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235

장화홍련

by 모래바다
sticker sticker


드디어 솔이가 내 이야기를 들으며 잠들기 시작했다.

책을 몇 권 읽고도 잠들기 싫어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곤 했었는데.


솔이는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서도 잠들기 싫어 옛날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까 기대했지만 솔이는 내 이야기가 다 끝나면

제가 또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꾸며내곤 했었다.


그런 솔이가 며칠 전부터

이야기를 듣는 도중에 잠이 드는 황홀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그날그날 떠오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흥부전, 춘향전, 심청전, 이생규장전, 조신의 꿈 등의 고전 이야기부터

태평천하, 만세전, 로미오와 줄리엣, 광장에 이르기까지 그날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두서 없이 들려주었다.

주로 요즘 가르치는 문학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었다.


엊그제는 문득 <장화홍련전>이 떠오르길래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엣날에 장화하고 홍련이가 살았대. 그런데 그 아이들의 엄마는 일찍 돌아가셔서 새엄마가 들어오게 되었대."


그렇게 막 이야기를 시작하는 순간,

눈을 감고 있던 솔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으응, 콩쥐팥쥐?"


나는 깜짝 놀랐다.

순간, 머릿속이 콩쥐팥쥐와 장화홍련으로 뒤섞이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헐, 솔이가 콩쥐팥쥐를 알고 있었다니.


그날 나는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잘 모르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20170902_141934.jpg?type=w2 유치원에서 받은 책을 얼굴에 덮고 까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