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연기
아내의 읍소작전 탓인지 솔이 약 먹이기가 조금 수월해졌다.
읍소작전이란 아내가 우는 흉내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엄마의 읍소가 연기로 느껴질 때,
솔이는 약을 먹지 않고 뱉는다.
먹을 것처럼 입에 물고 있다가 슬금슬금 뱉어낸다.
고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요즘, 아내는 읍소에 논리를 더해 솔이를 설득한다.
솔아, 솔이 감기 들게해서 엄마가 미안해. 많이 힘들지?
기침하구, 콧물나구......
이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안 먹으면 주사를 맞아야 하고 혹 병원에 입원해야 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은솔이가 이 약을 먹어줬으면 좋겠어.
알았지? 은솔아, 응? 솔아......
아내의 연기는 더욱 리얼해진다.
어쩔 때 보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제처럼 솔이가 코가 막혀 잠을 설치면서 힘들어하는 날이면 아내의 연기는 더욱 진보한다.
어제, 아내의 읍소작전에
솔이는 아내를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약병을 집어 엄마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고 엄마가 주는 약을 꿀꺽꿀꺽 단호하게 삼켰다.
그리고는 약이 쓴지 혀를 손바닥으로 자꾸 쓸어내렸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울었다.
고통을 견디며
솔이는 우리의 소망을 이루어주려고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