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는
외할머니 집에서 나오던 솔이가 갑자기 떼를 쓴다.
차를 타고 집에 오는 동안에도 까닭없이 울어대며 몸부림친다.
예사롭지 않다.
집에 도착해서도 차에서 내리려고 하지 않고
내려서도 바닥에 주저 앉으며 떼를 쓴다.
양손에 짐까지 가득 들었는데, 난감하다.
좀처럼 없는 일이다.
집에 들어와서도
솔이의 떼는 계속된다.
벽에 기대 몸부림치는 솔이의 기저귀를 들추니
거기에 웅크리고 있는 단단한 똥 한 덩어리.
솔이는 된똥을 싸기 위해
그렇게 떼를 썼던 것이다.
아이들이 까닭없이 떼를 쓸 때
사실 거기에는 까닭이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어른들의 모든 떼에도 아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혹은
자신도 잘 모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