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준비하다

입원했던 솔이가 링거를 교체하는 날,
솔이는 또다시 겁에 질렸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작전은 시간을 조금 지연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것이다.
이 작전은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10분만 있다 맞자."
"20분만 있다가 맞을까?"
준비하면서 고통을 맞이하는 것이
아무런 준비 없이 고통을 맞이하는 것보다 덜 고통스럽다는 것을
우리는 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몇 번의 지연 끝에 솔이를 데리고 주사실로 갔다.
주사실로 가는 동안
솔이는 '참을 수 있어' 를 연발했다.
준비의 힘이었다.
솔이는 우리에게 '참을 수 있지?'라고 자꾸 물어보았다.
제가 해야 할 대답을 우리에게 미루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듯 했다.
솔이는 마지막 주사실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참을 수 있어'를 되뇌였다.
솔직히 우리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우리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솔아, 참지마, 아프면 울어.'
그런데 솔이는 진짜로 울지 않았다.
주사실 밖으로 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더욱 마음 아팠다.
차라리 아프면 울기라도 하지.
왜 아픔을 혼자 참아서,
엄마아빠를 아프게 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