 점.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
등이다.
물론 단점도 얼마든지 있지만 입문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 글에서 단점을 늘어놓는 건 옳은 일 같진 않다.
더 구체적인 속얘기는 나중에 심화 편을 통해 해 보는 게 어떨까 한다.
그럼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