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사람들

솔이의 목소리는 큰 편이다.
그런데 뭔가를 부탁할 때 솔이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차를 타면 '트니트니 틀어주세요'라고 속삭인다.
집에서는 '라면 끓여주세요' 속삭인다.
컴퓨터 앞에서는 '앵그리'하고 속삭인다.
앵그리버드를 틀어달라는 뜻이다.
텔레비전 앞에서는 '리오카, 리오카' 속삭인다.
리오카는 에니메이션 프로그램 이름이다.
어떨 때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라면'하고 속삭인다.
뭔가를 부탁하는 일이
미안한 일이라는 것을 아는 것만 같아
안쓰럽다.
솔아,
엄마 아빠는 이 세상에서 마음 놓고 부탁해도 되는 유일한 사람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