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달린 눈

아주 어릴 적, 솔이는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빛이 없으면 잠 못들거나 혹은 깨어 울기도 한다는데
솔이는 까만 어둠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생활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솔이는 조금 어둠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잠들면서 약간의 불빛이 있기를 원한다.
얼마 전 자려고 누우면서 모든 불을 다 꺼 버렸더니
솔이가 너무 어둡다고 떼를 쓴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솔아, 나는 어두워도 솔이가 보여. 손으로 만져도 알 수 있고 귀로 들어도 알 수 있어."
그러자 솔이가 신기한 듯 물었다.
"아빠는 손에 눈이 달렸어?"
"그럼, 아빠는 손에도 눈이 달렸고, 귀에도 눈이 달려서 솔이를 다 볼 수 있어?"
"그러엄~"
나는 가까이 다가가 솔이를 만졌다.
이튿날, 잠을 자기 위해 혹시나 하면서 불을 껐다.
그러자 솔이가 먼저 말한다.
"불 꺼도 괜찮아, 나도 손에 눈이 달렸으니까."
우리는 둘이 으스댔다.
그날 이후로 솔이는 어둠에 대해 덜 칭얼거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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