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치킨값을 벌 수 있을까?

by 김분주

일을 안 하고도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인세로 먹고살겠다는 나의 헛된 바람은 진즉에 글러먹었고, 태어날 때 부모님이 쥐어주신 숟가락은 흙수저여서 나는 오늘도, 내 무덤이 될지 모를 땅을 열심히 파며 살아간다.


피땀눈물 흘려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내 집 마련은커녕, 무덤에 들어가기 전까지 일을 해야 할 팔자 같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는 내가, 노년에 조금이라도 덜 일하며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을 찾겠다며 유튜브를 파고 또 파다 결국 도달한 결론.


역시 주식이었다.

그것도 미국 주식.


예전부터 주변에서 ‘미장’, ‘미장시간’ 이야기를 얼핏 들었지만, 관심이 없어 흘려들었었다. 부끄럽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게 미장원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매번 하는 “뭐든 미제가 좋다”는 말에 귀신에 홀린 듯 덜컥 난생처음 미국 주식을 살 수 있는 계좌를 만들었다. 미국이 왜 강대국이고 세계를 쥐고 흔드는지, 주식이 말해줄 것이라 철떡 같이 믿고 올해 1월부터 월급을 쪼개 쪼개 미국 주식을 사모았다.


주식을 매수할 때는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이 회사의 미래가 어떤지 꼼꼼히 살펴봐야 하지만, 한국 주식 살 때도 그냥 들어본 알만한 이름의 회사면 덜컥 사댔다. 미국 주식도 왠지 그렇게 하면 될 것 같았다.


나의 종목 선정은 단순하다.

검색창에 미국 주식 검색했을 때 누군지 모를 이 사람 저 사람이 추천하는 거, 탄산을 좋아하니까 코카콜라를, 차가 갖고 싶으니까 테슬라를, 스타벅스 자주 가니까 스타벅스를, 그리고 챗gpt 가 사라고 하는 거 등등 라이스페이퍼만큼이나 얇은 내 귀를 팔랑 거리며, 그냥 무작정 매수했다.


일단 미국 주식은 원체 1주 가격이 높아서 0.00 xxxxx 주밖에 살 수가 없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1년, 5년, 10년 조금씩 모으면 언젠가는 10주는 모을 수 있겠지. 이미, 언제나 그랬듯이, always, 최고점일 때 산 것 같지만 앞으로 점점 더 오를 거라 믿으며 내가 매수한 이 후로 계속 파란 숫자가 보일 때마다 물타기를 시도하며 했다. 하지만 0.08주에 물을 타도 희석이 1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내내 찔끔찔끔 사 모으다가,
이러다 평생 희석만 하다 끝나겠다 싶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차피 미국 주식이 내 미래라면
하루하루 색깔에 흔들리지 말자고.
그래서 심장 좀 붙잡고,
여유 자금 생기자마자 그냥 과감하게 질러버렸다.

물론 쫄보라서 종목만 늘리는 중이지만.



더 과감하게
더 화끈하게



돈을 끌어다가 미국 주식을 사모았다.

그렇게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으는데...



이런 ㅆ..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하네?



아메리카 you why?





100살







최고점 매수 성공!




최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아버지의 깊은 가르침에 따라, 난 주식도 최고점에 산 것 같다.

아부지, 저 잘했쬬?






모든 지표가 파란불이라 쳐다보기도 싫은 주식이라 생각할수록, 역시 내 팔자는 흙 파먹고 살 팔자구나 싶은 와중에, 어제 배당금 입금 문자가 왔다.


서프라이즈, 이게 미국의 달달한 배당금이라는 건가?

아이러브 아메리카! 나이스 투 밋유 트럼프!


미국 주식이라, 배당금도 달러로 표기된다.

나의 첫 미국 주식의 배당금.

일단 처음이니까, 치킨 한 마리 값만 벌고 싶다!


??????

이게 맞나?????




15원 벌었다....!

이거면 치킨 한 조각을 한 번 핥을 수 있겠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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