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솔이가 드디어 '왜'라고 묻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했던 엉뚱한 말들을 늘어놓아 우리를 즐겁게 했다.
'왜 우리는 똥을 쌀까요?'
'왜 선풍기가 저녁에는 켜 있다가 아침에는 꺼져 있을까요? 전기세... 전기세가...들어서?'
'왜 여름은 더울까요?'
어제 저녁, 인근도시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솔이가 고개를 들더니 갑자기 물었다.
'왜 벌써 아침이 지났어요?'
해가 저물어 밤이 깊어가는 시간인데 '아침'에 대해 묻는 것이 너무 생소해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솔이의 표정이 자못 진지해 나는 나름대로 성실하게 대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응, 아침이 오면 시간이 지나 저녁이 되는 거야.
그리고 저녁이 지나면 또 아침이 오는 거야.
그렇게 자꾸자꾸 반복되는 게 인생이야.'
솔이는 진지하게 나의 말을 들었다.
인간들은 본질적인 의문을 갖는 존재일까.
솔이의 질문에 대해 생각하며
궁극의 의미에 대해 절절히 궁금했던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