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무슨 헛소리를 써볼까, 고민하며 책상에 앉아있는데 아빠가 나의 동태를 살피러 방문을 쓰윽 열었다. 돈도 되지 않는 글을 왜 그리 열심히 쓰냐며 아빠가 유튜브에서 본 정보에 따르면 미래에는 AI가 모든 것을 해줄 것이고, 인간의 손은 점점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참고로 우리 아빠는 유튜브 맹신자다. 모든 정보를 여과 없이 흡수하고, 유튜브에서 본 내용을 무조건 믿는다. 예전에는 어느 쓰레기 유튜버가 80년대 인기 가수가 죽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는데, 아빠는 그걸 사실로 믿고 혼자 울었다는 전설까지 있다. 아빠의 말에 따르면 이제는 모든 것을 최첨단 로봇이 장악하게 될 것이고, 번역가, 작가, 점원 등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내가 글 쓰는 것을 그만두고 차라리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일자리를 알아보고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나도 뉴스에서 Chat gpt가 글을 대신 써준다는 걸 들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감정이 없는 기계가 사람의 마음으로 쓴 글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계가 쓴 글은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정보 전달도 잘할 수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나 위로는 못 줄 것 같다. 과연 기계가 쓴 글을 읽고 사람들이 공감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문득 궁금했다.
단어 몇 개만 말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소설 한 편을 적어준다고 하니 오늘 한 번 도전해 볼까? 그래서 아빠, 엄마, 그리고 나, 우리 셋은 Chat gpt와 함께 세상에 다신 없을 걸작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각자 생각나는 단어를 한 개씩 말한 다음, 채팅창에 입력하고 글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아빠: 똥냄새
엄마: 일제강점기
나: 딸기
'일제강점기''똥냄새''딸기'가 들어간 짧은 문단의 재밌는 시를 만들어줘' 라 명령했다.
그리고 3초 만에 챗gpt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일제 강점기, 똥냄새나는 딸기 시장에 나왔네.
냄새는 심했지만 맛은 달콤했지. 일본인도 놀랐네.
똥냄새 딸기, 희망의 맛이었네. 어둠 속 빛이었지.
[ 이 시는 똥냄새 딸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여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대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
이게 말이여 방구여.
코에 붙이면 코걸이 귀에 붙이면 귀걸이 수준이네.
이번에는 소설도전!
아빠: 겨드랑이
엄마: 벚꽃
나: 현금
이번에는 '겨드랑이''벚꽃''현금'이 들어간 이야기를 만들어달라고 명령했다.
봄이 찾아오자, 철수는 흥미로운 일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겨드랑이에서 벚꽃이 피어난 것이죠!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이것은 돈벌이의 기회입니다.
철수는 사람들에게 겨드랑이 벚꽃을 보여주고 현금을 받았습니다.
"정말 겨드랑이에서 벚꽃이 피어나네!"
"놀랍다! 이건 기적이야!"
"돈 주고라도 한번 봐야겠다!"
철수는 겨드랑이 벚꽃으로 큰돈을 벌었습니다. 그는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옷을 마련해 줬습니다.
어느 날, 일본 군인이 철수의 겨드랑이 벚꽃을 보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건 정말 놀랍다! 일본에서도 보여주어야겠다."
군인은 철수에게 일본으로 초대했습니다. 일본에서 철수는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겨드랑이 벚꽃을 보고 놀라움과 감탄을 자추 했습니다. 철수는 겨드랑이 벚꽃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가족을 부자로 만들었고, 일본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물했습니다.
............?
챗 gpt는 참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걸 좋아하나 보다.일본을 좋아하는거보니 챗gpt는 매국ㄴ.. 이신가.
우리는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걸 만들어볼까 싶어 계속 생각나는 제시어를 붙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아빠의 '붕어빵' 엄마의 '벼룩' 나의 '수제비'가 들어간 시 만들어줘.
붕어빵처럼 둥글고 붉은 얼굴, 벼룩처럼 작고 귀여운 눈망울. 수제비처럼 쫄깃쫄깃한 웃음소리.
겨울 추위에 붕어빵 먹으며, 봄바람에 벼룩처럼 깡충깡충. 여름 햇살 아래 수제비처럼 싱글벙글.
엄마는 우리들의 제시어가 너무 구려서 결과가 이상한 것 같다고 시에 나올법한 아름다운 단어들로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 했다. 그리하여 아빠의 제시어 '고양이' 엄마의 제시어 '춤' 나의 제시어 '여름날'로 다시 명령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 쥐가 고양이에게 말했다.
"저를 잡아먹지 마세요, 저는 춤을 잘 춥니다."
고양이는 쥐를 놓아주고, 쥐는 신나는 춤을 추었다.
춤이 끝나고 고양이는 말했다.
"춤은 잘 추지만, 맛있겠다."
.....???????
넌 안 되겠구나.
매정한 고양이 새끼.
참담한 결과물을 보고는 아빠가 조용히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나의 창작활동을 응원한다고 했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좋아져도, 사람의 감정에서 나오는 창작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것은 아직 멀었다. 나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나만의 독창적인 글을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