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퇴사자가 웹소설 작가로 데뷔함

10. 기대감의 법칙(1)

by 노란스머프

먼저 연재를 꾸준히 하지 못하고 중간에 쉰 걸 사과하면서 시작해야겠다.

개인사라서 뭐 주절대긴 그렇고... 절대 고의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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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본론으로...


웹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단어로 표현하면 그건 '기대감'일 거다.


독자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작품의 성패에 엄청난 역할을 한다.

웹소설의 기대감은 흔히 얘기하는 나이브한 의미가 아니다.


기대감이 있는가 없는가로 수개월동안 집필해 온 작품이 망하느냐 아니냐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웹소설에서의 기대감은 독자가 이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인 동시에 계속 보게 하는 이유다.
Gemini_Generated_Image_4b1efs4b1efs4b1e.png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작품이 진행되는 내내 독자에게 기대감을 주는 건 웹소설 작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웹소설 작가 존재의 이유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웹소설 작가는 독자에게
기대감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나는 처음 소설을 쓸 때나 지금이나 이 기대감이라는 모호한 개념의 실체를 알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기성작가들도 아마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재 중인 작품에서 작가의 필력이라고 부르는 능력은 이 기대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에 따라 평가된다.


많은 작법서에서 기대감을 만드는 기술에 관해서 등장하는 단어는 '절단신공', '어그로', '후킹' 등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런 단어들은 본질을 많이 흩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절단신공을 사용한다고
사람들이 기대감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어그로를 끌어서 후킹을 시도한다고 해도
독자들이 눈먼 물고기처럼
바늘에 걸리진 않는다.


내가 겪어본 바로 웹소설 독자들은 고인물이고, 고인물은 얄팍한 술수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Gemini_Generated_Image_blb64sblb64sblb6.png 제미나이에서 생성함.

웹소설에 관해 어느 정도 경험을 한 사람들조차 웹소설을 얄팍한 술수의 집합체처럼 여기곤 한다.

하지만 연재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얄팍한 술수에 걸려드는 독자는 거의 없고,
또 얄팍한 술수가 들통나면
결국엔 독자들이 멀리멀리 떠난다는 것을.


이전 글에 작가의 이름은 거의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친다는 말을 했지만 예외적으로 미치는 경우가 있다.


얄팍한 술수를 쓰다가 들통나서 작품을 내리거나 심각한 용두사미 전개로 실망을 준 작품, 혹은 갑자기 어떤 예고도 없이 연재를 멈추는 작가에게는 좋지 못한 꼬리표가 붙게 되고, 그걸 극복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다시 한번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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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의 글은 작가 본인이 삭제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남아서 박제가 된다.


'전에 000 했던 작가'


이렇게 각인이 되는 경우 고인물 독자들이 시작과 함께 "그때 그 작가다!"하고 폭로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물론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은 아니고, 출판사 측에서 그와 같은 사례가 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결과적으로 웹소설은 생각보다 지름길이 없는 세계라는 걸 진행하는 작품이 늘수록 느끼게 된다.

Gemini_Generated_Image_ncvz4hncvz4hncvz.png 제미나이에서 생성한 이미지.

따라서 기대감이라는 것도 어떤 신묘한 기술이 있어서 그것을 사용하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에서부터 어떤 기대감을 독자에게 줄지 명확하게 마련한 다음, 작품을 써야 완결까지 그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다.


나의 경우로 예를 들면, 세 번째 계약작품이 제목 하나로 계약이 된 케이스인데, 핵심 아이디어라서 론칭 전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그 안에는 기대감이라는 게 진하게 들어가 있다.


조금 우회해서 말하자면 사람들의 '잠재력'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거다.

앞서 말했듯이 핵심 아이디어가 담긴 구체적 단어는 밝힐 수 없지만 대강 그렇다는 거다.


타인의 잠재력을 알 수 있다면
어떤 일이 가능할까?


주인공은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재능이 출중하지만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인재를 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싼 값에 그를 고용하거나 현재 평가받는 금액보다 훨씬 더 큰 금액으로 계약할 수 있는 배짱 같은 게 생길 거다.

게다가 그런 성공사례가 쌓이면 업계에도 좋게 소문이 날 것이고, 그다음부터는 주인공이 더욱 좋은 조건의 계약을 하며 승승장구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런 전개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그 과정에서 맛볼 사이다를 이미 기획 단계에서 나는 준비해 둔 셈이고, 내가 크게 벗어나지 않게 그와 같은 기대감을 독자에게 충족시킨다면 괜찮은 성적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출판사 PD들은 한 거다.


출판사는 내가 투고한 5화 분량의 내용과 제목을 보고 내 소설이 주고자 하는 기대감을 이해했고,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실제로 계약 후에는 투고를 위해 제공했던 원고와는 완전히 달라진 전개를 새로 구상했다.

따라서 내가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거의 100% 제목에서 느껴진 기대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기획 자체에서 만들어진 기대감은 계약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한다.


물론 내 경우는 이미 완결작을 함께 한 출판사에 투고했기 때문에 내가 안정적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가지고 있었고, 이에 따라 괜찮은 기획을 통해 다음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투고한 작품이 여러 개였는데, 그중에 선택이 되었다는 것은 그 제목에서 그만큼의 기대감이 느껴졌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내 소설 담당PD는 나의 전작을 유심히 보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제목에서 느껴지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기대감이 내 소설을 택한 이유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 웹소설에서 말하는 기대감이란 건 뭘까?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기대감과는 많이 다르다는 건 우선 밝혀두자.

그리고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매 회차에 기대감을 주는 시퀀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밝혀두겠다.


이렇게 미리 밝혀두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여기서 일단락을 짓기 위해서다ㅎㅎ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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