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257

테스트

by 모래바다

오늘 아침

기분좋게 깨어난 솔이가 아침밥을 먹더니 갑자기 요일을 우기기 시작한다.


"오늘 토요일이잖아, 내일은 일요일이고."

"오늘 목요일이야, 솔아!"

"아니야, 오늘이 토요일이고. 내일이 일요일이잖아."


오늘은 목요일인데, 토요일과 일요일은 조금 먼 시간인데.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는 것일까.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우리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솔이가 억지 표정을 짓자 제 엄마가 솔이를 품에 꼬옥 안았다.


솔이는 엄마품에 안겨 우는 시늉을 하며 응석을 부린다.

유치원에 가기 싫으냐고 제 엄마가 묻자 솔이 슬몃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유치원에 가기 싫어 요일을 바꿔 고집을 피웠던 것이다.


우리는 눈짓으로, 솔이의 응석을 받아주기로 했다.

"그래 오늘은 유치원에 가지 말고 엄마랑 놀자."


다행히 제 엄마가 시간이 있어 유치원에 가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었다.

우리가 맞벌이였다면 아마도 시간에 쫓겨 아이한테 큰 소리를 쳤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아이는 눈물을 흘리거나 찌프린 표정을 지며 등원길을 소란하게 했으리라.


오늘, 솔이의 억지와 응석을 너그럽게 들어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응석을 한 번 받아 줌으로써

솔이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는 것도 성장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일 거라고 나는 믿는다.


아이는 세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이다.


20180116_175024.jpg?type=w2 마트에서 그릇을 머리에 쓰고 까부는 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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